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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pril 08, 2015

[Scrap] 피카소의 『빈약한 식사』 기사, 1924년 11월 24일 동아일보




"저녁때(빈약한 식사). 비가소(피카소) - 이 그림을 보면, 음식점 한 귀퉁이 식탁 하나를 남녀둘이 차지하고 앉은 것이다. 그네를 얼른 보아도 주림에 찌들고, 세상의 모든 괴로움이란 다 당해본 흔적이 드러난다. 테이블에는 비인 맥주병과 혓바닥 자국이 난 접시와, 그리고 말라 부스러지고도 남은 면보(면표=빵) 덩이가 있다. 외로움과 설움은 그네의 두 형체를 얼싸 앉았다. 그러나 여자는 옛날의 회상과 그래도 떨어질 수 없는 어떤 다른 것을 바라는 듯한 표정이 드러났고, 남자는 자기와, 아니 자기로서는 이 세상에서 어찌하지 못할 그 하나의 주림을 생각하고 좌우의 식탁을 건너다 보며 그네들의 행운을 부러워하는 듯한 표정이 잘 드러나 있다. 어쨌든 청춘기에 있는 불쌍한 타락자를 그린 그림이다" 

- 『우리 근대미술 뒷 이야기』, 이구열, 돌베개  中

April 0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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