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으로 읽는 조선고전담』 은 우리나라 고전 중에서 대표라 할 흥부전, 춘향전, 홍길동전, 구운몽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유쾌하고 재치있게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박제되어 있는 죽은 고전이 아닌, 현대적 관점에서 고전을 새롭게 비틀어 해석하여 호출한다. 흥부와 놀부로 대표되는 선악의 이행대립부터, 춘향의 자기 결정권을 위한 투쟁과 혁명성, 만들어진 영웅 홍길동이 지니는 욕망 실현의 패러독스, 성진과 양소유의 꿈을 통한 진실게임까지 고전이 가진 매혹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흥부전에서는 나쁜 형 놀부 vs. 착한 동생 흥부라는 이분법적인 관점이 아니라 흥부와 놀부라는 캐릭터를 통해 대변되는 경제 관념의 차이를 살펴본다. 놀부와 흥부 둘다 부에 대한 욕망은 동일하다. 하지만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놀부로 대변되는 노동과 근면을 통한 부의 형성 vs. 흥부로 대변되는 로또 한방, 일확천금의 꿈. 그리고 저자는 흥부전에 나타난 조선 후기 경제구조의 변화에 대해 살펴본다. 자녀간 평등한 유산배분(부의 재분배) 체계속에서 처가살이 중심의 결혼제도가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체계로 넘어가게 되는 조선후기 사회변화와 그것이 가지는 사회경제적 의미를 살펴본다. 조선후기의 종법제도/가부장적 체계의 강화라는 것이 단지 유교 이데올로기적인 이유가 아니라, 육아, 노후복지, 상호부조와 재화의 분배라는 먹고 사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득에 의해 운영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야기 한다.
춘향전에서는 '정절', '열녀' 라는 유교 이데올로기적인 관점이 아닌, 춘향이 보여주는 에로티시즘과 그 혁명적 성격에 대해 분석한다. 천민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과 "내 몸은 내 것이다. 그러니 내 맘대로 하겠다" 라는 세상과 권력에 대항하여 선언하는 춘향의 자기결정권의 주체성과 투쟁의 이야기에 공감하였던 당대 사람들의 응원.
자기 존재에 대한 증명과 인정 욕구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홍길동전은 당대의 미천한 삶을 살아가는 민초들의 성공 판타지였다. 자기 존재 증명과 성공에 대한 욕망의 일그러진 영웅 홍길동의 성공신화는 미천한 민초에게는 상상적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
불교의 空 사상과 장자의 호접지몽을 엮어서 불제자 성진과 입신양명한 유교적 양소유라는 이중적 자아가 끊임없이 서로를 욕망하는, 욕망의 영원회귀에 대한 이야기 구운몽.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고전의 이야기에서 현재를 돌아보고, 고전에 담겨 있는 고전다움을 새롭게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