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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ugust 01, 2026

책, 『세계는 계속된다』by Krasznahorkai Laszlo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세계는 계속된다』 

"Die Welt voran" ; 철학자들의 잠꼬대, 과학자들의 헛소리, 소설가들의 말장난, 시인의 서툰 침묵..과도 같은 이야기이다. 

"나는 여기 모든 것에서부터 떠납니다: 골짜기, 언덕, 길, 그리고 정원이 어치 새들, 나는 여기 술통과 사제, 하늘과 땅, 봄과 가을을 두고 떠납니다. 나는 여기 출구 경로, 부엌의 저녁, 마지막 연인의 눈길, 부르를 몸이 떨리던 모든 도시행을 두고 떠납니다. 나는 여기 땅 위에 떨어지는 짙은 황혼, 중력, 희망, 매혹, 평온을 두고 떠납니다. 나는 여기 사랑하는 이들과 내게 가까웠던 이들을, 나를 감동시켰던 모든 것, 내게 충격을 주웠던 모든 것, 나를 매혹시키고 고양시켰던 모든 것을 두고 떠납니다. 나는 여기에 고귀한 이들, 자애로운 이들, 유쾌한 이들, 악마적으로 아름다운 이들을 두고 떠납니다. 나는 여기에 새로 돋는 새순, 모든 탄생과 존재를 두고 떠납니다. 나는 여기에 주문, 불가사의, 거리로 인한 도취, 무한한 끈기, 영원을 두고 떠납니다. 여기에 나는 이 땅과 이 별을 두고 갑니다. 나는 여기서 아무럿도 가지고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앞으로 올 일을 이미 들여다 보았기에, 여기에서는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나는 여기에서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탈출하고자 하나, 빠져나갈 수 없는 미궁과도 같은 삶... 그러나 죽음이라는 궁극적 탈출구가 있다. 

"이 죽어가는 자들을 위한 집의 뜰에 연로한 노인들이 앉아 있거나 햇빛 속 여기저기에 누워 있다... 그들은 서로 말을 나누지 않으며, 각기 오로지 자기가 앉아 있거나 누운 자리에만 집중한다. 아직도 자신의 것인 몸에만 집중한다. 그들은 앉거나 누워서 저녁부터 밤까지, 밤부터 아침이 될 때까지 오래 갈망해온 죽음을 기다린다. 그들의 눈은 이제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 앞을 응시할 뿐, 이들의 주름진 얼굴에는 일말의 씁쓸함도 슬픔도, 절박함도 없었고, 무엇보다 공포조차 없다. 대신에 모든 특징을 지배하는 건 평화다" - <한 방울의 물>

Krasznahorkai Laszlo의 『세계는 계속된다』 라는 작품집의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옮긴이 박현주의 말로 대신한다 ; 

"말하다-이야기하다-작별을 고하다"의 3부로 구성되는 이 작품집에서 짙게 깔린 것은 이제 우리가 거의 종말에 다다랐다는 감각이다... 이런 종말론적 감각과 연결지어서 보면,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소속설 인물들이 탈출-묶임의 무한 연쇄 상태에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소설속에서 많은 인물이 방향을 잃고, 빠져나올 수 없이 그 자리를 빙빙 돈다. 소설집의 첫 작품 <서 있는 헤맴>에서는 지금 있는 자리를 떠나려 하지만 그 자리에 멈춰서 전 세계를 도는 어떤 인물에 대해 말한다. <언젠가 381 고속도로에서>는 고된 노동을 강요하는 채석장을 떠나 숲속의 오아시스 같은 궁전에 다다르지만 결국 떠나온 자리로 돌아온 소년을 그린다. <저 가가린>은 지구를 떠나 처음으로 우주 비행에 성공한 최초의 인간 유리 가가린 처럼, 이 지구를 떠나려 하지만 결국은 아래로 떨어지고 마는 사람을 그린다. <구룡주 교차로>는 대도시 상하이에 있는 얼기설기 얽힌 거대한 고속도로에서 길을 잃은 사람을 묘사하며, <한 방울의 물> 또한 바라나시에서 탈출하려 하지만 계속 탈출의 순간만을 반복하는 이의 이야기다. <보편적 테세우스>는 아예 제목부터 미궁 속에 갇힌 왕자 테세우스를 모티브로 삼는다. 이는 세계에 구속된 인간의 운명이다. 종말이 다가오는, 혹은 이미 다가온, 세계에서 우리는 모두 탈출을 꿈꾼다. 그러나 탈출은 매번 실패하고, 그 자리에 멈추거나 돌아가는 것만이 인간의 숙명처럼 보인다... (우주는 필경 종말을 향하고, 개인은 죽음을 향해서 나아가지만) 인간은 전체를 이해하고 우주와 사회,역사를 바라보려는 노력을 그치지 않는다. 이렇듯 인간은 자신의 삶을 넘어서 세계와 우주를 바라보려는 노력을 그칠 수 없는 존재다. 여기에 시니컬하면서도 역설이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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