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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14, 2021

곡성

곡성작년인가섬진강 벚꽃길 라이딩 하면서 남원에서 출발곡성 지역 거쳐 구례 하동 까지 갈때 지나 가긴 했지만여기서 하루 머무르기는 처음읍내가 여느 도시와는 비교 안될 정도로 작고 개발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낙후한..   고향은  심하지만ㅎ


칠보초등학교에 앉아 잠시 쉬면서 김용택 시인의 칠보에 오는  -1996년의 겨울” 이라는 시를 찾아 다시 읽어 보았다.


칠보에 오는  

- 1996년의 겨울


직행버스는 그냥 지나가고

군내버스만 쉬는

칠보 정류장에 눈이 내린다.

눈은 내리며 땅에 떨어져 녹고

울퉁불퉁 시멘트 바닥 위에 잔돌들은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검버섯  손등들 처럼 차디차게 얼음을 뒤집어 쓴다.


주름진 얼굴 같은 양철지붕 아래

 대면 양철 녹처럼 부스스 떨어질 것만 같은 얼굴들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눈송이들을 건너다보며

오지않는 차를 기다린다.

차를 기다려도 차는  산모퉁이를 돌아오지 않고

이따금 눈보라만 하얗게 몰아쳐 온다


때묻은 수건으로 머리와 귀를 싸메고

보퉁이를 안고 있는 사람들

시꺼먼 실장갑  손으로 담배를 태우는 사람들이

큰물에 떼밀리고 떼밀려 떠내려온 해묵은 지푸라기들처럼

기약없는 차를 기다리다 지쳐

주름진 얼굴들이 하얗게 부서지는가

손과 얼굴이 조금씩조금씩 눈송이가 되어

풀풀풀 흩날릴것만 같은데

가다리 차는 오지않고  눈만칠보에 눈만 온다

"어이추워날씨가 사람잡것네 사람잡아차가 안올랑개비여"

차부 안으로 들어서며 온몸으로 눈을 털어보지만

연탄 난로 하나 없는 낡은 처마 

 시린 땅바닥까지

눈송이들이 날아와 시린 땅에 내려앉기가 무섭게 사라진다


눈이 내린다.

칠보에 저렇게 오는 눈을 어쩌랴.

이제  차부에서는  무엇을 기다릴 것도

 떠나보낼 것도 더는 없고 어느덧 어둠만 스며든다.

어둠만 흔적없이 찾아와 뽀얀 전등불들을 하나둘 밝힌다

 붉빛 안으로 눈송이들이 우우 쫓겨 몰려왔다가

우우 하얗게 쫒겨난다 

차창에 불빛도 없이 직행버스가 한대 체인소리를 내며

어두워지는 눈길을 달려간다.

차는 끝내 오지 않을 모양이다

눈송이들은   위에 떨어지고 

눈송이들이 차디찬  손등에도 떨어져 눈물이 되어 다시언다


할머니  분이 마지막으로 보퉁이를 끌어안고

어둡고 낮은 하늘 끝으로 눈이 되어 사라지고

하늘과 땅이 맞닿아  세상은 눈뿐인데

어쩌랴 저렇게 칠보에 오는 눈을

칠보가 어쩌랴


 - 시집 [ 여자네 중에서



칠보 면사무소 소재지 들어서면서 보니 폐허가된 빈집건물들이 보이고,, 동네가 쇄락해진 느낌...


오는길에 김용택 시인 얼굴 한번 볼까 했는데집에 신발이 하나도 없는 걸로 보아 공사다망하신지 그냥 발걸음을 돌렸다ㅎ



“...반란이 되자 하네

  청송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 


 구절 가슴에 박힌다..



The River by Bruce Springsteen


We'd go down to the river

And into the river we'd dive

Oh, down to the river we'd ride

.

.

고등학생 어린 나이에 서로 눈이 맞아 집을 도망 나가 유전하며 대책(?)없는 삶을 살던 자의 부질없는 회한...

Now those memories come back to haunt me.. haunt me like a curse.

.

.

Not down to the river, but up to the river.


강을 거슬러 올라 가다,, 

산으로 갔다ㅎ


오늘의 결산섬진강&동진강(곡성~순창~임실~정읍). 아침은 컵라면 하나 점심은 건너뛰고 간식으로 쵸코릿  두개로 버텼더니 배고팠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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