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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01, 2024

책, 『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분량이 상당히 짧은 단편 소설이라 내용이 정말 짧다.

한 여인의 회상 형식으로 이야기 하는 20살 생일날의 기억 ; 도쿄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로 일을 하던 주인공. 20살 생일날 대신 일을 해 주기로 하였던 동료가 일이 생겨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레스토랑에 출근하여 일을 하게 된다. 약간 비가 내리는 날씨. 손님은 별로 없고 그렇게 또 하루가 평범하게 지나가려는 가 싶었는데, 매장의 플로어 매니저가 갑자기 복통이 와서 병원에 가게 되는 상황에서 플로어 매지너로 부터 부탁을 하나 받게 된다. 식당의 주인이 같은 건물 6층에 사는데, 사장은 베일에 가려진 사람으로 플로어 매니저 이외에는 사장의 얼굴을 본 사람이 없었고, 그동안 플로어 매니저가 어김없이 매일 저녁 8시에 사장의 식사수발을 해 왔다. 하지만 그날 매니저가 복통으로 갑자기 택시에 태워져 병원에 가게 되는 바람에 그녀에게 대신 사장의 식사수발을 부탁하게 된 것이다. 정확히 저녁 8시에 604호로 사장의 식사를 가져간 그녀에게, 그날이 그녀의 생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장은 뭐든 소원을 들어 주겠다고 말한다. 딱 한 가지 소원. "소원은 번복할 수 없으니 신중하게 선택하라"며... 그녀는 소원을 빌었지만 그게 어떤 소원인지, 소원이 이루어진 건지, 이루어 졌다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말하지 않는다.

* * * * *

생일 이라는 것. 세상에 태어남과 살아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축하하는 하나의 정기적 이벤트 또는 의식(Ritual) 이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에서 특정하는 20살의 생일날에 대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른 생일도 대체로 마찬가지이고. 어려서는 생일이면 어머니께서 미역국을 끓여 주셨다라는 것 정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특정 생일날의 경험이 삶에서의 큰 사건과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으리라 본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인의 20살 생일날도 그러한 케이스 이겠지.

소설에서는 20살 생일을 맞이한 여인의 생일 소원을 들어 주겠다는 레스토랑 사장의 정체나, 생일을 맞이한 여인이 빌었던 소원의 내용이 무엇이고, 또 그 소원이 이루어진 것인지, 이루어졌다라면 어떻게 이루어진 것 인지에 대해서는 가려 놓아서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하게 한다.  

하지만 소원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언가 대가를 필요로 할 수도 있다.  "소원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소설 속 문장처럼 그 대가라는게 시간일 수도 있다. 과연 시간이라는 대가를 인간이 치루거나 감당할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생일은 내가 기억하고 축하하는 날이라면, 삶이 끝나면 생일 대신 죽은 사람을 추모하고 기리는 제사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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