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그린의 『엔드 오브 타임』 제 1장 첫 문장은 "모든 생명은 때가 되면 죽는다" 로 시작한다.
유한한 삶에서 죽음을 극복하려는 몸부림에 인간은 '영원'을 꿈꾼다. 영원은 곧 시간의 문제이다, 그린은 시공의 기원과 전 우주적인 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따라 무한한 것으로 여겨지는 시간 자체도 결국은 종말이 있을 수 있다라고 이야기 한다. 그는 시간의 시작과 끝이라는 두 극단 사이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 빅뱅에서 입자의 생성과 구조체로의 발전, 생명의 출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준다.
2장과 3장에서는 엔트로피 Entropy 로부터 시작하여, 빅뱅의 여파로 발행한 입자들이 별과 은하, 행성 등 질서정연한 천체를 형성하고, 우주에서 가장 정교한 구조를 가진 생명체까지 만드는 여정을 살펴본다.
4장(정보와 생명 : 구조체에서 생명으로)에서는 진화 Evolution의 문제를 다룬다. 분자진화론,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 등의 이야기를 통해 구조체에서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조건과 구조를 살펴본다. 5장(입자와 의식 : 생명에서 마음으로)에서는 수십억년에 걸친 시간의 반복 속에서 인지력을 가진 생명체가 등장하였고, 무언가를 인지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인지하는, '자아인식'이 탄생하는 과정을 들여다 본다. 그리고 입자론이나 물리법칙으로 환원될 수 없는 인간의 의식이라는 '어려운' 문제에 대해 고찰해 본다.
6장(언어와 이야기 : 마음에서 상상으로)에서는 언어 습득력과 이야기 전달 능력, 인간의 Storytelling 특성에 대해 짚어 보고,
7장(두뇌와 믿음 : 상상에서 신성으로) 에서는 종교라는 주제에 대해, 인간이 종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 살펴본다.
8장(본능과 창조력 : 신성함에서 숭고함으로) 에서는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베토벤 9번 교향곡과 양자역학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다양한 창조물을 상상하고, 만들고, 경험해온 인간의 역사를 되돌아 본다. "인간은 영원한 존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천년 앞을 내다보면서 우주의 기원과 원자, 별, 행성의 구성 성분을 탐구하고 생명과 의식을 연구하며, 문화의 발달 과정을 추적하고 창의력을 발휘해 영원을 상징하는 다양한 컨텐츠를 부지런히 개발해오고 있다."
9장(지속과 무상함 : 숭고함에서 최후의 생각으로)과 10장(시간의 황혼 : 양자, 개연성, 그리고 영원)에서는 입자물리학과 천체물리학, 그리고 우주론의 미래에 대한 관측 결과와 계산결과, 그리고 새로 발견한 것에 대해 살펴본다. 결론은, 행성과 별, 태양계, 은하, 심지어는 블랙홀 조차도 잠시 존재하다 사라질 운명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의 법칙에 의거하여 일련의 물리적 과정을 겪다가 입자 단위로 산산히 분해되어 차갑고 조용한 우주를 정처없이 표류하게 될 것이다. 이는 현재의 인간 의식과는 다른 형태의, 가령 극단적인 형태로 입자 단위로 존재할 수 있는, 의식적 존재라는 것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고 우주는 텅빈 공간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11장(존재의 고귀함 : 마음, 물질, 그리고 의미) 에서는 뚜렷한 목적 없이 작용하는 언젠가는 모든 것이 사라질 물리법칙의 지배를 받고 있지만, 지금 여기를 살면서 '나는 누구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를 끊임없이 자문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내면으로의 여행을 떠난다 ; 저자는 "입자에는 목적이 없으며, 우주 깊은 곳을 배회하며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궁극의 해답' 같은 것도 없다. 그 대신 특별한 입자집단(인간)이 주관적인 세계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성찰하면서 자신만의 목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의 상태를 탐구하는 여정에서 우리가 바라봐야 할 곳은 바깥이 아닌 내면이다. 이미 제시된 답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적인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면 내면으로 들어가야 한다" 라고 이야기 한다.
[한줄 요약]
우주와 물질에 대한 영원한 법칙과 불변의 진리, 궁극적인 해답을 찾기 위한 과학적 환원주의에서 출발하여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 운명인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찾는 여정으로 끝난다.
[사족]
1. 책의 한국어 번역 제목은 『엔드 오브 타임』이지만 원서의 제목은 『Until The End of Time』 이다. Until... 삶이 끝나기 전까지는, 영원할 것 같은 시간의 종말이 오기 전까지는,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끝날때 까진 끝난게 아니다" 라는 명언을 기억하자...
2. 저자가 책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쿼크에서 의식에 이르는 거대한 연대기들(양성자, 중성자, 전자, 뉴런, 복제, 변이, 정보, 사고, 신화, 종교, 문학, 철학, 예술, 음악 등등), 이 모든 것은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타인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 Storytelling' 이다. 그가 책에서 주장의 근거로 삼는 과학(수학, 양자역학, 화학, 생물학 등)도 그러한 Storytelling 에서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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