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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01, 2025
책, 『모비딕 Moby-Dick; or The Whale』 by 허먼 멜빌 Herman Melville
책,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by 기시미 이치로(岸絹一郞)
기시미 이치로(岸絹一郞)의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은 누구든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아들러 심리학 입문서라 할 수 있다.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알프레드 아들러 Alfred Adler. 그는 '트라우마'는 없다라고 잘라 말하며 프로이트의 원인론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그에 따르면 사람은 과거에 있었던 어떤 사건 때문에 현재의 괴로움에 시달리는것이 아니다. 원인론을 맹신하며 사는 경우, 우리는 타인이 건네는 알량한 위로에 기대어 한 발짝도 바뀔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대신 아들러는 인간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단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용기, 인생에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직시하는 용기가 필요할 뿐이라고 전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기대나 비난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용기, 그리고 평범한 내가 싫어 자꾸 삐뚤어지려는 대신 평범해질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고 권한다. 그럴 때 우리는 진정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은이는 아들러를 가르켜 용기의 심리학자라고 부른다.
1장 미움받을 용기에서는 자기 인생의 주체로서 자기의 삶을 살아라는 조언이다. 어떤 사람이 아들러에게 물었다. "인생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아들러는 그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일반적으로 주어진 인생의 의미라는 것은 없습니다. 인생의 의미는 당신 스스로가 자신에게 부여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자신에게 부여한 의미와 목적에 따라 선택하고 행동하지만 그것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지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책임감의 회피를 위한 자기합리화, 구실들을 아들러는 '인생의 거짓말' 이라고 부른다.
2장 평범해질 용기에서 글쓴이는 육아와 교육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며 자기수용과 (통제할 수 없는 외부세계/현실의) 인정에 대해 이야기 한다.
3장 행복해질 용기에서는 수평적 인간관계에 대한 자세와 행복해지기 위한 세가지 조건-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라는 자기수용, 우리는 다름사람을 믿지 않고는 행복해질 수 없다라는 타자 신뢰, 우리는 누군가에게 기쁨이 될 때 행복해진다라는 타자 공헌-에 대해 이야기 한다.
4장에서는 아들러의 삶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 하고, 5장에서는 아들러의 심리학에 대한 글쓴이의 해제(解題)라 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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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기시미 이치로가 책의 5장에서 설명하는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들러의 심리학에는 두 가지 전제가 있다. 하나는 우리는 자신이 의미를 부여한 세상에 살고 있다라는 인지론이다. 그리고 문제가 어디서 생겨났는가를 문제 삼는 원인론이 아닌 어디로 향해 가는가를 중시하는 목적론이다"
사람은 모두 동일한 경험을 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사건을 겪더라도 저마다 자신의 관심에 따라 세계를 이해한다. 아들러는 우리가 어떤 경험을 겪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겪은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각자 자신이 의미를 부여한 세상에 살고 있다라는 인지론적 바탕위에 아들러는 인간 행동과 사건의 원인을 과거의 인과론적 원인이 아닌, 아리스토텔레스적인 '목적인(目的因)'으로 바라본다. 그러한 행동 목적은 "선"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데, 이는 도덕적인 좋고 나쁨의 의미가 아니라 무엇인가를 위한다/추구한다라는 뜻일 뿐이다.
이러한 의지는 어찌보면 니체가 말한 Will to Power의 그러한 '의지'라 볼 수 있다. 그러하기에 아들러는 결정론에 반대하여 개인의 주체성, 자유의지를 강조한다. 하지만 여기에 덧붙여 그 어떤 행위나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주체가 감당해야 할 몫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들러의 심리학은 책임을 묻는 엄격한 심리학이자 용기 있게 자신의 문제와 직면하기를 촉구하는 용기의 심리학이라 부르는 이유이다.
** 책을 통해 알게 된 추가적인 정보 : Adler의 "개인심리학 Individualpsychologie"은 "분할할 수 없는 것(in-dividu-um) 으로서의 인간"을 다룬다는 의미에서 명명되었다고 하는데, 개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뉘앙스, 선입견이 본래의 의미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감이 있지 않나 한다. 그래서 아들러의 심리학이라 고쳐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