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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rch 20, 2012

[장서방네 노을] by 정태춘



당신의 고단한 삶에 바람 조차 설운 날
먼 산에는 단풍 지고 바닷물도 차더이다

서편 가득 타오르는 노을 빛에 겨운
님의 가슴 내가 안고 육자배기나 할까요

비바람에 거친 세월도 님의 품에 묻고
여러 십년을 한결같이 눌 바라고 기다리오

기다리다 맺힌 한(恨)은 무엇으로 풀으요
저문 언덕에 해도 지면 밤 벌레나 될까요

어찌하리, 어찌하리 버림받은 그 긴 세월
동구 아래 저녁 마을엔 연기만 피어나는데…

아~ 모두 떠나가 버리고
해지는 고향으로 돌아올줄 모르네…

솔~밭길로 야산 넘어 갯 바람은 불고
님의 얼굴 노을 빛에 취한듯이 붉은데

굽은 허리 곧추세우고 뒷짐지고 서면
바람에 부푼 황포 돛대 오늘 다시 보~오리다

비나이다, 비~니아다 되돌리기 비나이다
가슴치며 통곡해도 속절없는 그 세월을

아~ 모두 떠나가 버리고…
기다리는 님에게로 돌아올 줄 모르네

당신의 고단한 삶에 노을 빛이 들고
꼬부라진 동구길에 풀벌레만 우는데

저녁 해에 긴 그림자~도 님의 뜻만 같이
흔들리다 멀어지다~ 어둠속에 깃 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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