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할아버지와 이년전 돌아가신 할머니 모습. 2012년 7월 29일,
고향, 장수목장에서 찍은 사진 http://uquehan.blogspot.kr/2014/10/blog-post.html ]
.
.
차를 주차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잠시 주차장에서 주변을 돌아다 봤다. 바람이 거치니 하얀 철쭉이며 울긋불긋한 꽃잎들이 하염없이 떨어진다. 그것을 바라보는 내 마음도 착찹하다.
어젯 저녁 할아버지께서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밤길을 치달려 고향집으로 내려갔다 오늘 오전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길, 차창車窓너머 주변의 소나무숲에서는 노란 송홧가루가 무리를 지어 춤을 추었다. 소나무들이 때를 맞추어 일제히 송홧가루를 뿜어내면, 바람은 뭉게구름처럼 송홧가루를 쓸어 올린다. 주변 하늘이 온통 누런 빛깔… 나무들도 바람때를 맞춰 꽃가루를 온 천지에 날려보내는 걸 보면,,, 뭐라 설명을 붙이거나 합리화를 하지 않아도 그렇게 진행되는게 자연의 조화인가 보다.
할아버지, 102세. 어제 저녁 갑자기 상태가 좋지 않아서 모두들 마음을 졸였는데 다행히도 의식을 챙기셔서 일단 안심들 하고 다들 각자의 집으로… 서울 올라와 고향집에 전화를 넣어 안부를 물으니, 할아버지께선 아침나절 잠깐 숭늉 한잔만 하시고 아침, 점심을 안 드신다고,,, 못드시는건지, 안드시는 건지. 아침 댓바람에 누워계시는 할아버지께 인사드리는데, “나 죽는다는 소리 듣고 이렇게들 왔구나, 어젯 밤 그냥 두었으면 그냥 그대로 죽었을 것인디,,, 내가 빨리 죽어야 하는데, 이렇게 살아서…” 그렇게 몸과 정신이 건강하시던 분께서 삶의 끈에 대한 미련을 놓으시려는 건지… 부디 삶에의 의지를 좀더 유지하시길 바랄 뿐이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