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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ugust 01, 2015

[가족이야기] 할아버지,,,


지난 주말 할아버지 102세 생신겸 가족 모임;

중간 중간 이런저런 우여곡절들이 있었지만,,,,
할아버지께선 여전히 여느 젊은 사람들 처럼 총기 있고, 집안의 소소한 농사일까지 하실 정도로 건강하시다.

예전 어릴적 동네 노인네들이 늘상 하시던 말씀은 “늙으면 빨리 죽어야 하는디..” 였다. 몇해 전 돌아가신 할머니께서도,,, 늙어서 누가 된다고 빨리 죽어야 한다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할아버지 당신께서도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가끔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지난 주말에 가서 할아버지 모습을 뵈니 여느 노인네들 보다 오래 사실 것 같다. 여전히 식사 잘하시고 술 잘드시고…ㅎㅎ

사람이 100살을 넘으면 어떤 생각을 할까?
사실 인간의 생물학적 수명을 보면 100세를 넘으면 오늘 내일 죽을 날을 받아 놓고 산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할어버지 생각을 들어 보려고 이런 저런 말을 물어봐도 또렷이 답은 없는것 같다. 어떤 때는 시골 고향집에서 할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늙은 자식과 며느리(나에겐 아버지,어머니)를 생각하면 당신 죽을때까지 폐를 끼치고 있다라는 생각에 빨리 죽어야지’ 하시지만, 한편으로는 살아있는 동안에는 매일 돌봐야 하는 소와 송아지들(각주1), 논 밭의 곡식들, 그리고 자식, 손자/손녀들 걱정(각주2)으로 한시도 걱정이 끊이지 않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하는 이런저런 일상의 고민과 소소한 즐거움으로 삶을 이어간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이런 저런 농사일 하시면서, 하루 세끼 밥 본인 손으로 떠 잡수시고, 비록 치아가 성치는 않지만 그래도 왠만한 음식 잘 씹어 드시고, 아침/점심/저녁 식사 때마다 약주하시고, 자식/손자들과 손님들 오면 마주 앉아 또 술 한잔 하시는 모습을 보니,,, 사람이 사는 동안은 그렇게 늘상의 삶을 이어가는 구나 한다. 어찌보면 특별할 것도 없는 사람살이를 100년 넘게 무사히 잘 이끌어 오셨다라는게 존경스럽다.

각주1) 지난 토요일 저녁 고향 근처의 폐교를 개조해 음식점 겸 펜션으로 쓰는 곳에서 할아버지 모시고 대가족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고 놀다가, 할아버지께서는 집이 편하다고 집으로 가서 주무시겠다고 하여, 할아버지와 나, 그리고 나의 딸 셋이서 고향집에서 잠을 잤는데… 일요일 새벽 6시도 못되어 할아버지께서 나를 깨우더니,, “소들에게 아침밥 주러 가야지” 하셔서 덜뜬 눈으로 할아버지 따라 소막사로 졸래졸래 따라 갔다.

각주2) 걱정해야할 자손들이 너무 많아 증손자/증손녀들은 끼이지도 못한다.

[Happy 102th Birthday!!]

[할아버지와 증손녀, 로렌]

[시집와서 지금까지 근 60여년 동안 할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어머니]


July 2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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