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둥빈둥 쇼파에 누워, DaiQing Tana & Haya Band 의 노래를 틀어 놓고,, 박상륭과 김사인의 대담글을 읽었다.
새로 우주를 한 벌 짓는 다는 것: "신들의 육신은 '이름' 이므로, 그 이름을 없애고 다른 이름을 세우는 일은, 다름아닌 하나의 우주를 새로 짓기와 같은 것이었을 것입니다"... 신의 이름 짓기.
박상륭에게 있어서의 '죽음'이라는 하나의 리얼리티, 그리고 그 리얼리티를 드러내는 '수레'로서의 문학.
"저는 노쇠했을 뿐만 아니라 몹시 병약한 어머니를 통해, 죽음의 공포를 당해왔었다라는... 그때부터 죽음은 저에게 변강쇠의 등짝에 붙어버린 북통 모양의 시체 같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열둬살때부터 이미 허무주의자였으며, 또한... 화현된세계에 있어서 다만 하나의 리얼리티는 죽음밖에 없다고 알고 있었던 거입니다... 제가 (병원에서 시체실 청소부로) 체험한 죽음.주검은, 그 이전부터도 제 운명의 등짝에 북통처럼 들러붙어 있었다라는 것.. 화현된 세계에, 하나의 리얼리티가있다면, 그것은 '죽음' 이라는 것을 더해 알았었지요... 저의 치졸한 '글쓰기'를 두고... 그러니까 저는 아예부터 '문학'이아니라, 그것을 저 나름의 리얼리티, 우주적 리얼리티의 '수레'로 빌리고 있던 것이어서..."
대중성,
그리고 대중의 몽매성이라는 의구심에 대하여.
중아(衆我)라고 이르는, 이 '대중'이라는 것의 정체를 알아보기 위해, 한 글꾼이 대단히 많은 양의 잉크와 종이를 소비하였다면, 그 글꾼에게 소주 몇 잔쯤 사는 것을 인색해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몽매성' 이라는 문제에 관해서만은, 제의견을 밝혀뒀으면 합니다. '중아' 또는 '대중'은 '염통'을 갖지 못해, 말세 이전까지는 죽지도 죽일 수도 없는 괴물이라는점에서 동화속의 괴물과 대단히 비슷합니다. 이 대중의 염통은 모든 개아(個我)들 속에 있는 것은 짐작하시는 바대로 입니다. 마는, 그것들은 그럼에도 정작 그 중아의 것은 아닐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개아들의 염통은 하나도 같은 것이 없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중아의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중성(衆性)을 성취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의 그것은 그러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그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들이 그것의 염통의 소재지를 알 수 있게 될때 중아에 대한 개아의 승리가 있게 될 듯 합니다... 동화 속 괴물은 그 힘의 세기에 있어선 신과 사람의 중간쯤에 있으나, 욕망의 면에선 사람과 짐승의 중간에 있는 존재로 보입니다. 대중도 그 힘에 있어서는 개아의 그것에 비해 훨씬 더 막강하여 초월적이기까지 하되, 그 욕망에 있어서는... 그 정신은 '짐승의 상태'로 까지 떨어져 내린다는 (정신)분석도 있게 됩니다... 이 '수준이 낮다'와 '몽매성'이 어느 일점에서라도 유사한 의미를 띤다면 독자들이 갖는 의구심은 정당한 것이라 하겠지요. 마는, 동화속의 마귀는, 전순히 물질주의적이며 추악하게도 남근적이어서 짐승에 가깝되, 몽매함의 덩이처럼 보이지 않기는 합니다... 정화수라도 떠 놓고 우리들이 축원축수해야 하는 것은, 저 음흉한 유정께 납치되어간 우리들의 공주의 안강의 문제이며, 그리고 그과물의 염통이 어디 숨겨져 있는지, 그 비밀을 알아내 적어 보내는 일자 기별일 터입니다. 이 공주는 예술, '고급한 예술'의 이름으로 불려도 안될 일이 없을 것입니다... 이 소수의 정예는 또한 '민중이라는 꿈꾸기 좋아하는 그 잠속에서 떨어지고 나온 꿈의 현현' 같은 것이라는 것입니다.
마치, 짜라투스트라의 이야기를 듣는 듯,,
개별/특수성과 보편성, 초인. 꿈속의 꿈..
여성의 구원이라는 문제.
여성은 이미 구원된 존재이며, 구원자이다.
김사인: 선생의 사유체계속에서 여성성이란 어떤 의미가 있을지요?
박상륭: ...근래 제 잡설들을 섭렵한 한 여성학자가 "그러면 여성의 구원은 어떻게 성취되느냐?"라는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남성은 언제든 여성이 흘린 흥건한 피 속에서만 거듭 거듭 태어나는데, 이 말은 여성의 희생이 남성의 죽음을 대속한다는 뜻인거 같다. 나의 믿음에 여성은, 구원에서 멀리 떨어진 보다 더 짐승에 가까운 이 남성을 구원하기 위해, 자기 희생을 자초하여 이 세상으로 오는 자들, 보디사바트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