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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ugust 01, 2025
책, 『테크노퓨달리즘 Technofeudalism』 by Yanis Varoufakis
책, 『걸리버 여행기』
걸리버 여행기는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여행기에서 표면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부에서는 걸리버가 자신과 가족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여행을 떠나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그리고 바다에서 난파 당하여 걸리버가 소인국인 릴리펏에 도착한 일. 그곳에서 황제와 남녀 귀족들을 즐겁게 하여 릴리펏 황제의 총애를 받게 된 일. 릴리펏의 라이벌 소인국인 블레푸스쿠와의 전쟁에서 릴리펏을 도운 일. 그리고 왕궁에 불이 났을때 불을 끄기 위해서 불이난 왕비의 궁전에 오줌을 싸서 불을 진화 하였지만, 그로 인해 왕비의 미움과 분노를 사게 된 일. 이웃나라를 정복하고 식민지화하자는 릴리펏 왕에 계획에 반대하자 그에게 대역죄의 누명을 씌워 처벌하려는 계획을 알게 되어 이웃나라 블레푸스쿠로 탈출한 뒤 영국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2부 두번째 여행에서는 항해 도중 큰 폭풍우를 만나 식수를 구하러 육지에 올랐다가 그 곳 원주민인 농부(그는 거인이었다)에게 붙잡혀 끌려 간 일. 거인국 주인에 의해 시장으로 끌려 나가 구경거리가 되고, 그게 돈벌이가 된다는 것을 안 거인에 의해 거인국의 수도로 가는 길에 유랑극단의 광대처럼 볼거리 공연에 동원된 일. 거인국의 왕궁에 들어가 왕비의 사랑을 받게 된 일. 거인국 난장이와의 갈등, 원숭이에게 납치되어 곤역을 겪은 일. 거인국 왕으로 부터 듣는 고국(영국)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신랄한 비판. 거인국에서 2년여를 보내다가 독수리에게 집채 납치되어 바다에 떨어 졌다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 후 약간의 인지부조화/적응장애를 겪은 일 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3부는 선상 의사로 다시 항해를 떠났다가 통킹만 근처에서 해적의 공격을 받아 표류 하다가, 하늘을 나는 성(城) 라퓨타에 오르게 된 일. 수학과 음악에만 몰두하고 살아가는 라퓨타 왕궁과 그곳 사람들에 대한 묘사. 랴퓨타에서 내려와 라퓨타의 지배를 받고 있는 발리바비 섬의 수도 리가도로 가서 수도와 주변을 돌아 보면서 경험하고 느낀 일, 라가도에 있는 대학술원을 방문하여 거기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 다양한 학문연구, 이론과 실험, 프로젝트들에 대해 접하고 관찰한 일, 발리바비를 떠나 강령술과 망자의 나라 글럽덥드립 섬으로 짧은 여행을 떠났다가 배를 타고 럭낵왕국으로 항해한 일. 럭낵왕국에서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스트럴드브럭에 대해 보고 들은 이야기. 럭낵을 떠나 일본으로 갔다가 그곳에서 네덜란드 배를 타고 암스테르담으로 갔다가 영국으로 귀환하는 이야기이다.
4부는 걸리버가 선장의 자격으로 어드벤처라는 상선을 배를 타고 항해하다가 선상반란으로 인해 배를 빼앗기고 미지의 해안에 버려지는데, 그 곳은 지적이고 덕스러운 말(馬人종족)인 후이늠들이 야만스럽고 사악한 인간 종족인 야후를 다스리는 나라였다. 이성적이고 덕스러운 후이늠의 삶과 사회 그들의 훌륭한 미덕을 흠모하지만, 반대로 역겹고 사악하며 미개한 종족인 야후에 대한 증오, 경멸, 적대감은 늘어 간다. 하지만 후이늠은 걸리버라는 존재도 결국은 야후에 지나지 않고, 후이넘들은 야후를 거세하여 재생산이 불가능하게 하여 말살하기로 결정하였으므로, 후이늠 주인은 걸리버에게 그 나라를 떠나야 한다고 알려준다. 걸리버는 어쩔 수 없이 나무와 야후의 가죽으로 인디언카누를 만들어 바다로 나가 항해하다, 결국은 포르투갈 배를 타고 리스본으로 갔다가 영국의 집으로 귀환한다. 영국으로 귀환한뒤, 그는 이제는 야후라고 부르는 인간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주로 마구간의 말들과 이야기 하며 지낸다는 이야기다.
1부 소인국의 이야기에서의 영국(릴리펏), 프랑스(블레푸쿠스), 그리고 양국간의 전쟁에 대한 비판적 우화. 그리고 소인국 왕궁에 불이 났을 때 소변을 누워 불을 끈게 화근이 된 사건은 스위프트의 논문 통 이야기 때문에 앤 여왕으로 부터 괘씸죄로 인해 불이익을 당했다는 개인적 경험의 반영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2부 거인국의 이야기에서 거인국 왕의 입을 빌려 나온 말; "영국의 역사라는 것이 음모, 반란, 살인, 학살, 혁명, 추방 뿐인 사건들이며 탐욕, 파당, 위선, 배신, 잔인, 분노, 광기, 증오, 사기, 욕정, 악의, 야심 등이 만들어낸 최악의 결과일 뿐...자네 나라의 국민들 대부분은 가장 해로운 자그마한 벌레 같은 족속일세. 자연이 일찍이 땅 위에 기어다니도록 허용한 벌레들 중에서 말이야" 라는 악평은 영국의 현실에 대한 적대감을 표현한다. 3부에서 보이는 잉글랜드의 아일랜드 지배에 대한 우회적 비판, 학술원의 모습을 통해 보여지는 당대의 사회/과학/정치적 프로그램에 대한 풍자와 경멸, 4부에 나타나는 '이성적' 인간이라는 것에 대한 전반적인 회의와 신랄한 비판은, 스위프트가 가지는 당대 사회에 대한 염세적이면서 원한이 가득 찬 이야기 이다.
조지 오웰은 이러한 스위프트의 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評)하였다 ; "...이 책 속에는 옹졸함과 관대함이, 공화주의와 권위주의가, 이성에 대한 사랑과 호기심의 결여가 전부 섞여 있다... '토리 아나키스트' 라 칭할 수 있는 스위프트의 정치적 충절과 그 궁극적 실망 사이의 관련성이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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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번역자인 이종인의 작품해설에 나오는 걸리버(=조나단 스위프트)의 인간 신체와 배설물(똥)에 대한 혐오감에 대한 이야기는 음미해 볼 내용이다.
"똥과 오줌 이야기는 1~4부에 걸쳐 나오고 있는데, 제 4부에서는 야후를 지칭하는 대표적인 용어입니다. 이것은 결국 독자에게 '너는 냄새나는 똥을 싸는 육체적 존재이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입니다... 스위프트가 이 배설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는 것은 그 행위 자체보다는 그 냄새 때문입니다. 이것은 다시 인간이 저지르는 온갖 도덕적/윤리적 악행의 추악한 냄새와 연결이 됩니다. 이 분변학적인 이야기가 풍자의 최고점에 도달하는 것은 4부 7장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 입니다; '이런 (과식하는) 병은 야후의 대변과 소변을 섞은 것을 강제로 야후의 목에 밀어 넣는 방법으로 치료했다. 나는 이 방법이 성과를 거두는 걸 여러 번 목격했다. 여기서 나는 터 놓고 조국 동포의 공익을 위하여 이 방법을 권하고자 한다' 이 문장을 읽으면 우리는 풍자가 너무 고약하고 지나치다는 느낌마저 받게 됩니다. '너는 똥이므로 너의 병은 똥으로 치료해야 한다' 라는 뜻이니까요. 이 지독한 분변 혐오는 고약한 냄새라는 연결고리를 통하여 여성 혐오와도 연결이 됩니다...(스위프트의 여성 혐오적 측면과 관련하여) 조지 오웰은 약간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스위프트가 성불능자 였을지도 모른다고 본 것입니다. 성불능자일수록 인간의 배설물을 혐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은 자기에게 없는 것을 두려워 하거나 증오하는데 아마도 후자가 더 흔한 반응일 것입니다"
4부에서 보이는 걸리버의 모습은 결국은 '야후'일 수 밖에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한 경멸과 부정에서, 여성과 동포에 대한 혐오, 더 나아가 이성적 존재라는 인간 자체에 대한 경멸과 혐오로 나아간다. 후이늠의 세계는 이상적 유토피아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당대의 현실, 그리고 사악한 인간이성이라는 것을 비평하기 위한 반사경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