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라이딩 일기

 <<오늘의 라이딩 일지 2022-09-18>>

아침 전철을 같이 타고온 60대 누님들, 스페셜라이즈드 에스워크 풀샥 자전차를 완비하신 용자들이신지라, 용문역에 내리자 쏜살같이 달려 사라지셨다네. 아~,,,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허망한 마음을 달래려 갈기산으로 향했다. 길을 가는데저기 앞서가는 언니.. 뉘 신지 확인할 틈도 없이 날쌘돌이처럼 자갈과 흙길을 헤치며 날아 가신지라, 그 미약한 향취조차맡을 수 없었다. 산길 그늘이라 하지만 날이 습하여 땀이 많이 흐른다. 노구를 이끌고 겨우 겨우 갈기산을 넘으니 허기가몰려와, 굶주린 배를 채우려 깊은산골짜기에 위치한 횟집을 찾아, 송어회를 한 접시 시켰다. 혼자 먹기엔 배터질 양이었다. 점심을 거하게 먹고 소화를 시킬겸 하나산에 올랐다. 초반엔 비단길이었으나 중간중간 임도 보수공사를 한다고 길을 파헤쳐 놓아 끌다 타다 하며 기진맥진탈진.. 겨우 내려와 용문역에 다다라 편의점에서 맥주 한캔 사서 마른 목을 축이며갈증을 달래고 있는데, 아침에 만났던 누님들, 라이딩 마치고 돌아오시는데.. 기력이 대단하셔서 차마 눈길 한번 말 한마디 붙여 볼 틈이 없었다.

어둑해지는 구름빛이 아쉬워 홀로 목을 축이며 쓸쓸한 마음에 친구를 불렀으나..이놈...답이 없구나. 그넘에게 시 한편 지어 보낸다.

望山向心 

저 멀리 산을 바라보나 마음은 님을 향하고

月香照水 

그윽한 달빛 향기 온세상 물빛에 뭍어 나지만

公無反響

그 놈은 한마디 대꾸도 없다네

獨孤對月

나홀로 쓸쓸이 달을 벗 삼아 술을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