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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December 31, 2024

책, 『돈의 물리학』 & 『돈의 심리학』

『돈의 물리학, A Brief History of Predicting the Unpredictable

책의 제목, 『A Brief History of Predicting the Unpredictable』처럼 예측불가능한 게임이나 금융시장에 뛰어든 사람들 중, 특히나 확률, 수학적 모형, 물리학적 도구 를 가지고 떼돈을 벌고자 고군분투하였던 물리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저자는 물리학을 사용해 (금융)시장을 이해할 수 있다는 개념을 처음 주장한 사람들을 추적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올 무렵의 파리에서 시작하여 제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정부연구소들, 라스베이거스의 블랙잭 테이블, 태평양 연안의 Yippie 공동체 등에서 금융계로 뛰어든 물리학자들의 이야기; 루이 바슐리에, 모리 오스본, 브누아 망델브로, 에드웨드 소프, 피셔 블랙과 마이런 숄스, 도인 파머와 노먼 패커드, 디디에 소르네트, 에릭 와인스틴 등...

저자는 이러한 물리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수학자/물리학자들이 금융부문에 도입한 수학적/물리학적 모형은 특정 종류의 목적을 위한 도구로 생각하고, 그것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이기에, 계속해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모형을 개발하고, 또 그 모형의 한계(그 모형이 언제 어떻게 왜 실패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금융 예측 모형은 어떤 조건에서는 잘 성립하지만, 다른 수학적 모형과 마찬가지로 가정이 들어 맞지 않을 때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리고 위기관리에 대한 결정권이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모형이 실패할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데, 대체로 이러한 위험을 무시하고 바로 오늘의 모형이 시장에 대한 최종적인 답이라고 믿는 순간 파국이 초래된다는 점이다.  

작가는 다시 한번 강조한다 : "훌륭한 금융시장 모형을 진리로 착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시장 자체가 변화하는 경제 현실과 새로운 규정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요소인) 혁신에 반응하면서 진화하는 점이다. 예를 들면 블랙-숄스 모형은 옵션시장의 작용방식을 완전히 변화 시켰다. 모형 사용이 증가하면서 모형으로 기술하려고 한 시장 자체에 혁명이 일어났다. 이것은 되먹임 고리를 만들어 냈는데, 1987년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것을 제대로 알아채지 못했다... 시장이 계속 진화한다는 사실 때문에 시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모형의 유용성이 줄어 드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지금까지 강조한 반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뿐이다.내가 과학이 과정이라고 말할 때, 특히 금융  모형 만들기를 그러한 과정의 한 예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할때, 그 목표는 모든 시장 상황에 정답을 제시하는 최종 이론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정답을 제시하는 일부 방정식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언제 그것을 믿을 수 있는지 알아내려고 노력하는... 반복적인 과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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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나 주식시장에서 예측 불가능한 것을 예측 Predicting the Unpredictable 하기 위해서 게임이나 시장의 특성에 대한 이해와 수학적 모형을 동원한다 : 주가는 무작위적 행보를 보인다는 것(Random Walk), 그러나 그러한 무작위성도 확률적으로 통계화가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확률 통계라는 것은 큰수의 법칙에 따르면 정규분포를 이룬다는 것 등을 통해 무작위적으로 움직이는 게임이나 주식 시장에서 통계적 예측이 가능함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그동안 금융시장에 도입된 다양한 수학적/통계적 모형들이 거시적 관점에서 통계적 예측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개별 주가의 변화를 예측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시장 전체나 특정 부문에 대해서 통계적으로는 예측 가능하지만, 개인이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한 또는 투자하려는 개별 주식의 주가(또는 수익율)을 예측하기는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시장실패라고 하는 또는 예측불가능한 금융시장에서의 극단적인 사건(Dragon King, 블랙 스완 등)의 발생은 언제든 발생 가능하다. 따라서 통계적 예측 모형에서 이러한 극단적인 변수를 예외적 상황이라고 판단하여 일반적인 모형에서 제외할게 아니라, 이러한 극단적 변동성이 일상적인 과정이라 이해하고 모형 자체의 변수로 포함해야 한다. 그래야만 다양하게 변화하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맞추어 좀 더 정밀한 모형을 개발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점. 어떤 금융 예측 모형이든 그 모형이 시장에 대한 최종의 답이라고 믿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모든 모형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고 그 모형이 맞는 조건에서 벗어나면 전혀 효과가 없다는 점이다. 모형은 더 나은 해답을 찾아가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도구가 맞지 않거나 상황이 변화하면 도구를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또는 이 책에 나오는 수학적/통계적 모형을 이해하고 주식시장에 뛰어 들어 투자에 활용한다고 해도 투자자 개인적 차원에서는 특정 개별 주식에 대한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고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금융시장에 대한 수리적/수학적/통계적 모형은 시장 전체나 특정 부문,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대한 거시적 그림은 그려 줄 수 있지만, 특정 개별 주식의 주가와 수익률을 예측하는 황금알을 낳는 마술상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라스 베가스의 도박판에 경제학박사, 물리학박사, 수학박사, 펀드매니저, 전문도박꾼, 딜러, 도박을 처음해보는 관광객이 모여 게임을  하고 있다. 과연 누가 게임에서 돈을 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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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심리학』

돈의 심리학에서 저자가 이야기 하는 금융투자에 대한 정답/正道라는 것은 어찌 보면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일 수 있다. 이는 마치 의사 선생님이 말하는 건강하기 위한 일반 원리; "과음하지 말라, 담배를 끊어라, 꾸준히 운동하라, 스트레스 받지 말고 정신건강을 유지하라" 등과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아는게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다. 우리는 의사선생이 이야기 하는 것은 하나마나한 충고를 잘 알고 있으나 실제로 매일 실천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간의 간극이 너무 크기 때문에 대부분 실패한다는 사실이다. 

투자 또한 마찬가지이다. 단기간에 대박을 내기 위한 획기적인 투자기법이나 로또 당첨 같은 쪽집게 솔루션 같은 것은 없다. 돈을 벌려면 장기적으로 지루하고 답답한 투자의 정석을 밟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 것인가?

저자가 이야기 하는 투자의 정석 : 

1. 나의 게임이 무엇인지 정의하라 : 모든 사람은 목표가 다르고 계획이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다. 즉 같은 게임판/금융시장에 참여하고 있더라도 나의 게임과 다른 사람의 게임은 다르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움직임에 부화뇌동 해서는 안된다. 나의 행동이 나와 다른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영향을 받지 않게 끔 하라. 

우리는 수십~수백 페이지의 투자분석 보고서나 교과서, 스프레드시트를 보고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중요한 의사결정은 저녁식탁이나 감정에 따라 내린다. 수익율을 극대화하기 보다는 현재의 관점에서 배우자나 자녀를 생각하며 결정을 내린다. 따라서 사람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고 누군가에게는 옳은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틀린 것 일 수 있다. 자신만의 게임과 자신만의 투자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2. 리스크를 인정하라 : 사람들의 예측 능력은 형편없다. 또한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급작스런 사건은 느닷없이 일어난다. 리스크는 존재할 수 밖에 없고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다. 리스크를 인정하고 그 댓가를 치룰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한다고 하더라도 미지의 파국적 사건이 다가올 수 있다는 걸 전제로 하여야 한다. 투자에 대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댓가(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공짜는 없다. 성공적인 투자에도 비용이 든다. 리스크, 불확실성, 의심, 근심 걱정, 후회는 비용이다. 이것들을 무언가를 얻기 위한 수수료로 보아야지, 벌금(피해야 할 처벌)로 보아서는 안된다. 

3. 실수의 여지에 항상 대비하라(Safety Margin) : 미래에 일어날 법한 일, 그리고 내가 잘 살기 위해 꼭 일어나야 하는 일. 그 사이에는 무수한 간극이 존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내를 해야하고, 실수의 여지에 대비하여 안전마진(버퍼)를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All or Nothing으로 달려 들지 말라.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여 뒷 주머니에 비상금은 남겨 두어야 한다. 

4. 시간을 보는 눈을 넓혀라 : 투자에서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시간이다. 시간은 작은 것을 크게 키우고 큰 실수를 약화시키기도 한다. 시간을 버티는 자세가 필요하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꾸준히 저축/투자 하는 것이 결국은 보답을 가져다 준다. 워렌 버핏의 성공 비결은 장기투자이다. 이 남자는 75년간 꾸준히 투자를 해왔다. 버핏의 순자산 중 96% 이상은 60대 중반 이후에 생긴 것이다. 만일 그가 30대에 투자를 시작해 60대에 은퇴했다면 그의 이름을 들어 본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언제나 최고 수익률을 원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 성공을 유지한 사람들은 최고 수익률을 내지 않았다. 그들은 꾸준한 투자율을 보였다. 오랫동안 괜찮은 수준의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낳은 결과를 낳은 것이다. 시간의 힘이, 복리의 힘이 너희를 부유케 할 것이다.

어째, 쉬워 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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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인상적인 이야기는 워렌 버핏의 성공 비결이다. 

워렌 버핏의 성공을 다룬 수백권의 책들이 대부분 포트폴리오 전략이나 특수한 성공 사례에만 포커스를 맞추지만, 저자가 지적하는 버핏의 실제 성공비결은 그가 75년간(!) 꾸준히 투자를 해왔다는 것이다. 버핏의 순 자산 중 96% 이상이 60대 중반 이후에 생긴 것이다. 만일 그가 30대에 투자를 시작하여 60대에 은퇴를 하였으면 그의 이름을 들어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버핏은 최고 수익률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일정한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오랫동안, 늙을때 까지 건강하게 75년간 투자를 해 왔다는 사실! 그 시간을 견디는 힘이 진정한 성공의 비결이라는 점이다. 

"시간의 힘이, 복리의 힘이 너희를 부유케 하리라"

2024년 라이딩 기록

2024년을 마감하며, 한해 라이딩(백두대간 고갯길 포함) 기록을 정리해 본다.

백두대간 고갯길은 윤석열 내란사태로 인해 다 못끝냈다.





Sunday, December 29, 2024

2024/12/26~12/28 북경(北京 Beijing) 나들이

친구따라 강남, 아니 북경 나들이를 나섰다ㅎㅎ 3일간 북경시내 공원투어. 원래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 보려 했으나 날이 춥고 또 로밍을 하지 않았더니 알리페이를 쓸 수 없어 그냥 지하철로 이동하며 돌아 보기로... posted at 20:31:29 

첫날에는 일마치고 저녁에 라오서차관 老舍茶館 에서 차 마시며 공연을 보고 맛있는 저녁! 非常好吹!   

2024/12/26_북경 나들이_1일차_老舍茶館 youtu.be/ZxV4pEW_nmI?fe…


이튿날에는 본격적인 공원투어. 地垤公园~雍和宮~囯子監거리~鈡楼·鼓楼~什剎海~護囯寺거리~先农垤 둘러보고, 또 맛있는 저녁. 非常好吹!!   

2024/12/27_북경 나들이_2일차_公园Tour(1) youtu.be/B3tfiAHR3x8?fe…



3일차에는 天垤公园~日垤公园~琉璃廠거리를 돌아 보았다. 무엇보다도 먹는 즐거움! 中囯菜最好吹!!!

2024/12/28_북경 나들이_3일차_公园Tour(2) youtu.be/mPX3SaXa5xE?fe…


북경의 공중 화장실.. 처음엔 어색해도, 익숙해지면 그려러니ㅎㅎ 그나마 요즘엔 돈을 받지 않더라.

일간 묵었던 왕징 望京 숙소 근처의 음식점. 여기 음식 아주 좋았음!! 바깥쪽 매대에서는 80세 할아버지가 우유달걀쌀죽을 만들어 팔고 있음. 북경에서는 아주 먼 저 멀리 신장, 란주 등 먼 지방의 음식을 파는데,,, 문전성시.   

Sunday, November 17, 2024

2024/11/17 백두대간 라이딩 30_황간~새별고개~괘방령~우두령~봄내재(안간재)~부항령~무주

0710 황간 출발 새별고개 넘어 0820 괘방령 들렀다 0910 상촌면 읍내에서 아침을 먹고 1100 우두령 올랐다. 1158 봄내재(안간재) 넘어 1400 부항령 도착. 부항령에서 무주 무풍~설천 지나 무주버스터미널에 도착, 1535 서울행버스에 겨우겨우 올라탐. 우두령에서 괘방령 이르는 길은 쉽지 않았다😹

2024/11/17 백두대간 라이딩 30_황간~새별고개~괘방령~우두령~봄내재(안간재)~부항령~무주 strava.app.link/TOy8SN6OAOb


Saturday, November 16, 2024

2024/11/16 백두대간 라이딩 29_상주~화령재~신의터재~지기재~개머리재~큰재~작점고개~추풍령~황간

0700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출발, 0940 상주터미널 도착. 안개가 자욱하다.

상주버스터미널앞 국밥집에서 아점을 먹고 가련다. posted at 10:00:26 

오늘은 충북 영동 황간에서 하루 유숙하고 가기로... 저녁먹으러 나왔는데, 황간은 올갱이국밥집이 많네. 예선 올갱이를 올뱅이라고 부른다. posted at 17:28:04 

2024/11/16 백두대간 라이딩 29_상주~화령재~신의터재~지기재~개머리재~큰재~작점고개~추풍령~황간 :: 가민워치 기록오류로 GPS 기록 없음. 약 88km 달림. strava.app.link/MiuzSfgjzOb 0700서울버스터미널에서 출발 0940 상주터미널 도착. 터미널앞 국밥집에서 아점을 먹고 1030 라이딩 시작. 1147 화령재~1222 신의터~1250 지기재~1325 개머리재~1432 큰재~1535 작점고개~추풍령지나 1630 황간도착... 대체로 평지+낙타등의 코스.


Thursday, November 14, 2024

책, 『홀로서기 심리학』

저자가 강조한 책의 내용 중 공감하는 부분은 "자기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과 자기가 정말 통제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는 능력"이 심리적 어른되기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타인과 세상 그리고 지나간 과거는 통제 불가능한 일이다. 반면 세상을 받아 들이고 행동을 결정하는 내 마음만은 통제 가능하다. 어찌 보면 불교에서 이야기 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사상을 떠 올리게 된다. 저자의 '마음챙김' 이라는 것도 본질적으로 그러한 자세이지 않나 하는 판단이다. 

자신의 객관화, 자신의 감정이나 마음상태로 부터 거리두기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통제불가능한 것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잘 읽고 다스릴 줄 아는 것, 그것이야 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이며 인생을 의지대로 이끌어 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공감하는 부분은, 심리적인 문제를 (통제불가능한) 과거에서 기인한 문제로 여기고 회피하기 보다는 바꿔 나가야 할 "습관" 으로 바라보라. 그렇게 되면 심리적인 문제는 바꿔야 할, 바꿀 수 있는 습관이 된다. 심리 문제를 습관의 문제로 인식하게 되는 가장 큰 수확은 자신을 능동적인 주체로 바라보게 된다는 점이다. 습관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삶의 중심이 단단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일과 해결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고하는 능력을 기르고, 예기치 않은 시련앞에서도 크게 휘청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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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 중 개인적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두 가지 조언

[감정패턴으로 부터 홀로서기]

심리적 압박이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어른으로 홀로서기 위한 심리적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관찰자 모드' 또는  자신의 감정이나 심리로 부터 '거리두기'의 훈련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의 5 가지 요소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① 상황과 사실 : 누가, 어디서, 무엇을... 주로 객관적인 상황.

② 생각 : 받은 인상, 해석, 기억, 예측, 추측 

③ 감정 : 의심, 불안, 짜증, 슬픔.. 

④ 신체감각 : 체온, 표정, 긴장감, 행동습관 등 

⑤ 행동 충동 : 폭언, 신체적 행동 등..

이러한 요소의 관점에서 자신의 상태를 바라다 보고 심리 습관을 바꾸려는 훈련이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사실"이라고 착각하지 말 것. 그리고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 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에서의 홀로서기]

흔히 사랑이라고 오해하는 세가지 : '희생'을 사랑으로 착각 하는 것. '의존'을 사랑으로 오해하는 것. 그리고 '느낌'을 사랑이라고 오해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오래 함께 하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사이일 수록 거리두기가 필요하고, 사랑에는 상대를 더 자유롭게 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관계 일 수록 첫째,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것. 둘째, 사랑하는 사람을 다 안다고 착각 하지 말 것. 셋째, 사랑할 수록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책, 『음식의 언어』

음식을 단순히 조리법이나 미각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명과 문화의 교류, 시대를 거치면서 변형해 나가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융합 발전하는 측면에서 여러 사례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음식의 언어]라는 책은 훌륭하다.

저자가 책을 통해 전반적으로 보여주고 강조하는 것 처럼, 어떤 문화도 고립된 섬이 아니며, 문화와 민족과 종교 사이의 혼란스럽고 골치 아픈 경계에서, 그리고 인간의 교류속에서 어떤 훌륭한 특성이 창조된다는 점이다. 페르시아에서 출발한 시크바즈가 영국의 국민음식 피쉬앤드칩스로 가는 여정이 이를 충분히 보여 준다. 바빌론의 고대 이슈타르 숭배에서 예고되어,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도들에 의해 발전되었으며, 아랍 무슬림들의 손에서 다시 변형이 되고, 기독교들의 응용을 거쳐 페루의 모체족 요리와 융합되고, 아시아에서는 포르투갈인들에 의해, 영국에서는 유대인들에 의해 전돨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이 모든 시크바즈의 후손들을 전 세계의 번잡한 도시에 가득찬 식당들에서 찾을 수 있다.

혁신은 언제나 작은 틈새에서 발생한다. 음식도 예외가 아니다. 문화의 교차점에서 각 문화가 서로 이웃에게 빌려온 것을 수정하고 더 훌륭하게 만드는 과정을 거쳐 창조된다. 음식의 언어는 이런 장소들 사이를, 고대에서 일어난 문명의 충돌과 현대의 문화 충돌을 들어다 보는 창문이며 인간의 인지, 사회, 진화를 알게 해주는 은밀한 힌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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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다양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식사의 순서에 따라 들려 준다. 처음에는 메뉴 고르기를 다루고, 그 다음에는 선원과 해적 이야기 어울어진 생선 코스를, 그 다음에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음료(펀치)와 건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런 다음 육류 로스트 요리를 이야기하고, 막간에 잠시 스낵과 중독성 강한 식품들을 다룬뒤 디저트로 마감한다.

음식과 관련된 인류 문화와 교류의 이야기 중 몇 가지를 추려 보면 ; 

1. 케첩 : 몇 세기전에 만들어진 케첩의 최초 버전은 오늘날 우리가 먹는 것과는 완전히 딴 판이었다. 케첩은 중국의 푸젠성에서 먹던 발효된 생선소스(젓갈)였다. 14세기에서 18세기 사이 동남아시아 전역의 항구에 정착한 중국 상인들에 의해 중국식 생선 발효법과 음식이 세계 각지로 퍼지게 되었다. 당시 유럽의 무역상들은 케첩을 유럽에 갖고 돌아 갔으며, 그 뒤 400년 동안 이 음식은 서양인들의 입맛에 맞게 변신을 거듭한 끝에 그 원래 재료인 발효 생선은 쓰이지 않게 되었다. 초기의 조리법에서 생선이 빠지고 대신 버섯, 호두, 토마토 등이 쓰이게 된 것이다. 결국 토마토를 더 한 것이 인기를 끌게 되었고, 이것이 이민자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거기에 설탕이 추가 되었다. 그러다가 설탕이 더 많이 추가된 버전이 미국의 국민양념으로 등극하였고, 그런 다음 상품화 되어 다시 홍콩과 세계 전역으로 수출되었다.

2. 영국의 국민 음식인 피쉬앤드칩(Fish & chips) : 피쉬앤드칩은 원래 중동 페르시아의 시크바즈에서 시작되었다. 시크바즈는 16세기 페르시아의 샤(왕)들이 좋아하던 식초와 양파로 만든 새콤달콤한 스튜이었다. 그 음식이 지중해 선원들의 목선으로 넘어가 선원의 음식으로 애용되다 유럽으로 퍼지고, 중세 시대에는 안식일의 데우지 않은 식힌 생선요리로 이어진다. 영국으로 건너간 시크바즈기 오늘날의 피쉬앤드칩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입맛을 돋구고 있는 것이다.

3. 마카롱 : 매커룬, 마카롱, 마카로니는 모두 같은 선조인 달콤한 가루 반죽 음식에서 유래한다. 라우니자즈 라는 이름의 페르시아산 아몬드 반죽 과자가 지중해의 시칠리아와 안달라루시로 전해지고 1500년쯤이면 벌써 이탈리아의 전역에 퍼져, 그곳에서 프랑스로 갔다가 영국까지 갔다. 1800년대 중반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자들은 코코넛을 기반으로 케이크를 만들어(코코넛 매커룬) 미국의 베스트 셀러 과자로 등극했다. 19세기 중반 프랑스에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났는데, 파리의 제빵사 피에르 데스퐁텐이 아몬드 반죽이나 가나슈(초코릿과 생크림으로 만든 크림)를 마카롱 두 개 사이에 넣어 샌드위치 쿠키를 만든 것이다. 이러한 마카롱 파리지앵이 재빨리 대중화 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이다.

4. 터키(Turkey) : 멕시코가 원산지인 터키라는 조류, 즉 칠면조가 어찌하여 지중해 동부에 있는 나라의 이름을 땄을까? 그것은 15, 16세기 포르투갈인들의 비밀주의와 관련이 있다. 포르투갈인들은 자신들이 개척한 아메리카의 식민지에서 찾아낸 금과 향신료와 이국적인 조류의 원천을 다른 나라가 찾지 못하게 막으려는 와중에 터키라는 이름의 맘루크인들이 수이하던 전혀 엉뚱한(하지만 비슷하게 생긴) 새와 혼동하여 멕시코의 칠면조를 "터키" 라는 이름으로 세탁을 한 것이다.

이렇듯 여러 민족이 자신들만의 고유한 보물이거나 한 것처럼 자기것 또는 우리가 원조라고 주장하는 요리들의 유래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우리 모두가 이민자들이라는 사실이다. 어떤 문화든 고립된 섬이 아니며, 문화와 민족과 종교 사이의 혼란스럽고 골치 아픈 경계에서 음식도 변형을 겪고 시대와 지역의 특성들이 가해지면서 또 다시 변화해 나가는 것이다.

Monday, November 11, 2024

책, 『사이코패스와 나르시시스트』 by 김태형

"그를 어떻게든 고쳐보겠다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왜냐하면 현재까지는 모든 임상전문가들이 성인 사이코패스의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으며,,, 헤어가 제시한 여러 사례에 의하면 많은 사이코패스들이 ‘무슨 일을 저지르면 선의의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보호를 받는다’고 한다" - <사이코패스와 나르시시스트>, 김태형 posted at 16:25:32 2024/10/25 사람이란 누구나 변할 수 있고 선해질 수 있다’는 명제를 믿는다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나는 어떤 사람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과대망상을 버려야 한다. "애인이나 배우자로 나르시시스트를 만나는 것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사이코패스와 나르시시스트>, 김태형 posted at 07:44:56 2024/11/07

Saturday, October 26, 2024

2024/10/26 북한산 산보

오늘은 느즈막히 북한산 산보. 효자동에서 숨은벽으로... posted at 10:50:03 

북한산 숨은벽~백운대~형제봉. 약 14km 산보. 백운대는 외국인들이 인증하러 올라가느라 북적북적 & 심한 교통 체증.. 어쩌다 백운대가 외국인들의 관광 성지가 되었는가?🙀 백운대 조금 아래 오리바위에선 어떤 여성 산악인의 500회 등반 및 칠순 축하 행사를 하고 있었다.

Monday, October 14, 2024

친구의 이사 선물

퇴근해서 집에 들어왔더니, 친구가 집들이 선물로 보낸 식탁 배송&설치해 놓았네... 원목에 의자까지,, 좋긴한데 집들이 선물로는 너무 과한 듯🙀👍💞💞 부담감에 눈물난다ㅎ
posted at 20:24:23

Saturday, October 12, 2024

2024/10/12 오대산 비로봉 산보

등산모임에서 100산 완등한 두 친구, 수진&영민 100산 완등 축하 기념 산보 ; 11:30 상원사에서 출발~적멸보궁~비로봉 정상에서 100산 완등 축하 세레모니후 다시 상원사로 원점회귀. 15:40 산행 종료 


Sunday, October 06, 2024

2024/10/05 설악산 공룡능선 산보

등산 모임 친구 7명과 함께 설악산 공룡능선 산보. 10/04 밤 11:40 양재역 출발~새벽 03:20 살악동 신흥사 입구에 도착 소공원 출발~4:30 비선대~7:30 마등령삼거리&아침식사~마등령삼거리~1275봉~신선대~희운각~비선대~16:30 소공원 내려와 근처 식당에서 식사후 17:30 서울로 복귀. 


Thursday, October 03, 2024

2024/10/03 백두대간 라이딩 28_말티재~활목재~밤티재~갈령~비조령~갈목재~말티재

09:50 말티재 입구에서 출발~말티재 정상에 오르니 비가 살포시 내리기 시작
활목재 넘을때쯤 빗방울이 굵어졌다 사그러 졌다 하는 길을 달려, 밤티재 넘어 갈령으로 넘어가니 비가 제법 내려 온몸을 적심. 갈령부터 내내 비쫄닥. 달릴 수록 온몸 부들부들 덜덜🥶🥶 13:15 비조령 지나 갈목터널을 거쳐 다시 말티재 넘어 14:50 라이딩 종료. 오늘 비때문에 추운 하루였다.

2024/10/03 백두대간 라이딩 28_말티재~활목재~밤티재~갈령~비조령~갈목재~말티재 strava.app.link/eU5SWz1poNb 09:50 말티재 입구에서 출발~말티재 정상에 오르니 비가 살포시 내리기 시작, 활목재 넘을때쯤 빗방울이 굵어졌다 사그러 졌다 하는 길을 달려, 밤티재 넘어 갈령으로 넘어가니 비가 제법 내려 온몸을 적심. 갈령부터 내내 비쫄닥. 달릴 수록 온몸 부들부들 덜덜🥶🥶 13:15 비조령 지나 갈목터널을 거쳐 다시 말티재 넘어 14:50 라이딩 종료. 

Tuesday, October 01, 2024

책, 『바깥은 여름』 김애란

소설 『바깥은 여름』에 실려 있는 이야기들은 이별, 상실, 또는 소중한 사람의 죽음과 관계된 이야기이다. 살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상실감과 고통, 슬픔을 견디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린 아이의 죽음을 고스란히 끌어안고 사는 부부, 계곡물에 휩쓸린 제자를 구하려다 죽은 남편을 이해해야 하는 아내, 가족 같은 개가 편하게 죽을 수 있도록 혼자 힘으로 안락사를 준비하는 소년 등...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지나가고 삶은 계속되기 마련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어느 한 순간부터 그저 상실된 시간, 멈춰진 삶일 수 있다.

책의 말미에 실려 있는 작가의 말 ;

"...하지 못한 말과 할 수 없는 말
해선 안 될 말과 해야 할 말은
어느 날 인물이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인물이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말은 무얼까 고민하다
말보다 다른 것을 요하는 시간과 마주한 뒤
멈춰 서는 때가 잦다."

라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때론 아무말도 하지 않고 침묵해야할 필요가 있다' 라는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라는 시의 이미지가 내내 머릿속에서 중첩되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 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 곽재구, <사평역에서> 中

그리고 또 하나의 이미지; 철학자 라이프니츠의 모나드(單子).
각자의 닫힌 세계에 살고 있는 구(球)안의 삶. 우리는 타인의 내면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공감한다고 하나, 그건 온전히 그 사람의 감정이지 타인이 느끼는 감정이나 내면의 고통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다가도, 그것이 감당 가능한 범위를 넘어섰을 때는 고개 돌려 외면해버리는... 혹은 타인을 향해 말은 하지만 자신의 언어로써만 말을 하는, 타인과의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운, 또는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을 찾지 못해서 외로운, 단절되고 고립되어 살아가는 "개인(Individual, 라이프니츠의 단자 Monad)" 의 우화일 수도 있다. 

김애란의 글은 참으로 화.려.하다. 겉치장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말 한마디 마디마다 꽃이 생명을 움트며 피어나듯(華), 말들이 엮어져 마디를 이루며 자라난 사슴의 뿔처럼 우아한 자태를 드러내듯(麗), 마음을 울리며 감동을 자아 낸다.

 * 華 : 피어 있는 한송이의 꽃을 본떠 만든 글자
 * 麗 : 鹿(사슴 록)을 써서 뿔 부분을 강조한 사슴의 모습을 나타낸 글자

* * * * * * * * * *

■ 도서 요약  ■ 


[ 입동 ]

사고로 어린 아이를 잃은 젊은 부부의 부서진 일상.

“풍경이, 계절이, 세상이 우리만 빼고 자전하는 듯한. 점점 그 폭을 좁혀 소용돌이를 만든 뒤 우리 가족을 삼키려는 것처럼 보였다”

갑자기 몰아 닥친, 소중한 아이를 잃어버린 사건의 어느 한 순간에 붙들린 채 죄책감, 무력감, 절망속에서 솓아나는 무수한 생각과 감정들로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고 있을때 하지만 바깥의 시간은 나의 사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흘러가고 세상은 무심한 듯 또 그렇게 돌아간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공감한다고 하나, 그건 온전히 그 사람의 감정이지 고통을 받고 있는 타인의 고통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다가도, 그 고통이 감당 가능한 범위를 넘어섰을 때는 고개 돌려 외면해버리기 일쑤이지 않는가

“자정 넘어 아내가 도배를 하자 했다.” 

어쨋든 살아 남아 있는 이들은 소중한 사람의 상실과 부재의 무게를 이겨내고 살아가야만 한다. 상실은 짧은 순간의 사건이지만 그 사건 이후의 삶은 계속된다. 계속되는 날들은 시간이 되고 또 계절이 된다.


[ 노찬성과 에반 ]

"절벽 아래서 폭발음과 함께 거대한 불길이 치솟았다. 찬성은 갓길 주변을 초조하게 서성였다. 저기, 아직 사람이 있는데. 내가 아는 사람 같은데..." 

사고(?)로 아버지는 떠나고, 어느 지방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일하며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어린 아이 노찬성. 

어느날 고속도로 휴게소에 버려진 늙은 개 한마리를 발견하여 집에 데려온다. 사람하나 건사하는 것도 힘든데 늙은 개를 데려다 키운다는게 말이 되느냐는 할머니의 타박과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이 '책임' 지겠다고 장담을 하여 결국 반려견이자 친구로 같이 살게 된다. 

하지만 늙고 병든 반려견 '에반' 은 오래 가지 못하고 아이 곁을 떠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반려견 '에반'의 죽음을 준비하려는 어린 찬성의 노력과 책임감. 그러나 녹록치 않은 현실의 장벽과 유혹들... 


[ 건너편 ]

헤어지는 연인들; 노량진 학원가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시절부터 함께 해온 연인. 여전히 공시생인 이수와 경찰 공무원이 된 도화.

"그냥 내 안에 있던 어떤 게 사라졌어. 그리고 그걸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거 같아."

헤어지는데 이 말 외에 또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하겠는가?


[ 침묵의 미래 ]

한 언어의 실사용자가 10명 미만인 소멸어 사용자인 경우 언어박물관으로 강제이주 당하여 전시되어 산다는 설정. 

"말을 안 해도 외롭고, 말을 하면 더 외로운 날들이 이어졌다. 그는 자기 삶의 대부분을 온통 말을 그리워하는 데 썼다."

말은 하지만 자신의 언어로써만 말을 하는,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운,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을 찾지 못한, 어찌보면 단절되고 고립되어 살아가는 "개인(Individual, 라이프니츠의 단자 Monad)" 의 우화일 수도 있다. 


[ 풍경의 쓸모 ]

시간이 흐르고 서로 얽히면서 삶이 되고, 현재의 삶은 과거를 불러오고, 또 과거는 현재를 복기한다. 

"‘과거’가 지나가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차오르고 새어나오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나를 지나간 사람, 내가 경험한 시간, 감내한 감정 들이 지금 내 눈빛에 관여하고, 인상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표정의 양식으로, 분위기의 형태로 남아 내장 깊숙한 곳에서 공기처럼 배어 나왔다."

가족에게도, 사회적으로도 더블폴트의 삶을 살게 된 남자 ; 지방 대학의 강사인 정우는 강의를 마치고 함께 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낸 대학교수 대신해서 책임을 지게 된다. 그런데 그 교수는 이후 겉으로 보이는 말과 행동과는 달리 정우의 교수임용에 강하게 반대하게 됨을 옛 은사와의 통화를 통해 듣게 된다.  

가족들을 남겨두고 집을 나가 재혼을 한 아버지. 아버지는 재혼한 여자의 병 때문에 아들에게 손을 빌리기 위해 연락을 취해 온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버지의 연락이 마땅치 않은 정우... 어머니, 와이프와 함께 동남아 여행을 가서 사진을 찍는 순간 들어온 휴대전화의 부고 문자...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 처럼, 서로 엇갈리는 삶들...


[ 가리는 손 ]

십대 무리와 노인과의 실랑이 끝에 아이들이 밀치며 때린 노인이 쓰러지며 죽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 사건의 목격자인 화자의 아들 재이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편견에 둘러싸인다. 

하지만 사건을 담은 영상을 보면 재이는 사건의 가담자가 아니라 목격자이다. 아이를 믿으려는 엄마. 하지만 엄마의 믿음에도 한가닥 의심이 자리하고 있다. 천진하다고만 생각한 아이에게서 뜻밖의 표정을 발견한 순간 엄마는 자신이 모르던 아이의 다른 면을 느끼게 된다. 

그 낯설음, 놀람이라는 것도 어찌보면 엄마가 아이에게 가지고 있던 '내 아이는 착한 아이'라는 편견의 한 면을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다. 자신의 방식대로 아들(타인)을 바라보다가 그 존재의 새로운 모습을 보았을 때 느낄 수 있는 이질감과 간극의 차이.


[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

남편이 사고로 죽은 후 휴대전화의 음성서비스(Siri)와 이야기를 나누는 주인공. 시리에게 고통에 대해, ‘인간에 대해 묻던 주인공이 붙들고 있던 질문은 결국 나를 남겨두고 어떻게 다른 사람을 구하려 자기 삶을 버릴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남겨질 사람은 생각하지 않은 채 계곡에 빠진 제자를 구하기 위해 어떻게 물속에 뛰어들 수 있느냐는 것. 그 원망과 질문 빠져 있는 화자에게 죽은 제자의 누나가 보내온 편지를 받은 후에야 줄곧 외면하려고 했던 어떤 모습과 마주한다. 

"어쩌면 그날, 그 시간, 그곳에선 삶이 죽음에 뛰어든 게 아니라, ‘삶’이 ‘삶’에 뛰어든 게 아니었을까" 라는 이해와 위안. 남편의 제자 지용이 계곡물에 잠겨 죽기 전 손을 내밀어 움켜잡은 건 차가운 물이 아닌 사람의 온기였을 것이다.

책, 『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분량이 상당히 짧은 단편 소설이라 내용이 정말 짧다.

한 여인의 회상 형식으로 이야기 하는 20살 생일날의 기억 ; 도쿄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로 일을 하던 주인공. 20살 생일날 대신 일을 해 주기로 하였던 동료가 일이 생겨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레스토랑에 출근하여 일을 하게 된다. 약간 비가 내리는 날씨. 손님은 별로 없고 그렇게 또 하루가 평범하게 지나가려는 가 싶었는데, 매장의 플로어 매니저가 갑자기 복통이 와서 병원에 가게 되는 상황에서 플로어 매지너로 부터 부탁을 하나 받게 된다. 식당의 주인이 같은 건물 6층에 사는데, 사장은 베일에 가려진 사람으로 플로어 매니저 이외에는 사장의 얼굴을 본 사람이 없었고, 그동안 플로어 매니저가 어김없이 매일 저녁 8시에 사장의 식사수발을 해 왔다. 하지만 그날 매니저가 복통으로 갑자기 택시에 태워져 병원에 가게 되는 바람에 그녀에게 대신 사장의 식사수발을 부탁하게 된 것이다. 정확히 저녁 8시에 604호로 사장의 식사를 가져간 그녀에게, 그날이 그녀의 생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장은 뭐든 소원을 들어 주겠다고 말한다. 딱 한 가지 소원. "소원은 번복할 수 없으니 신중하게 선택하라"며... 그녀는 소원을 빌었지만 그게 어떤 소원인지, 소원이 이루어진 건지, 이루어 졌다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말하지 않는다.

* * * * *

생일 이라는 것. 세상에 태어남과 살아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축하하는 하나의 정기적 이벤트 또는 의식(Ritual) 이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에서 특정하는 20살의 생일날에 대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른 생일도 대체로 마찬가지이고. 어려서는 생일이면 어머니께서 미역국을 끓여 주셨다라는 것 정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특정 생일날의 경험이 삶에서의 큰 사건과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으리라 본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인의 20살 생일날도 그러한 케이스 이겠지.

소설에서는 20살 생일을 맞이한 여인의 생일 소원을 들어 주겠다는 레스토랑 사장의 정체나, 생일을 맞이한 여인이 빌었던 소원의 내용이 무엇이고, 또 그 소원이 이루어진 것인지, 이루어졌다라면 어떻게 이루어진 것 인지에 대해서는 가려 놓아서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하게 한다.  

하지만 소원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언가 대가를 필요로 할 수도 있다.  "소원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소설 속 문장처럼 그 대가라는게 시간일 수도 있다. 과연 시간이라는 대가를 인간이 치루거나 감당할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생일은 내가 기억하고 축하하는 날이라면, 삶이 끝나면 생일 대신 죽은 사람을 추모하고 기리는 제사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2024/10/01 백두대간 라이딩 27_괴산 쌍곡계곡~제수리재~버리미기재~늘재~선유동계곡~제수리재~쌍곡리

후회말고 지금 후진!! 근데, 후진할 수가 없어😹😭  

빗방울 흩날리는 날씨에, 로드 자전거 가져갔는데 중간에 비포장 임도길을 달리다,, 결국 도중에 앞바퀴 펑크🙀😹 다시 원점회귀하기 위해 제수리재 넘어 괴산 쌍곡계곡으로 내려올땐 쌀쌀해서 손가락이 얼럴했음. 라이딩 끝내고 차를 몰아 집에 18:10 경 도착. 집앞 단골 순대국집에서 순대국으로 저녁. 어제도 먹었지만, 언제나 맛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번주 금요일 이사간다하니 사장님 부부 아쉬워 하시며,,, posted at 18:53:28  2024/10/01 백두대간 라이딩 27_괴산 쌍곡계곡~제수리재~버리미기재~늘재~선유동계곡~제수리재~쌍곡리 strava.app.link/5ywCKzN4kNb 09:10 괴산 쌍곡계곡에서 출발~제수리재 넘어 문경으로 향해 버리미기재 지나 상주로..쌍용계곡, 늘재를 넘어 괴산 선유동계곡 거쳐 다시 제수리재로 내려와 원점회귀, 16:00경 라이딩 종료. 약간 빗방울 흩날리는 날씨에 제수리재 넘어 내려올땐 쌀쌀해서 손가락이 얼럴했음.


Saturday, September 28, 2024

2024/09/28 Jangsu Trail Race 38K-P(팔공산)

친구 BK가 38km 달린다하여 서포터즈로,, 07:00 장수종합경기장 출발~장수승마길~와룡자연휴양림~삿갓봉~천상데미샘~팔공산~자고개~신무산~뜬봉샘~수분재~사두봉~논개활공장~마봉산~16:30 장수종합경기장 도착.

Sunday, September 22, 2024

2024/09/22 애기봉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녘땅

김포 애기봉전망대 왔다가 예약을 하지 않으면 15:30 부터 입장 가능하다 하여, 마을 주변의 느티나무 아래에서 가을바람 맞으며 잠시 시다리는 중... posted at 14:58:23  

애기봉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녘땅 posted at 16:33:28   

Monday, September 16, 2024

2024/09/16 백두대간 라이딩 26_남원~여원재~봉화산 복성이재~당재~수분령~장수 싸리재

요즘 도로에서 로드킬 가장 많이 당하는 동물은 뱀인 듯... 특히 어린 뱀. 자전거로 도로를 달릴때 마다 많이 보게 된다. posted at 16:16:59 

여원재. 복성이재. 당재. 수분재. 싸리재. posted at 16:47:45     


2024/09/16 백두대간 라이딩 26_남원~여원재~봉화산 복성이재~당재~장수 수분령~장수 싸리재 strava.app.link/0b0JpjORVMb 아침에 버스로 남원으로 이동, 10:00 여원재 넘어 11:35 봉화산 복성이재 넘어 번암 거쳐 13:00 당재와 수분령 찍고 장수 싸리재 넘어 14:30 고향집에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