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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December 09, 2010

조선시대 사관의 일갈 ; [명종실록] 중

Dec 9 2010 10:45 pm


임금 곁에 붙어서 국사와 임금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하던 사관이 가끔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실록에 남기기도 하였던 모양 ; 임금 니가 정치를 잘 못하니까 백성들이 도적으로 내몰리는 것이다라는… 시쳇말로 이게 모두 “대통령” 너 때문이다라는 정치비판… 임금이 봤다라면 일순위로 즉각 짤릴, ‘좌파’ 국가기록 공무원이었을 듯…

“모이면 도적이고 흩어지면 백성이다”라는 말이 의미 심장하다.

“나라에 선정이 없고 교화가 밝혀지지 않아 재상들의 횡포와 수령들의 포학이 백성들의 살과 뼈를 깍고 기름과 피를 말려 손발 둘 곳이 없고 호소할 곳도 없다. 기한(기근과 추위)이 절박하여 하루도 살기가 어려워 잠시라도 연명하려고 도적이 되었다면, 도적이 된 원인은 정치를 잘못하였기 때문이요, 그들의 죄가 아니다. 어찌 불쌍하지 않은가. 황해도의 도적 임꺽정이 비록 방자하다고 하지만 그들의 무리는 8, 9명에 지나지 않으며, 모이면 도적이고 흩어지면 백성이다….

흉년과 세금으로 백성들이 지쳐 스스로 무너지려고 하는 형편인데, 또 군사를 일으켜 변방에 오래 머무르게 하여 재물을 많이 허비해서 공사의 재정이 모두 고갈되게 하고 거기다가 주장(요즘으로 치면 군 장성)의 횡포와 군졸의 침달을 더 한다면 백성이 어떻게 살겠는가? 이는 백성을 모두 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명종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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