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심리라는 게„, 주변에서 뭔가 비극이 연출되는 것을 보면서 은근히 그 비극에 합당한 종말을 초조하게 기다린다. 그러나 그 기다리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분노하고 엉뚱한 원망을 늘어놓게 된다.
"죽을 뻔한 앙트완 르뮤리에는 다행히 병에서 회복되어 다시 직장에 나가기 시작했고, 그럭저럭 부채도 청산하였다. 이 시련을 겪는 동안 이웃 사람들은 이제 남편이 죽어가고 가구는 팔려 나가고 여편네는 길거리에서 방황하리라는 생각에 은근히 기뻐들 했었다.
하긴 그들도 남과 다름없이 훌륭하고 알뜰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요, 르뮤리에 부부에 대한 아무런 원망도 없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주위에서 소란과 변화와 집주인의 아우성과 집달리와 고열 등 음산한 비극이 연출되는 것을 본 그들은 이 비극에 합당한 종말을 기다리며 초조한 나날을 보낸 것 또한 사실이다.
사람들은 그러나 르뮤리에가 죽지 않은 것을 원망하게 되었다. 모든 것을 망친 것은 그 자였다. 이에 대한 복수로써 그들은 아내를 동정하고 찬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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