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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anuary 03, 2015

[Scrap] Washington Irving, 『립 밴 윙클 Rip Van Winkle』중


집에서 바가지를 긁는 아내에게 길들여진 사나이들은 대체로 밖에 나가면 온순하고 타협적인 사람이 되기 마련이다. 의심할 바 없이, 집안에서 겪는 갖은 종류의 환난이 끓어오르는 용광로와 같은 역할을 하여 그런 사나이들의 기질을 나긋나긋하고 다루기 쉬운 것으로 바꿔 놓았다고 할 수 있다. 집 안에서 아내에게 듣는 한 번의 훈계가 이 세상의 모든 설교와 맞먹는 가치를 지닐 때가 있으니, 참을성을 기르고 오랜 환난을 참는 미덕을 가르치고자 할 때 그러하다. 따라서 입심 사나운 아내란 어느 면에서 보면 상당히 괜찮은 축복으로 생각될 수 도 있으며, 그렇다면 립 밴 윙클은 축복을 삼중으로 받은 사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확실히 그는 마을의 모든 유덕한 아낙네들에게 대단히 인기가 좋은 사나이였다. 마을의 아낙네들은 여자들이 흔히 그렇듯이 온갖 시시한 남의 집안 다툼에 끼어들고, 저녁때 모여 잡담을 하다가 밴 윙클 집안의 다툼이 화제에 오르면 언제나 모든 잘못을 밴 윙클의 아내에게 돌리는 것이었다.

...

집안에서 립을 따르는 오직 하나의 친구는 그의 개 울프 뿐이었는데, 이 개 역시 안주인 앞에서는 립만큼이나 꼼짝 못했다. 밴 윙클 부인은 게으른 면에서 이들은 한통속이라고 여겼고, 주인 양반이 그렇게 자주 옆길로 새는 원인은 바로 울프 때문이라는 듯이 매서운 눈으로 이 개를 쏘아보곤 하였다.

사실 울프는 자랑스러운 개라면 지녀야 할 기백을 모자람 없이 지니고 있는 개로서, 숲 속을 헤매고 다닌 그 어떤 동물과 비교하더라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용맹스러웠다. 그러나 아무리 용맹스러운들 쉴 새 없이 계속되면서 모든 것을 뒤집어 엎는 여인네의 독설을 어찌 감당할 수 있으랴! 집에 들어오는 순간 울프는 기가 죽어 꼬리를 땅에 축 늘어뜨리거나 다리 사이로 말아 넣고서는 도축장에라도 들어선 듯 곁눈으로 안주인의 눈치를 살피면서 슬금슬금 기어들곤 하였다. 그러다가 안주인이 빗자루나 국자라도 조금 휘두르기만 하면 황급히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며 날아가듯이 문 쪽으로 급히 도망치곤 하였다...

http://uquehan.tumblr.com/post/106967151105
January 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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