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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May 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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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세어가며 술잔을 들어 인생을 읊조리던 낭만가객(?)의 노래를 들어보자;

"한잔 먹세 그려, 또 한잔 먹세 그려 
  꽃가지 꺾어 잔 수 세며 무진무진 먹세 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 위에 거적으로 덮어 졸라매고 가거나
  아름답게 꾸민 상여 뒤에 
  많은 사람들이 울며 뒤따르거나
  억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숲에 가기만 하면
  누런 해, 흰 달, 굵은 눈, 소슬바람 불 때 
  누가 한잔 먹자 할까? 
  하물며 무덤 위에서 원숭이가 휘파람 불 때면
  그때사 뉘우친들 무슨 소용 있으리"

송강 정철. 국어책에서 관동별곡, 사미인곡, 장진주사등으로 접해서 대체로 문인으로 알고 있지만,, 실상, 그는 조선 정치사에서 당쟁과 사화라는 과정을 통해 수 많은 사람을 죽이며 잔혹한 피바람을 불러왔던 무자비하고 냉혹한 정치인이었다.

"푸른 잎은 선연하여 맑은 이슬 맺히고
 붉은 석류알 번들번들 맑은 바람에 흔들리네.
 한가로이 하늘의 조화 구경하다가
 가을 기운 찾아와서 술을 깨워주는 구나"

아마도 많은 사람은, 위 詩人은 감성이 풍부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다라고 느낄 것이다. 위의 詩는 연산이 악마적 기행과 광기 속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이며 피를 뿌리던 시절에 쓴 시이다.

詩人 자체에 대한 선입견 없이 시를 읽어 보면 아름다워 보인다. 악마적 살인자도 누구에게는 귀한 자식, 착한 아빠이 듯.. 인간은 기본적으로 다면적 존재인지라,,, 악마적 연산/정철과 詩人 연산/정철은 모순없이 양립 가능하다.

그렇다... 인간은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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