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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26, 2025

카자흐스탄으로 떠나는 친구에게

올해도 말, 아니 자전거 타고 멀리 카자흐스탄으로 떠나는 친구에게 다시 한 번 이백의 시 한편 전한다. posted at 07:33:43 2025/07/22


送友人(송우인) 想周游遠處(상주유원처) 哈萨克斯坦(카자흐스탄) 此地一爲別(차지일위별) 孤蓬萬里征(고봉만리정) 浮雲游子意(부운유자의) 落日故人情(낙일고인정) 揮手自茲去(휘수자자거) 蕭蕭班馬鳴(소소반마명) 이역만리 머나 먼 곳 카자흐스탄을 주유하기 위해 떠나는 그대 오늘 이 땅에서 이별하면 외로운 쑥대처럼 만리를 떠돌지니 뜬구름은 길 떠나는 그대 마음이요 지는 해는 보내는 나의 정이라 손 흔들며 여기를 떠나니 떠나는 말(아니, 자전거)도 히히힝 우는구려...

posted at 07:34:30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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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에서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 친구. 알마티 인근에서 노숙했다고ㅎ.. 나도 함께 가자 했건만, 난 밥벌이 때문에 3주간 휴가를 낼 수가 없어서 친구 혼자 여행 중. posted at 09:53:01 202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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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을 여행중인 친구의 글]


2025/07/25

길가에 앉아 쉬고 있는데 차가 서더니 두 청년이 나를 유심히 바라본다. 흠칫 놀랐는데, 웃으며 다가온다. 한국에서 4년간 일하고 돈을 많이 벌어 큰 집을 짓고 산단다. 차에서 얼음물 한통을 가져와 주며 자기집에 가잔다. 난 캠핑이 좋다며 정중히 거절하고 달리다가 길가대형 마트 앞에서 맥주를 마시는데 차를 세우고 편의점으로 걸어오는 사람의 인종이 다양하다. 몽골계 트루크계, 러시아계, 아리안계 등등... 표정도 다양하다. 호쾌하게 웃으며 악수까지 청하는 트루크계, 엷은 미소로 정감있게 다가오는 몽골계, 무표정하고 인사조차 안하는 러시아계... 러시아남자들은 잘 웃지 않는단다. 유약해 보이기 싫어하고 잘 웃는 남자를 약한 남자 취급하는 상남자 북극곰 형님들....러시아를 여행한 친구의 말에 의하면 그들도 친해지면 그때서야 웃고, 잔정도 많단다. 오랜 세월 노예로 지배당하면서 형성된 문화겠다 싶다.


잘 곳을 찾아야 하는데 마땅치가 않다. 어제 처럼 시끄러운 길가가 아닌 조용한 곳으로 가고 싶어 산으로 올랐다. 다행히 길은 있다. 지독한 업힐이다 ㅠㅠ 끌바를 하며 올라가는데텐트를 칠 땅은 없다. 예감은 좋아서 체력은 한계에 다다랐지만 계속 오르다가 기막힌 곳을찾았다.. 한마디로 대박이다...... 2025/07/26

"우린 형제고, 여긴 너의 집이야" 어제 하루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식당 주인의 호의로 푸짐히 아침을 얻어 먹고 달리는데 집앞에서 수박을 쌓아놓고 파시는 아저씨가 말을 걸더니 들어 오란다. 들어 갔더니 부인과 동생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앉으라더니 밥을 내온다. 마침 배가 고파와서 어찌나 고맙던지 한그릇 먹었는데 빵,과일, 차 등등 계속 권한다. 14살 짜리 그의 동생이 말한다. "우린형제고, 여긴 너의 집이야' 우리 나라에서 이런말을 하는 14살 먹은 얘가 몇 명이나 있을까?? 잘 얻어먹고 또 달리다가 힘이 들어 어느 집 앞에 쉬고 있는데 할머니가 나와서 말을 건다. 그리고 "수박 드실레요" 하며 자기 집으로 들어 오란다. 가서 또 수박을 배터지게 먹었다. 여기 수박 진짜 달고 맛있다. 어찌나 고맙던지.... 이들의 호의를 거절 못하다 보니 늦어져 버렸다. 노숙은 힘들거 같아 호텔을 찾아 봤는데 비싸다. 비싸도 어쩔수 없어 겨우 찾아 갔더니 역시나 무표정의 러시아 남자가 나오더니"여기 비용은 당신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내가 싼 곳을 알려 주겠다"한다. 그리고 그의 딸, 부인까지 나와서 얼마나 자세히 친절히 알려 주는지 감동이다... 그래서 구글지도에도 없는 호텔을 찾아 자게 되었다... "우린 형제고, 여긴 너의 집이야" 가슴이 뜨거워 오랬만에 많이 마시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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