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대부분 인정하고 있는 "가치" 라는 것이 당연히 그러한 것이 아닌 실상은 지난 150년간의 지난한 투쟁과 노력의 결과라는 것….
일례로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에서 요구했던 항목을 훑어 보면, 대부분은 요즘 우리사회에서 합의하고 인정하고 있는 항목들이라는 것이다. 즉 선거권, 교육받을 권리, 건강과 복지에 대한 권리, 아동노동의 금지 등 ;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이지만 프랑스 혁명과 이후의 노동자 혁명 운동이 일던 시기에 이러한 주장들은 지배권력/계급에게는 가공할 공포와 악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것 들이다.
Today's liberal consensus is the result of 150 years of the Leftist workers' struggle and pressure upon the State, it incorporated demands which were 100 or even less years ago dismissed by liberals as horror. As a proof, one should just look at the list of the demands at the end of the Communist Manifesto: apart from 2 or 3 of them (which, of course, are the key one), all others are today part of the consensus (at least the disintegrating Welfare State one): the universal vote, the right to free education, universal healthcare and care for the retired, limitation of child labor...그래서 머리속에서 잊혀진 마르크스(Karl Marx)의 [공산당 선언]을 다시 찾아 보았다.
- Slavoj Zizek, [Repeating Lenin] -
몇 가지 요구사항을 뽑아 보니…
1. 토지소유를 몰수하고 모든 지대를 국가 경비에 충당하는 것 : 현대사회에서 모든 토지의 국가소유, 토지공개념이 완벽히 실행되지는 않지만, 일부에는 적용되고 있고 또 기본적으로 토지에 대한 세금을 국가가 '징수'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인정한다.
2. 고율의 누진세 : 대부분의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다
3. 모든 상속권의 폐지 : 사적 재산의 상속권이 폐지되지 않았지만 세금으로 대신한다.
4. 모든 망명자들과 반역자들의 재산을 몰수하는 것 : 일부는 망명자나 반역자의 힘에 따라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당연히 여기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
5. 국가 자본과 배타적인 독점권을 가진 국립 은행을 통해 국가의 손안에 신용을 집중시키는 것 :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가소유 혹은 중앙은행을 통한 통제를 하고 있다. 그 효과가 금융자본이나 국제 투기꾼에게 유리해서 그렇지만…
6. 운송 수단을 국가의 손안에 집중시키는 것 : 대부분의 사회 인프라는 국가의 소유와 관리, 책임하에 있다. 일부 민간이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완적인 경우이다.
7. 국영 공장의 수와 생산 도구를 늘리고, 공동 계획에 따라 토지를 개간하고 개량하는 것 : 초기에는 국영기업으로 운영하다가 신자유주의로 넘어오면서 민영화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는 국가가 주요 산업에 대한 소유권을 가져왔고 토지에 대한 개량과 관리도 그래왔다. 물론 그 결과가 특정 소수 집단이나 계급 중심으로 운영되었다라는 게 문제지만..
8. 모두에게 똑같은 노동 의무를 부과하고 산업 군대, 특히 농업을 위한 군대를 키워 내는 것 : 현대자본주의의 도덕은 노동이다.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말라는 한국사회의 명언…
9. 농업과 공업의 운영을 결합하고, 도시와 농촌 사이의 차이를 차츰 뿌리 뽑도록 하는 것 : 도농의 차이를 없애기 위해 국가가 정책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물론 그 정도와 수준에 차이가 있지만..
10 모든 아동에 대한 사회적 무상 교육, 오늘날과 같은 아동들의 공장 노동을 폐지하고 교육과 물질적 생산을 결합하는 것 : 아동노동 금지나 의무교육은 기본적인 정책이다.
그러고 보니 마르크스의 주장이 현대적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당연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선언]에서 스스로 밝혔듯이 국가나 경제적 여건에 따라 정책의 수준이 달라 질 수 있겠지만, 큰 맥락에서의 요구사항은 요즘 누구나 인정하는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사회의 가치를 이야기 하고 있다….
이거~ 이거~ 마르크스는 반-민주주의와 반-자본주의의 적(악마)가 아니라, 오히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선지자이자 전도사??로 불러야겠다.
그러나,,, 너무나 어이없는 현실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선언, 요구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
우리의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는 아주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준법정신을 외치느라 산화하였다. 이렇듯 지금 누리는 당연한 권리는 현실에서의 지난하고 뼈저린 투쟁과 논쟁, 합의의 결과이다.
Transferred from NAVER Blog | 2010-05-13 14: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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