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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rch 20, 2020

[시대단상] 바이러스, Covid-19 Pan-demic 에 대한 단상


[雜說/雜생각 I]

1990년대 아프리카에서 발병한 Evola Virus가 서구세계(특히 미국)에 새롭고 낯선 공포로 다가왔을 때, 그 시대의 어느 평론가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야기한 병을(생물/병리/감염학 등의 관점이 아닌,  사회적 질병으로서) "우파"적인 병으로 규정하였다.

아니?!,,, 세상에... 질병에 좌파적 병이 어디 있으며, 우파적인 병이 따로 있겠는가? 

그가 우파적 병이라 칭했던 이유는, 미디어에 의한 공포의 확대, 재생산,,, 불특정 외부 위협으로 부터의 '면역'과 '순수성'의 유지(Body McCarthyism)라는, 벙커주의적인 멘털리티와 반응을 두고 한 말이다.

에이즈, 에볼라, 사스, 조류독감, 신형독감, 메르스, COVID-19,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들. 그 보이지 않는 위협들의 귀환과 습격... 마치, 완전히 죽지 않고 죽일 수도 없는,, 끊임없이 달려드는 좀비와도 같다(그래서 우리는 좀비 영화에 열광하는가?)

감염, 질병, 죽음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과 공포로 인한 심리/정서적 공황은 지극히 당연하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할 지라도, 개인의 건강과 생사에 직면해서는 가히 치명적이고 절망적인 문제로 다가오기에...

그런데, 인간의 실상은 바이러스 그 자체와 싸우기 보단,, 다른 인간과 싸우게 된다는데 그 현실의 어려움이 있다. 

전지구적인 차원에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혐오, 적대, 격리, 통제, 입국금지, 국경봉쇄... Panic & Pan-demic... Pandemic of Panic... 



[雜說/雜생각 II]

인간과 미생물의 투쟁이라는 이미지는 철저한 신학적 이미지이다. 그 이미지 속에서 미생물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산재되어 있는 악(悪), 통제와 박멸의 대상인 것이다.

[박테리아는 인간의 적인가?](존 헤릭, 민음in, 2006) 라는 책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박테리아는 대략 인간 체중의 10퍼센트를 차지한다. 세포를 중심으로 놓고 보면, 인간 몸에 있는 박테리아의 세포수(10^14)는 인간의 세포수 보다 열 배나 많다. 또 유전자를 중심으로 놓고 말하면, 박테리아의 유전자 수는 역시 인간의 유전자 수 보다 열 배가 많다. 따라서 인간은 인간 자신의 몸에서 조차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어쨌든 인간의 신체에는 약 400~1000여 종에 이르는 박테리아들이 살고 있으며, 그것들은 신체 기능에 직간접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미생물의 비중을 생각해 보면, 어디까지가 인간의 신체에 해당하고 어디까지가 미생물에 해당 하는지를 구분 하는게 쉽지 않다..."

영혼이니, 의식이니 하는 것이 인간 신체의 주인이라고 하는 신학자나 철학자들의 입장과는 달리,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 신체의 지배자는 다양한 종류의 유전체들의 집합적 체계라는 점. 그렇다면 박테리아/바이러스 등의 미생물들은 인간 신체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 박테리아가 인간 몸의 주인이지 않을까?

철학자 라이프니쯔의 단자[Monad(e)]는 유물론적 파편이 아니라 신(神)적 총체성(Divine totality) 을 구성하고 있는 뉴런(Neuron)들이다. 하지만, 라이프니쯔의 모나드를 미생물로 등치시키면, 그 창 없는 단자들이 인간적 총체성(Bacterial totality)을 구성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인간적 총체성에 도전하는 바이러스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간의 전장터로서의 인간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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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바이러스의 시대에 화장실 휴지에 집착하는 인간들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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