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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pril 04, 2025

책,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Judith Schalansky 의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상실과 기억에 관한 책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상실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한 인간의 갑작스런 부재와 동시에 남겨진 시신과 주인 잃은 소유물들을 어떻게 다룰지의 문제가 세월이 흐르면서 답변을 요구하고 행동을 유발하였으며 현존하는 것 보다 잃은 것들에 더 가치를 두는 인류의 행동양식은 다양한 방식으로 상실과 부재를 채우려 한다. 

상실과 부재를 채우는 다양한 방식들; 망각, 공허, 상상, 상징, 의례, 기념물 등...

그렇게 기억하고 보존하려는 방편으로서의 아카이브, 박물관, 도서관, 동물원과 자연보호구역들은 어찌보면 관리되는 공동묘지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다. 

작가는 대상의 부재로 인해 생겨나는 갑작스러운 공백과 그 남겨진 유산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사적인 경험뿐만 아니라 인류의 과거와 다양한 문화속에서 폭넓게 관찰한다.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평양의 투아나키 섬, 멸종된 카스피해 호랑이, 신화속의 유니콘, 살아 생전 단 한 채의 건물도 짓지 않고 폐허에만 매달렸던 건축가 피라네시, 복원 불가능한 무르나우의 영화와 유령처럼 맨하튼을 떠도는 그레타 가르보, 단편적 조각만으로만 남아 있는 사포의 싯구들, 포메라니아의 불타버린 성, 마니교의 창시자인 마니의 사라진 교리서들, 한때 그라이프스발트 항구를 교역의 중심지로 만들어 주었찌만 이제는 말라버린 리크 강, 숲속에 자신만의 백과사전을 설치한 외톨박이 남자, 철거된 동독의 공화국궁전, 달과 사랑에 빠져 먼 미래에 달에 살아가고 있는 월면학자의 이야기들은. 작가를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얻고. 각각 한편의 몽타주처럼 어렴풋이 완성된 얼굴을 갖게 된다.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이라는 책 역시 뭔가를 보존하고, 과거를 눈 앞에 되살리고, 잊힌 것을 불러내고, 침묵하는 것을 말하게 하고, 그 상실을 애도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시작되었다라는, 그리고 이 책 역시 언젠가는 소멸이 불가피하리라는 작가의 말을 기억하자.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에는 많은 공백과 생략이 존재한다. 사포의 詩에 대한 작가의 언급처럼, 그 공백과 생략들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환상을 시뮬레이션 하며. "모든 텍스트에,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나 기존의 단어에 투항하지 않는 감정들에, 규정되지 않은 거대한 감정의 왕국을 열어준다".

책,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책의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열쇠장이가 주는 교훈"의 이야기 이다. 

어떤 사람이 열쇠를 챙기지 않은 채 문을 잠가버린 탓에 집에 들어 갈 수가 없었다. 그는 여기 저기 수소문한 끝에 정식 허가를 받은 열쇠공을 불러왔다, 그 열쇠공은 그 사람이 그렇게 열려고 애써도 열지 못한 문을 불과 몇 초 만에 쉽게 열어 주었다. 

"어떻게 이렇게 빠르고 쉽게 문을 여는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가 깜짝 놀라며 감탄을 하자, 열쇠공은 자물쇠는 정직한 사람들을 정직한 상태로 계속 남아 있게 하려고 달아 놓은 장치일 뿐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세상 사람들 중 1퍼센트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로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지요. 또 1퍼센트는 어떻게든 자물쇠를 열어 남의 것을 훔치려 합니다. 나머지 98 퍼센트는 조건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 동안에만 정직한 사람을 남습니다. 이 사람들은 강한 유혹을 느끼면 얼마든지 정직하지 않은 사람 쪽으로 옮겨 갑니다. 당신이 아무리 자물쇠로 문을 꽁꽁 걸어 잠가도 도둑이 털려고 마음 먹는다면 얼마든지 당신 집에 침입할 수 있습니다. 자물쇠는 문이 잠겨 있지 않았을 때 유혹을 느낄 수 있는, 대체로 정직한 사람들의 침입을 막아줄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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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상식 밖의 경제학 Predictably Irrational』 이란 책에서 언급했던 내용 중의 하나 인 "본인의 사소한 부정행위에 관대한 심리"에 대한 심화된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인간은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존재가 아니라 불완전하고 비합리적인 존재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 일련의 심리학 실험들을 통해, 인간 심리와 행동의 비합리성을 확인시켜주는 책이다. 

모든 인간은 욕망을 추구하며 따라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타인의 이익에 반하거나 사회적 공정의 관점에서 어긋나는 부정행위는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부정행위에 대한 저자의 결론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부정행위의 수준을 낮출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도덕적 건강을 개선할 수 있을지 탐구하고, 또 그에 대한 희망적 대안을 찾고자 노력한다. 대안을 찾기 위해서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 안에 그리고 사회 도처에 자리 잡고 있는 부정직함의 실체를 정확하게 바라볼 때 현실적인 해법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사회적 이슈가 된 기업이나 거물급 인사들의 커다란 부정행위 보다는 보통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저지르는 사소한 부정행위에 주목한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부정행위를 저지르지만 특정 경계를 벗어나지 않는 사소한 수준내에서는 부정행위들; 가령, 사무실에 비치된 사무용품을 개인적인 용도로 쓰기 위해 집에 가져간다 라든지, 야근 수당을 더 받기 위해 시간을 부풀린다 라든지, 회사에 청구하는 비용 중에 개인적 용도로 쓴 영수증을 첨부 한다 라든지 하는 행위들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실험과 사례를 들어 들려 준다. 

사람들이 이러한 사소한(?)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심리의 바탕에는 대부분 자신은 꽤 착한 사람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아주 조금씩 부정행위를 저지름으로써 이득을 보면서도 동시에 자기 자신을 합리화 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규모로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는다. 스스로가 나쁜사람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저항감 때문이다. 사소한 부정행위를 저지르되 본인이 생각하는 특정 경계, 기준점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는 언제나 스스로에게 너그럽다. 

이러한 개인적 내면의 윤리적 기준은 그 기준점이 모호하다. 그러므로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주관적인 기준이 아닌 사회적 규범과 윤리적 기준이 요구된다. 개인의 도덕적 각성 장치 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 장치란 무엇인가? 열쇠장이가 주는 교훈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볼 필요가 있다.


관련글 : 『상식 밖의 경제학 Predictably Irrational』 https://uquehan.blogspot.com/2025/02/predictably-irrational.html

Monday, March 17, 2025

책, 『조선잡사』

조선잡(Job)사: 조선시대를 살아간 선조들의 직업과 삶에 대한 이야기. 양반이나 선비 말고 보통사람들이 먹고 살았던 67가지의 직업을 중심으로 그 당시 사람들의 삶을 재구성하고 있다. 

[1부 일하는 여성]에서는 남여구분이 엄격한 조선사회였지만, 삶을 책임지고 살아가야 하는 가난한 여성들의 생존수단인 삯바느질, 신부 도우미이자 주례 역할을 하던 수모, 염색을 하던 염모, 변방 군관의 가사 도우미 방직기, 화장품 판매원, 바닷가에서 삶을 살아가던 해녀(잠녀), 그리고 채소 장수 등 조선시대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 본다. 

[2부 극한직업]에서는 조선의 3D 업종에 종사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흔히 망나니라고 불리는 사형집행인 회자수, 소를 잡고 해체하는 도축업자 백정, 험한 산을 헤매며 약초를 캐는 약초꾼, 사낭꾼인 산척, 호랑이를 잡던 특수부대 착호갑사, 사람을 업어 강을 건네준 월천꾼, 분뇨 처리업자 똥장수(일명 예덕선생), 소방수인 금화군, 연고 없는 시체를 묻어준 매골승 등... 위험하고 힘들고 더러운 일로 모두들 꺼려하지만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을 묵묵히 해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3부 예술의 세계]에서는 조선의 직업적 예능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노래하는 가객, 조선의 대표적 현악기인 해금을 연주하는 맹인 연주자 관현맹, 전국을 유랑하던 사당패, 뛰어난 화술을 밑천으로 삼은 전기수와 재담꾼, 마술공연자 환술사, 원숭이를 데리고 시장이나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던 농후자, 프로 바둑기사인 기객 등 조선의 대중문화와 예능인들이 살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4부 기술자들]에서는 농업위주의 사회인 조선에서 힘든 삶의 무게를 짊어졌던 조선의 기술자들을 다룬다; 조화를 만드는 화장, 헤어 디자이너 가체장, 거울을 가는 마경장, 글씨 새기는 각수, 글을 대신 써주는 서수, 활과 화살을 만드는 궁인, 그릇을 만드는 사기장, 종이를 만드는 지장 등...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각종 전문 기술을 지닌 이들이 사회에서 인정을 받기는 커녕 고된 노역에 도망가거나 일을 잘 할 수록 고생이 심해지기 일쑤였다. 

[5부 불법과 합법 사이]에서는 소매치기 표냥도, 모조품 유통업자 안화상, 남을 속여 이득을 보는 사기꾼 편사, 기생 관리자 조방꾼, 매를 대신 맞는 매품팔이, 군역을 대신해 주는 대립군, 고금리 사채업자 식리인, 위조 화폐 제조범 도주자, 과거 시험 대리꾼 거벽 등 생계를 위해 불법과 합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6부 조선의 전문직]에서는 입주가정교사인 숙사, 수학자이자 회계사인 산원, 외국어 전문가인 역관, 죽은 사람의 사인을 규명하는 오작인, 서민들의 변호사 외지부, 한 집안의 집사인 겸인, 시각 장애인 역술가 판수, 매 사냥꾼이자 사육사인 응사까지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도 그에 값 하는 대우를 받지 못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7부 사농공'상']에서는 상업과 관련된 직업들; 책 거간꾼 책쾌,  책 대여점 세책점, 부동산 중개인 집주름, 우체부인 전인, 운수업 종사자인 차부와 세마꾼, 소금장수 염상, 보따리 장수 보부상 등 재주나 힘, 시간 등 무언가를 '팔아서' 먹고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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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직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읽다가 알게 된 새로운 사실들

1. 조선시대 혼례나 환갑 등에 필요한 물자는 대체로 구매가 아닌 대여 하였다는 사실:  조신시대 신부 도우미 이자 주례역할을 하던 여성의 직업 수모 관련 이야기 중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혼인과 회갑 잔치에 쓰는 병풍, 탁자, 자리, 향촉 따위는 관청에서 빌리고 그 밖의 골동품은 상점에서 빌린다. 머리장식, 가체, 비녀, 떨잠, 귀걸이, 가락지, 보배, 비단, 예복, 스란치마 등 꾸미는 물건은 장파에게 빌린다. 속칭 수모(首母)라고 한다 - 이규경, 「오주연문장전산고」 중". 당시 서민들은 관청과 민간에서 행사에 필요한 물건을 빌려서 잔치를 치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 "백의민족"의 이면: "흰옷은 원래 상복이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상복을 자주 입었다. 팔촌이내 친척이 죽으면 상복을 입었고, 왕실에 상이 있으면 전 국민이 상복을 입어야 했다. 가난한 사람은 대부분 단벌이었다. 경조사에도 입고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는 옷은 흰옷밖에 없다. 그래서 흰옷을 자주 입었다. 나라에서는 흰옷 입는 풍습을 골치 아파 했다. 평상복과 상복의 구분이 없으면 예법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상례에서 흰옷을 입는 당시 풍습과, 백성들은 가난하고 물자가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단벌밖에 없으니 흰옷을 입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3. 채소가 귀했던 조선: "내가 오랬동안 민간에 있으면서 보니, 농가에서는 채소를 전혀 심지 않아 파 한 포기, 부추 한 단도 사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 정약용, 『목민심서』 중".. 조선시대에 아무리 먹을 것이 귀했다지만 채소 정도는 실컷 먹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조선 시대 농부들은 채소를 심지 않았다. 채소를 심을 땅도 없고 재배할 겨를도 없었기 때문이다. 벼농사와 채소농사를 병행하기 어렵고, 또 채소 심을 땅이 있으면 곡식을 심는게 나았기 때문이다. 한양 도성내에서는 원칙적으로 농사를 금했고, 게다가 한양 인근 산은 마구잡이 벌채로 민둥산이 되었으니 산나물 따위가 남아 있을리 만무 했다는 사실.

4. 호환, 호랑이와 관련된 이야기로 아라비안나이트를 쓸 정도로 호랑이 관련 이야기가 많은 호담국 조선: "호랑이 관련한 이야기는 하도 많아 육당 최남선은 호랑이 이야기를 모아 아라비안아이트를 만들 곳은 우리뿐이라며, 우리나라를 호담국이라고 했다". 고종때까지도 서울 인근에서 호랑이가 출몰했다. 1868년 북악산 봉우리에서 세마리, 홍은동에서 두마리 잡았다는 기록도 있다.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사람도 부지기 수라 호랑이를 잡기 위한 특수부대인 착호갑사라는 부대가 설립될 정도였다.

5. 떼돈의 유래: 조선시대 강원도와 충청도에서는 목재를 공물로 바쳤는데 이때 한강 물길로 떼(목재)를 옮기는 일을 했다. 벌목한 소나무등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묶어 뗏목을 만들어 나른 것이다. 물길을 따라 떼를 옮기는 작업은 상당히 위함하고 고난이도의 일이라서 당시 떼꾼들은 뗏목을 옮기면 상당한 보수를 받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떼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이다. 떼를 옮겨 받게 된 떼돈은 조선후기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던 당시 동강에서 한강까지 옮기는 비용으로 군수월급(5월)의 세배이상이었기에 일년에 대여섯번만 옮겨도 60~80원을 벌 수 있으니 그야 말로 대박 기회었던 것이다. 

6. 한반도의 원숭이: 한반도에 서식하지 않은 원숭이가 조선의 길거리나 시장에서 공연을 하게 된 사연. 조선은 명나라와 일본으로 부터 원숭이를 외교선물로 받았는데, 특히 일본은 원숭이를 많이 보내왔다. 원숭이는 사복시에서 맡아 키웠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그 숫자가 크게 늘어 궁중 밖으로 분양하게 되면서 민간에까지 퍼져 나가게 된 것이다. 그런 원숭이를 길들이고 원숭이 공연으로 돈을 버는 농후자라는 직업도 생겨나게 된 것.

7. 조선시대 과거 시험장의 풍경: 조선시대 과거시험 합격은 출세의 지름길이라 당시에도 입시/고시를 위한 생태계가 잘(?) 구축되어 있었다. 조선 후기 과거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은 좋은 자리를 잡아 주는 선접군, 답안지를 대신 작성해 주는 거벽, 작성된 답지를 깔끔하게 필사해 주는 서수 등과 한 팀을 이루어 시험을 치뤘다하니, 그 난맥상이 눈에 훤하다.

책, 『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던 핵심적인 내용을 정리해 본다. 

공감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감정이나 태도를 미러링 하는 것 부터 시작하여 공감능력을 키우고, 상대를 가르치려거나 설득하려는 것이 아닌, 경청과 공감을 통해 관계의 주도권을 잡아 가는 것이 성공적인 인간관계의 출발점이다.

[다툼 없이 부드럽게 상대방의 마을을 허무는 7 가지 자세] 

1. 조건 없는 호의 : "너는 내가 원하는 것과 다르게 행동하지만, 나는 너를 아무런 조건 없이 인정해"
  -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상대방이 할 수 없거나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2. 가치존중 : "나는 너와 네 생각을 존중해"
   - 상대방의 욕구가 나와 전혀 달라도 상대의 욕구를 이해한다.

3. 진정한 관심 : "지금 나는 너에게 진심으로 관심이 있어"
   - 꾸미지 않은 관심과 유대감, '너는 지금 이 순간 나와 관련되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너에게 관심을 가진다"

4. 가치중립 : "나는 주관적으로 네 생각을 판단하지 않아"
   - 주관적으로 상대방의 가치를 판단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5. 지지 : "네가 원한다면 나는 항상 너를 돕고 응원할 거야"
   - 사람은 때때로 우리의 지지를 필요로 한다. 혹시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고 도울 자세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6. 확신과 신뢰 : "우리의 관계는 흔들리지 않고 굳건할 거야"
   - 관계를 의심하거나 신뢰를 깨트리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7. 감정허용하기 : "나는 네가 어떤 감정을 드러내도 이해해"
   - 슬픔, 분노, 불안 또는 실망처럼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해도 상대의 감정을 수용하며 미러링 한다.

그리고 중요한 포인트 ; 공감적인 태도를 내면화하면 아주 첨예한 상황에서도 컨트롤하고 리드하는 것이 가능하다. 제 아무리 심한 모욕도 결국 당신과 어떤 관계를 맺고자 하는 시도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관심이 있지만 관심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방법밖에 모른다고 생각하자. 그들조차 인정을 받고 싶고, 유대감을 느끼고 싶다는 은밀한 소망을 품고 있다. 그 소망을 발견하면 굉장히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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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른 사람을 변화 시킬 수 없다. 단지, 불쾌하게 만들 수 있을 뿐이다"

가장 공감가는 작가의  조언 ;  

[우리가 사람을 받아 들일 땐 그 사람의 결점까지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다. 사람들 대부분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 기준이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며 다양한 사람들에게 똑같이 적용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이유를 열심히 찾아 내려고 애쓴다. 그러면서 성급하게 심리학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좋아 한다. 가령 배우자나 인연이 쌀쌀맞다고 느끼면서 "당신은 분명히 냉정한 부모님 아래서 자랐을 꺼야" 라고 말한다. 제멋대로 판단해버리고 변화 시키려고 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변화 시킬 수 없다. 불쾌하게 만들 수 있을 뿐이다]

책의 제목이 주장하는 바 처럼 "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타인과 나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받아 들이며, 내가 타인과 어떤 관계를, 어떻게 맺어갈 것인가로 무게 중심을 잡아 가는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정도 습관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감정도 훈련을 통해 상당부분 통제 가능하다는 점도 공감 포인트이다.

책, 『세상은 신화로 만들어졌다』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 그리스 신화 ; 신화는 고대 그리스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다. 집에서는 아이들에게 신화를 들려주었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신화를 암송하였다. 부엌에서 쓰이는 다양한 그릇에도 신화 속 장면들이 그려져 있었고 시인과 연설가, 철학자들은 예시를 들거나 중요한 과거 사건을 기록하기 위해서도 신화를 인용하였다. 신화는 매우 심각할 수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우습거나 심지어 역겹도록 외설스러울 수도 있었다. 신화가 다루지 않은 인간의 삶은 없었다. 특히 신화는 종교와 불가분의 관계였다. 신들을 기리기 위한 행사에서 신화의 서사시는 자주 낭송 되었다. 신화 이야기꾼들이 떠들던 신들과 영웅들은 그리스 전역에 있던 성소에서 숭배의 대상이었다. 

현대인들에게 신화가 매력적이고 영감을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불쾌하거나 충격적이거나 심지어 혐오스러울 때도 있을 것이다. 이념은 변화하기 마련이고 이와 함께 젠더 감수성과 정치적 가치, 환경과 인간 관계에 대한 개념도 변한다. 모든 신화가 현대인들이 선호하는 가치와 일치하는 교훈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로마 신화라는 최고의 이야기는 느끼고 생각하고 질문하도록 우리를 도발하고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독특한 힘이 있다. 

저자는 방대한 그리스-로마 신화 속에서 오늘날까지 인류의 사고를 지배하는 강력한 8가지 대표적인 이야기를 추려서 우리에게 들려준다. 하지만 단순히 옛날 신화의 이야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신화가 어떻게 변용되고 차용되었는지, 당대의 삶과 사회 속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각색되어 변화해 왔는지를 좇아간다.

인류 문명을 창조한 파괴적 존재 프로메테우스, 불안과 격정과 파멸의 악녀 메데이아, 비운의 재능과 무모한 열정의 파국을 가져온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이야기, 여성의 초월적 권력을 향한,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여성상의 투영으로서의 아마조네스, 복잡한 인간 심리의 표상으로서의 오이디푸스, 선택과 순위 매기기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파리스, 최고의 힘을 가지고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헤라클레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비애를 보여주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이야기.

8가지의 대표적인 테마를 읽으면서 들었던 개인적 단상들은 다음과 같다. 

1. 프로메테우스의 형벌의 의미는 무엇인가? 단지 인간을 도왔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최고신 Jeus에게 대항한 죄 때문이지 않을까? 신들은 인간에게 관심이 있는게 아니라 신들간의 투쟁이 더 심각한 당면 과제였기 때문에 프로메테우스를 쇠사슬로 묶고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게 하는 형벌을 내린 것이리라.

2. 메데이아와 딸들에게 살해당한 펠리아스 이야기는 배신과 분노, 복수의 감정에 사로잡혀 통제를 벗어난 위험한 여자에 대한 경고. 여리고 착한 여자를 배신하지 마라!

3. 이카로스의 추락을 지켜보는 다이달로스의 고통에 찬 비극적 이미지는 단순히 젊은이의 치기와 무모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카로스가 자신보다는 더 높이 비상하기를 바랐으나 결국은 실패하여 추락하고 만 아들(후배)를 바라봐야만 하는 안타까움과 고통을 느낄 수 있다. 

4.아마조네스 이야기는 단순히 강한 여성에 대한 성적욕망의 표출이라기 보다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우면서도 강한 어머니의 상을 볼 수 있다. 프랑스 혁명 시절을 그린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의 이미지, '공화국 어머니'라는 이미지가 바로 그것이라고 본다.

5.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콤플렉스를 가진 인간이라기 보다는 복잡한 인물, 복잡한 인간 심리를 표상한다.  그의 비극적 운명은 신의 간계에 의한 것일 수 있으나 한편으로 그가 스스로 선택한 운명이기도 하다. 필연/운명 vs. 자유/선택 이라는 인류사의 숙제.

6. 파리스의 심판은 신의 신판자, 품평자라는 인간의 운명. 그러한 신에 대한 평가/심판에 따르는 감당목할 결과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신은 무슨 이유로 인간을 신들의 심판자로 삼았던가? 

7. 슈퍼 영웅 헤라클레스. 하지만 영웅은 결국 비참하게 몰락할 운명이고, 죽음을 당함으로써 신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8. 오르페우스 이야기에서 트라케의 여인들에게 맞아 몸이 갈기갈기 찢겨지고 머리가 참수된 오르페우스의 비참한 죽음은, 저승에서 나올 때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는 유혹에 떨치지 못해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지 못한 죄, 그리고 아내도 살려내지 못했으면서 다른 여성을 거부한 죄의 댓가라고 볼 수 있다. 

위의 8가지 이야기를 포함하여 그리스-로마신화는 대체로 6가지 주요한 주제를 다룬다. 가족, 이질적 존재와의 만남, 사물의 기원, 정치, 선택의 딜레마와 역설, 그리고 인간과 신들 사이의 관계. 무엇보다도 '인간과 신들 사이의 관계'는 모든 그리스 신화 이야기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주제이다. 이는 신화가 단순히 신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인간이 얽힌, 인간에 대한, 인간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러하기 인간이 존재하는 한 신화는 시간이 흘러서도 우리들의 삶과 사회속에서 변주되어 되살아 나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책, 『예정된 전쟁』

다시 돌아온 미국 도널드 트럼프와 중국 시진핑의 제 2라운드 ; 

도널드 트럼프가 내세웠던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라는 슬로건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그러한 슬로건의 저변에는 전 세계 경찰국가로서 패권을 휘둘렀던 옛 미국의 영광스러웠던 날들에 대한 회한, 현실화된 내리막길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한 불안감과 두려움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건 누구나 알고 있듯이 바로 중국의 부상 때문이다. 

어찌보면 트럼프와 시진핑은 동일한 꿈을 꾸고 있는 샴-쌍둥이라 할 수 있다. 트럼프에게 MAGA의 꿈이 있다면, 시진핑에게는 MCGA라는 China Dream이 있다(MCGA: Make China Great Again) 수 천년간 세계의 중심, "中華"의 지위를 누려왔다가 서양 오랑캐에게 굴욕을 당하였던 근현대 굴욕의 세기를 딛고 이제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옛 중화질서를 회복하고자 하는 중국의 꿈. 

그레이엄 앨리슨은 [예정된 전쟁]에서 시진핑과 트럼프의 공통점에 대해 이야기 한다

 - 자기 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공통된 야심에 따라 행동한다
 - 상대국은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데 있어 가장 주요한 방해물로 인식한다
 - 자신의 독특한 리더십 능력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 스스로를 조국 부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 인물로 여긴다
 - 급격한 변화를 요구하는 과제를 천명한다
 - 민족주의적 포퓰리스트들을 자극해서 나라안의 '부패를 척결'하고 자국의 역사적 임무 수행을 방해하려는 상대국의 시도에 정면으로 맞서는 일에 지지를 이끌어 낸다.

인간은 생각처럼 냉철하게 분석적이거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게 아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가 말했듯이 전쟁으로 나아가는 주요한 동인은 '이해관계'에서 오는 "두려움"과 "명예"이다. 새롭게 부상하는 세력이 느끼는 명예/자존심; '내가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마땅히 받아야 할 인정과 존중을 받지 못하고 무시 당하고 있다라는 감정', 그리고 기존 세력이 가지는 상실에 대한 두려움은 너무나 커서 종종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 비합리적인 위험까지 무릅쓰게 만든다.  과연 미국과 중국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뛰어넘는 역사의 포물선을 그릴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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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역사적으로 패권국과 신흥 강국이 부딪칠 경우, 전쟁 확률은 75%.

이 책은 중국에 관한 책이 아니라, 20세기 이후 세계의 경찰이라는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뒤흔들며 새롭운 패권국을 꿈꾸며 부상하는 중국이 미국과 세계 질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기존 패권국인 미국과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간의 갈등과 긴장을 "투키디데스의 함정" 이라는 프레임워크를 통해 고찰하고 파국적 전쟁을 피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개념은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가 살던 고대 그리스 시대에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의 갈등과 전쟁에 관한 글에 서 따온 것이다. 그는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그리스의 두 주요 국가도시를 초토화시켰던 전쟁에 관한 글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전쟁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아테네의 부상과 그에 따라 스파르타에 스며든 두려움 때문이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세력이 지배세력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위협을 해올 때 발생하는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혼란 상황을 지칭하는 말이다. 사실 이런 상황은 어느 영역에서든지 발생한다. 예를 들면 가족관계 안에서도 소년이 청년기를 거치면서 몸집이 자기 형 또는 아버지를 능가할 때 벌어지는 갈등, 고릴라처럼 알파 수컷이 지배하는 종의 세계에서 잠재적 우두머리가 몸집이 점점 커지고 힘도 더 세지면 그 집단의 현재 우두머리와 그 우두머리 자리를 넘보는 도전자 모두 마지막 결전을 치를 태세를 갖춘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기존에 선두를 달리고 있던 기업에 새로운 기술과 사업모델을 가진 경쟁자가 급부상하면 시장을 두고 치열한 혈전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의 국제 질서와 정세를 보면 멀지 않은 미래에 미국과 중국 간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그냥 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훨씬 높다. 저자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불안감에 대해 분석하면서 파국적 결말을 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가능한 열쇠들을 살펴 본다.

1부에서는 중국의 부상에 대해 그 규모와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2부에서는 역사라는 더 큰 화폭에서 최근 미국-중국 관계의 발전이 그려온 모습을 되돌아 본다. 이는 현재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뿐만 아니라 일련의 사건들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그 흐름을 포착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준다. 3부에서는 미국이 세계의 패권국이 되었던 상황과 그 이후의 세계 질서를 운영해온 미국의 행태와 자취를 보면서,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의 "차이나드림"의 궤도와 그 목표를 살펴본다. 4부에서는 전쟁이 꼭 필연적이지는 않다라는 관점과 역사적 사실에서 양측 모두의 핵심적 이익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전략적 단초를 파헤친다. 전쟁으로 가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하려면 역사의 포물선을 구부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Wednesday, February 26, 2025

책, 『상식 밖의 경제학 Predictably Irrational』

"Predictably Irrational" 책의 제목 그대로, 예측가능하게 비합리적/비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인간의 경제행위에 대한 "행동경제학" 관점의 책이다. 

전통 또는 고전경제학에서는 합리적 이성을 가진 인간이라는 경제 행위 주체를 상정하여 경제이론을 전개한다. 즉 인간이란 스스로 내릴 결정에 대해 필요한 모든 정보를 알고 있고, 자신앞에 놓인 여러 선택사항의 가치를 충분히 따져볼수 있고, 각 선택이 미칠 결과를 가늠하는데 인식론적으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한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논리적이며 분별력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류경제학에서는 우리가 간혹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스스로 혹은 시장의 도움을 받아(애덤 스미스가 이야기한 "보이지 않는 손") 그 잘못으로부터 바른 것을 찾아 나간다고 본다. 경제학자들은 구매경향에서 부터 공공정책에 이르기까지 이런 전제를 적용한다. 

그러나 인간은 주류경제학 이론에서 전제하는 것과는 달리, 의사결정에서 그리 이성적이지 못하다. 인류역사에 나타난 여러 시장실패 사례와 일상 경제활동에서 빈번히 나타나는 투기적, 비합리적 경제적 의사결정의 결과들이 그 증거들이다. 다만 인간의 비이성적인 행동이 단순히 우발적이라든가 막연한 그 무엇은 아니다. 인간의 비합리적 행위도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체계적이고 예측가능'하다. 그 '체계적이고 예측가능 하다'는 것은 인간은 특정한 조건이나 환경에서 동일한 행동패턴을 보이면서 똑같은 실수 또는 실패를 반복하기 마련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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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 Behavioral Economics 은 심리학과 경제학을 결부시킨 것으로 경제활동에서 나타나는 비이성적인 모든 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살펴보는 새로운 연구영역이다. 인간의 비이성적인 행동 분석과 이해를 통해 비이성적 의사결정과 행동을 하도록 하는 요인을 명확하게 드러내어, 의사결정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지만 한편으로는 비이성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과학을 포함한 사회과학이 인간을 총체적이고 본질적으로 정의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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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실험결과와 사례를 통해, 비이성적으로 판단되는 경제적 의사결정과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게 끔 교묘하게 유도하는 상대적 비교의 미끼
- 알에서 깨어나 처음 보는 움직이는 생물체를 엄마로 인식하는 새끼거위의 사례를 통한 첫인상, 각인 효과
- Anchoring 이라는, 최초 의사결정(가격결정)의 기준
- 이성을 마비시키는 공짜의 함정
- 경제활동에서 의사결정에 미치는 돈 이외의 또 다른 요소들
- 사회규범과 시장규칙의 차이와 미묘한 균형을 이루기 위한 전략
- 강렬한 충동(예, 성적충동)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현재의 소비에 빠져드는 이유
- 중고품 또는 판매하고자 하는 물건(상품)의 소유자와 구매자간의 대상 물건에 Behavioral Economics대한 가치판단과 이해관계의 차이
- 선택지, 또는 다른 가능성이라는 함정
- 고정관념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 과학적/객관적 진실 vs. 플라시보 효과
- 거짓말 하는 착한 사람들
- 본인의 사소한 부정행위(예, 회사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펜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집으로 가져가는 행위)에 관대한 심리
- 냉장고속에 놓여 있는 맥주캔과 현금 중 맥주캔은 가져가는데 현금은 가져가지 않는 차이

등 돈 또는 경제행위와 관련하여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통념들을 파헤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비이성적인 행동을 어떻게 해석하고, 그러한 예측가능한 비이성적인 행동을 어떻게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에 대해 제시한다.

책, 『쌤통의 심리학 The Joy of Pain: Schadenfreude and the dark side of human nature』

Schadenfreude ; 남의 고통을 보고 고소해하는, 떳떳하지 못한 기쁨을 뜻하는 독일어. 한국의 샘통심리에 상응하는 인간 감정과 행동.

질투와 쌤통심리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라는 것. 인간 심리와 본성의 어두운 측면을 억지로 부정하거나 무시할 수는 없다. 억지로 무시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은 인간 본성의 착한 천사들, 즉, 공감, 연민, 측은지심, 연대라는 인간본성의 또 다른 측면을 긍정하고 그 힘을 키우는 것이다. 

인간의 심리와 본성의 어두운 측면과 밝은 측면을 이해하고, 부정적이고 어두운 측면을 억제하는 능력을 키워 가는 것이 인간다움을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가 가능케 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교육, 윤리, 종교, 사회제도/법 들이 그러한 목적으로 만들어 지고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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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1장과 2장에서 쌤통심리와 개인적 이득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아보고,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상당부분이 남들과의 비교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이야기 한다. 

3장에서는 경쟁과 사회적 비교를 통해 질투를 일으키고 질투가 깊어지면서 열등감과 적개심으로 발전하여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심리적 만족감으로 연결되는 부정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인간심리의 어두운(?) 측면을 짚어 본다. 

한편 4장에서는 이기심과 이타심이라는 인간 본성의 복잡한 이중성을 고찰한다. 

5장과 6장에서는 쌤통 심리를 불러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에 대해 고찰한다. 특히 남의 불행이 자업자득의 결과처럼 보일때, 본인 내적으로는 정의실현의 핑계를 가지고 합리화 하며 통쾌함을 느끼는 '정의'와 이기심, 그리고 (간접적) 복수의 달콤함에 대해 파헤친다. 

7장에서는 미국 텔레비전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사례를 들어 남의 망신을 자신의 즐거움으로 느끼는, 하향비교를 통해 심리적 대리 만족감을 찾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8~9장에서는 질투에 대한 이야기이다. 질투의 원리, 질투와 쌤통심리의 관계, 질투 대상의 불행에서 비롯되는 쌤통심리의 정당화에 대해 알아 본다. 

10장에서는 질투로 바라본, 질투로 인한 아주 추악한 인간 타락의 사례로 반유대주의와 나치의 만행에 대해 고찰한다. 질투가 적대감으로 변하고 적대감이 적극적 행동과 공격적인 실천으로 이어질때 나타는 인간의 악마적 본성과 극단적이고 무자비한 폭력의 정당화를 보게 된다. 

11장에서는 쌤통심리가 인간의 자연스런 본성이라는 점을 인정한다하더라도 그러한 부정적 감정이 일어날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저자는 미국인 답게. 에이브러헴 링컨의 사례를 들어, '인간 본성의 선한 천사'에게로 눈길을 되돌리는 것을 하나의 방법으로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