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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May 31, 2025

책, 『고전의 시작 : 사회과학편』 by 황광우, 홍승기

청소년을 위한 고전 읽기 시리즈, 사회과학편.

저자는 사회과학의 5가지 주제별로 각 5권의 책을 선정하여 소개한다. 

1부에서는 자본주의에 대한 주제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마르크스의 <자본론>,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슘페터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여러 입장을 살펴본다.

2부 정치와 이념에서는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 황종희의 <명이대방록>, 쑨원의 <삼민주의>, 하이에크의 <예종에의 길>을 통해 동서양에 걸쳐 시대나 사상의 차이에 따른 국가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돌아 보게 한다. 

3부 법의 탄생에서는 그로티우스의 <전쟁과 평화의 법>, 베카리아의 <범죄와 형벌>, 예링의 <권리를 위한 투쟁>, 메인의 <고대법>, 켈젠의 <순수법학>에 대해 해설한다.

4부에서는 사회과학의 지평을 넓힌 생각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캉유웨이의 <대동서>, 그람시의 <옥중수고>, 레비스트로스의 <슬픈열대>, 푸코의 <지식의 고고학>을 소개한다. 

5부 내면의 탐색에서는 뒤르켐의 <자살론>, 피아제의 <아동 지능의 근원>, 융의 <심리학과 종교>, 파노프스키의 <시각에술에서의 의미>, 톰슨의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을 통해 연구 대상의 내면을 깊이 있게 관찰함으로써 새로운 학문의 영역을 개척한 다선 편의 글을 소개한다.

*한줄평 : 25권의 책을 소개하다 보니 내용이 취사선택되고 축약되면서 깊이 측면에서는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저자와 책에 얽힌 다양한 관점이나 분석은 애초부터 무리였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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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전의 시작 : 사회과학편』 에서 새롭게 알게된 하나의 책을 고르라면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를 들 수 있다. 아직 브로델의 책을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책 소개를 통해 알게된 브로델의 자본주의에 대한 독특하고 의미있는 관점이 내겐 큰 소득이었다. 

소위 자유주의 경제학이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에서는 자본주의가 자유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움직이며, 독점은 비정상적인 특수 현상이라 본다. 하지만 브로델은 자본주의는 자유로운 경쟁을 바탕으로 하는 투명한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닌, 경쟁이 없는 독점과 패권에 의한 "반(反)시장"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브로델은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구분한다. 그에 따르면 시장경제는 투명한 영역으로 특권을 가진 세력이나 집단이 아니라 시장을 규제하는 법규, 제도, 문화를 지키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영역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경쟁과 규범이 아니라 독점과 힘이 지배하는 곳으로 특정 집단이나 세력이 지배하는 영역이다. 이는 전통적인 통념인 "자본주의=자유시장경제" 라는 등식을 깨트린다. 자본의 본원적 축적과 자본주의의 역사, 그리고 자본주의가 돌아가는 구조를 가만 돌이켜 보면 브로델의 관점이 가히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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