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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February 08, 2012

지식범위의 결정자들...

"세계 인구의 1/3에 달하는 10억의 인구가 『자본론』을 경제학의 복음이라고 맹목적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경제과학의 훈련 없이 어느 누가 고전학파의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받아들일 만한 점이나 그렇지 않은 점에 관해 이치에 닿는 견해를 가질 수 있는가?"(Paul A. Samuelson, 1967) 
"경제과학의 훈련" 없이는 경제학의 복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라는 주장 : 사실 그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자본론』이 경제학의 복음이 아니고 진정한 복음은 따로 있다라는 말이다(그렇다고 개인적으로 자본론이 경제학의 복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대단한 경제과학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언설은 전통적인 지식범위의 결정자 유형이다. 무엇이 지적인 관심사의 적절한 주제이며, 또한 아닌가 하는 문제에 관한 결정자로서의 포지셔닝. 지식사회의 리더 혹은 Agenda Setter의 입장을 정립하는 일이다. 

지적(知的) 주제에 경계를 긋고, 어젠다를 설정하는 일. 그러면서 자신(들)의 관심 범위 이외의 일에는 무지하게 되고 제외 시켜버리는 일 :: 사실 지식인,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그 세계의 리더들이 하는 역할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경제과학의 훈련에 대한 사무엘슨의 주장은 사실 그들만의 리그(해당 학파/계파)에서 만 통용될 뿐이다. 게임의 기술은 게임의 룰이 바뀌면 무용지물....
사무엘슨(그리고 또 그 누구의 유명한 학자들)의 자본주의에 대한 찬사와 2차원의 기하학적 공간에서의 그의 업적 중에서 무언가 그럴듯한 깨달음이나 의미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아니 심지어 그의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지구상의 전체 인구 중에서 (최소한으로 잡아) 2/3라면... 그런 사람들은 경제과학의 은총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인가, 아님 위대한 학자의 이론이 별 볼일 없어서 인가?

- 『마르크스의 가치론』, Isaak Illich Rubin 지음, 함상호 옮김, 이론과 실천, 1989 을 읽다가 드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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