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Sunday, December 08, 2013

인순이의 『비닐장판 위의 딱정벌레』


오늘 저녁 CBS음악FM [오미희의 행복한 동행]에서 흘러나온
인순이의 『비닐장판 위의 딱정벌레』라는 노래,,,
슬픈 우리의 역사와 에레나(순이)들... 그리고 인순이.

인순이가 1987년에 발표한 자전적 앨범 "에레나라 불리운 여인"에 수록된
최성호 작사, 작곡의 『비닐장판 위의 딱정벌레』

이 노래는 『에레나가 된 순이』라는 노래를 리메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위 동영상의 화면중 LP판 나오는 화면을 보면,
첫번째 곡으로 『에레나라 불리운 여자』 라는 노래가 보인다.
아마 이게 『에리나가 된 순이』와 연관된 노래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래는 웹에서 Scrap한 우리들의 에레나와 관련된 글 두편...

> > > > > < < < < < <
[프리즘] 인순이의 '비닐장판 위의 딱정벌레'
안유회/편집국 코디네이터 2011/07/25
탈출구가 보이지 않았던 혼혈의 절망적 상황 딛고 힘차게 노래한 삶의 희망
노래방에 가면 '여긴 있을까' 한 번씩 노래책을 뒤져보는 곡이 있다. 몇 번 찾아서 없으면 없는 것임을 알면서도 버릇처럼 혹시 하며 찾아보게 된다. 꼭 부르자고 그러는 것은 아니다. 잘 부를 자신도 없다. 그저 한때 마음을 빼앗겨 흥얼거렸던 노래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마음 끝에 남아 불현듯 그 흔적을 찾아보고 싶은 것쯤 될까.
그 노래 '비닐장판 위의 딱정벌레'는 아름답다.
"이봐요 에레나 무얼하나. 종일토록 멍하니 앉아 어떤 공상 그리할까. 시집가는 꿈을 꾸나 돈 버는 꿈을 꾸나. 정말 에레나는 바보같아. 오늘 하루 이런 난리. 딱정벌레야 너는 아니. 비닐장판 위의 딱정벌레 하나뿐인 에레나의 친구 외로움도 닮아가네. 외로움이 닮아가면 어느 사이 다가와서 슬픈 에레나를 바라보네 울지마요 이쁜 얼굴 이쁜 화장이 지워져요. 긴 낮이 가면 밤 설레임에 뜬구름 골목마다 사랑을 찾는 외로운 사람들."
이 가사가 스페인 풍의 기타 연주-트로트-재즈 풍으로 이어지는 가락을 타며 인순이의 깊은 목소리에 실려 나오면 노을이 지는 대나무 숲에 바람소리 사각대듯 호젓하기 그지없다.
가수 인순이가 지난 15일 38년 만에 노래 속의 '딱정벌레'를 만났다. 38년전 인순이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혼혈아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던 15세 소녀였다. 주한미군이었던 로널드 루이스는 '동두천 미군부대 근처에서 늘 혼자 앉아 있던' 인순이에게 말을 건네고 위로했다. 인순이가 루이스에게 선물한 조각상에 새겨진 '당신이 없으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는 글귀를 보면 그 때 그의 위로가 얼마나 큰 힘이 되었을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인순이는 성공하고 유명해졌음에도 4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루이스와 만남은 기적"이라 부를 정도로 찾기 어려웠음에도 외롭고 어려웠던 시절 손을 내밀었던 이를 잊지 않았다. 15세와 19세 때 처음 만났던 두 사람은 54세 58세가 되었다. 어둡고 힘 빠지는 소식이 많은 지금 중년이 되어 끌어안은 두 사람의 해후는 노래만큼 감동적이었다. 사진 속의 인순이는 지금 슬퍼도 나중엔 기쁠거라는 살아있는 증거로 소녀처럼 활짝 웃고 있었다.
'비닐장판 위의 딱정벌레'는 1987년 인순이의 솔로 음반 '에레나라 불리운 여인'에 실렸다. 최성호 작사.작곡의 이 곡은 단 한 번만 들으면 가수의 삶이 묵직하게 느껴진다. 묘한 것은 그 나른한 쓸쓸함에도 알 수 없는 힘을 준다는 것이다. 인순이는 음반의 뒷면에 이렇게 적었다. "문을 열어주세요. 속박 구속 편견 질시 증오 위선이라는 어둠침침한 동굴문을 이제는 그만 열어주세요. 에레나는 내 우울한 유년 어두웠고 어려웠던 시절의 자화상이기도 하고 나를 온갖 속박으로부터 의식의 자유로움으로 인도케하는 황금의 열쇠이기도 합니다."
인순이가 어릴 때 혼혈이라는 사실은 아마 탈출구가 보이지 않을 만큼 절망적이었을 것이다. 최근 인순이는 한 인터뷰에서 혼혈이라는 뿌리에 대해 "난 150% 노력해야 80~90%를 알아줬다. 많이 넘어져 보니 어떻게 넘어져야 덜 아픈지 빨리 일어나는지 알겠더라. 이젠 90% 노력하면 120%를 알아준다"고 말했다.
50대 중반까지 현역으로 그것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가수는 많지 않다. 나이가 들면 회고적이 되는 일반적인 경향과 달리 인순이의 노래는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힘차다. 슬픔을 겪은 사람 특유의 뒷심이다. 그래서 더욱 인순이의 삶은 희망을 준다.
출처 :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230323

[추억 엽서-대한민국 60년] <35> 양공주
궁핍이 낳은 에레나… 그들은 우리의 '순이'
표정훈·출판평론가 medius@naver.com 2008/08/22
"같이 잔 남자가 아침에 우리말 들려주기는 당신이 처음이에요. 안녕히 가세요. 다시는 오시지 마세요."
선우휘 원작 영화 '깃발 없는 기수'에서 신문기자 허윤(배우 하명중)이 하룻밤을 보낸 양공주에게 듣는 말이다. 양공주 가명으로 제법 흔했던 에레나는 개인의 가명이 아니라 집단적 기억이자 표상이다. 가수 한정무가 부른 노래를 안다성이 리메이크해 큰 인기를 모은 '에레나가 된 순이.'
그 순이는 "석유 불 등잔 밑에 밤을 새면서 실패 감던 다홍치마 순이", "시집갈 열아홉 살 꿈을 꾸면서 노래하던 순이"였지만 이제는 "그날 밤 극장 앞에서 그 역전 캬바레에서 보았다는 그 소문이 들리는 순이"가 되어 "이름조차 에레나로 달라져 오늘 밤도 파티에서 춤을 춘다." 등잔, 실패, 다홍치마가 캬바레, 에레나, 파티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시대의 우울을 노래한다. 
▲ 일러스트레이션=박광수
양공주, 양색시, 양갈보, 유엔마담 등으로 불리며 미군에게 술과 웃음과 몸을 팔았던 우리의 순이들. 염색한 머리와 높은 만큼 어색한 하이힐에 짙은 화장을 한 에레나가 되어 손가락질과 멸시와 천대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던 우리의 순이들. 이범선 소설 '오발탄'에서 주인공 철호의 여동생 명숙이 보여주듯, 그들 중 많은 이가 가족을 위해 희생하지만 자괴감에 시달리며 가족들과 사실상 유대를 끊고 폐쇄적이며 비극적인 삶을 살아야 했다.
"아침마다 치옥이를 부르러 가면 그때까지도 침대 속에 머리칼을 흩뜨리고 누워 있는 매기 언니와 화장대의 의자에 거북스럽게 몸을 구부리고 앉아 조그만 은빛 가위로 콧수염을 가다듬는 비대한 검둥이를 만났다."
오정희 소설 '중국인 거리'에서 어린 소녀 '나'의 친구 치옥의 언니 매기는 흑인 병사와 살며 아이까지 낳았다. 치옥은 "봄이 되면 매기 언니는 미국에 가게 될 꺼야. 검둥이가 국제결혼을 해 준대"라 말했지만, 매기 언니는 미군 지프 헤드라이트 불빛 속에 반듯이 누워있었다. 술 취한 흑인 병사에 의해 죽임 당한 매기 언니.
6·25 전쟁과 분단 그리고 전후의 궁핍이 낳은 에레나들을 우리는 아직까지도 순이로 받아들이지 않는 듯하다. 할 수만 있다면 기억에서 싹 지워버리고 싶은 아픈 상흔으로 여겨도 그나마 다행 아닌 다행이라 할까. 아픈 상흔이란 그래도 고통으로 인정한다는 뜻일 수 있을 터이니 말이다. 작가 오영수의 '안나의 유서'(1963)가 우리에게 묻는다. "전쟁으로 해서 나는 고아가 됐다. 배가 고팠다. 철든 계집애가 살을 가릴 옷이 없었다. 이것이 내 죄가 될까? 그래서 나는 안나라는 갈보가 됐다. 한 끼 밥을 먹기 위해서 피를 뽑아 팔 듯 나는 내 몸뚱아리를 파먹고 스물여덟을 살아왔다."
출처 : http://issue.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8/25/2008082500185.html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