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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pril 10, 2012

냉정함과 잔인성

원래 폭력이라는 것은 말을 하지 않는 어떤 것이다. 또 말을 한다고 해도 아주 적게 한다. 반면에 성(性)은 거의 말로 표현되지 않는 어떤 것이다. 성적인 수줍음은 생물학적인 두려움과는 무관하다....

폭력과 성이 사드와 마조흐의 경우와 같이 그렇게 극단적이고 풍부한 언어속에서 서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무슨 의미일까? 에로티시즘과 연결된 폭력적인 언어를 어떻게 설명해야할 것인가?

조르쥬 바타이유(Georges Bataille)는 사드의 언어가 근본적으로 피해자의 언어라는 점에서 매우 역설적이라고 말한다. 피해자만이 그 고통을 기록할 수 있으며, 박해자의 입장에서는 필연적으로 기존의 질서와 권력이 제공해 준 위선적인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박해자는 기존의 권위라는 이름하에 그에게 주어진 폭력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권위의 언어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마조흐의 경우 역시, 스스로 박해자이며 동시에 피해자인 그가 박해자의 그 위선적인 언어로 말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마조흐의 언어 또한 사드와 마찬가지로 역설적이라는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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