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침 출근길에 운구 행렬 차량을 보았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죽음에 대한 우리의 의식(儀式, Ritual)도 많은 변화가 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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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상여를 좇아 뛰어 다니던 어린시절의 풍경들이 이제는 현대적인 죽음의 "의식"에 밀려 기억 저편 너머로 사라져 가는것 같다.
병원 장례식장의, 칸막이로 채워진 큐빅의 공간에서 조문을 하고 장례버스로 관을 옮겨 장지로 떠나고 나면 바쁜 일상에서의 망자와 상주에 대한 의례는 "효율적"으로 정리된다.
어릴적 시절의 기억에 남아 있는 죽음의 의식은 느릿한 꽃상여의 움직임과 시끌벅적한 축제의 이미지였다면 오늘날의 죽음의 의식은 운구차의 신속함과 검은색의 우울한 무거움의 이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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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던가? 아마 햇살좋은 어느 봄 오전이었던 것 같다. 조그마한 산골 중학교... 운동장 너머 마을 앞길로 상여 행렬이 지나갔다.
선창자가 요령을 흘들며 구성지게 소리를 메기면 나머지 상여꾼들이 소리를 받는 풍경이 따사로운 햇살을 타고 창문 너머로 부드럽게 흘러 들어왔다...
구슬픈 북망가(北邙哥)가 역설적이게도 따사롭고 평화롭게 느껴지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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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특별히 이벤트화되지 않는 한 일상에서는 사라져버린 이제는 상여를 탈 사람도, 또 상여를 짊어질 사람도 점차 사라져 버린 현실속에서 자꾸만 멀어져가는 기억속의 꽃상여 풍경이 그리워 진다.
| 2007.05.0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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