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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ugust 06, 2012

미완성의 미학 :: "飛割碧山腰"


흰 백로를 유난히 사랑한 고려시대의 시인 강일용„,
백로를 가지고 정말 훌륭한 시를 한 수 짓고 싶었다. 그래서 비만 오면 도롱이를 걸쳐 입고 황소를 타고 개성 시내를 벗어나 천수사라는 절 옆의 시냇가로 갔다. 황소 등에 올라 앉아 비를 쫄딱 맞으면서 백로를 구경하곤 했다. 비가 올때 마다 나가서 백로를 관찰하였지만, 아름다운 詩想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가 백일 만에 갑자기 한 구절을 었었다.

"飛割碧山腰"
푸른산 허리를 가르며 나네…

이 구절을 얻고서 그는 너무도 기뻐서 이렇게 소리쳤다.
"내가 오늘에야 옛 사람이 미처 말하지 못한 것을 비로소 얻었다. 훗날 이 구절을 이어 시를 완성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

- 『정민선생님이 들여주는 한시 이야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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