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30분 양재 출발... 약 4시간에 걸쳐 버스를 타고 정읍에 도착. 대략 10시 30분. 내장사 들어가는 주차장에서 버스를 내려, 점심은 산보 끝내고 먹자라는 요량으로 곧 바로 산으로 직행.
주차장에서 한참을 걸어 공원입구로 들어가는데 입장료 3,000원을 받는다;
[여기에 대한 소회 Tweet :: 유쾌한 까마귀 @nomadic_crow 풍광 좋은 길목에 바리케이트 설치하고 관람료 명목으로 입장료 받으면 꽤 좋은 사업 아이템이네! ; 내장사 입구 입장료 받는거 보고..]
조금 올라가다 보니 좋아하는 김용택 시인의 글이 보인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
잠시 시를 읽고 길을 걸으니 한 무리의 어린이들이 내려온다.
눈이 즐거운 아이들...
내장사를 향해 한참을 걷는데... 하늘이 참 아름답다.
11시 30분. 일주문에 도착.
일주문을 통과하여 내장사로 향하는 길.
내장사들어가는 입구에 도착하니 동네 아저씨들 모여 하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멧뙈지들이 감나무를 드리바더 감을 다 따먹어 버린당게..."
11시 40분. 내장사에 잠시 들러 본다.
"정혜루(定慧樓)" 그리고 경내... 뭐, 그닥 감동은 없다.
내장사를 나와 산쪽으로 길을 걷다 보니 중간중간 나무에 이름표가 붙어 있다. "졸참나무" 졸참나무 보니 나라야마부시코의 오린이 생각나서 트윗 ::
"산에서 졸참나무를 보면, 곧장 졸참나무산으로 간 오린 할멈이 생각난다니깐..."
오후 12시 10분경. 원적계곡을 통과해 원적암쪽에 다다랐다.
원래 여행편지의 공식 루트는 원적계곡-원적암-비자나무숲-벽련암을 거쳐 다시 일주문으로 되돌아오는 코스였는데... 나는 홀로 불출봉(佛出峰)으로 올라 능선을 타고 서래봉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달리고자 마음먹고 원적암에서 불출봉쪽으로 올랐다.
헐~... 불출봉 오르는 길이 쉽지는 않았다. 가파른 경사, 그리고 계단길.
오후 12시 22분. 한참을 오르니 땀이 주루룩, 목도 마르고...가져온 물이 없어 바위틈에 주렁주렁 열린 고드름을 따서 먹으며 잠시 휴식.
옆에 보이는 나무위로 잔설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오후 12시 35분. 불출암지(佛出庵址) :: 고려 광종 26년(쉽게이야기 하자면 서기 975년) 하월선사(河月禪師)가 여기 천연동굴에 암자를 세웠는데 6.25 전쟁때 불타버리고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았다...고 안내판에 적혀 있다.
오후 12시 41분, 드디어 불출봉에 도착.
불출봉에서 본 주변 풍경
다시 내려가서 원래 정해진 산책 코스로 갈까? 하다가... 역시 산은 능선이야 하면서 능선을 타고 서래봉으로 출발. 나무도 하늘도 이~뻐...
서래봉 오르는 길... 고난의 행군.
꼭대기까지 가파른 철 계단. 처음 오를땐 이게 다 인줄 알았다.
왠걸... 제 2탄 대기 중.
이제는 고생 끝이구나 싶었더니... 허걱,,, 씨리즈.
정상까지 쭉~ 철 계단. 진정 고난의 행군 이었다.
다리는 풀리고, 배는 고프고.. 간식거리라도 사올걸 하는 후회.
서래봉에 올라가다 보니
누군가 국순당 막걸리를 마시고는
병과 종이컵을 버리고 도망가버렸네...
오후 1시 30분 경.
서래봉에서 내려다본 내장사와 벽련암의 전경.
서래봉에서 백련암으로 내려가는 길...
쓰러진 나무가 산행길에 아름다운 門을 만들었다.
산보(山步)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
다양한 생명의 양태들; 나무에 기대어 사는 겨우살이/버섯/벌집...
이런게 생명력인가?
두텁게 덮힌 눈 속에서 풀이 자라는 곳에선 생명의 힘으로 차가운 눈을 녹이고 있었다.
처음 출발했던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
오후 2시 55분. 산보(山步)를 마치고 내려와서 늦은 점심 대용으로 해물파전에 막걸리. [여기 막걸리는 (수입산)쌀이 아닌 (수입산)밀가루로 만든 막거리...]
산보마치고 내려와 식당찾아 헤매느라 곶감 하나 사달라는 할머니를 무시하고 그냥 지나쳤는데, 마침 식당에서 해물파전에 막걸리 먹는 도중 밖을 내다보니 그 할머니가 지나 가길래 뛰어나가 불러세우곤 곶감 오천원짜리 한줄 사서 식당안에 들어갔더니... 식당주인 아줌마에게 핀잔 들었다 ; 그 곶감, 한국산도 아니고 맛도 없다고. 사실 내가 보기에도 생김새도 그렇구(시골집에서도 곶감을 만들기에 보면 알 수 있다)... 하나 빼어 맛을 보니 영~ 아니올시다. 식당 아줌마가 고향에서 보내온 올해 곶감이라고 하나 내어와 내게 건네주는데 역시!... 이 맛이야...
사실, 곶감이 목적이 아니라 추운날씨에 떨며 거리를 전전하는 할머니가 안쓰러웠던지라,,,
결국 다시 서울로 오는 버스타기 위해 짐 챙겨 식당을 떠나면서 그 곶감은 잊어버리고 식당에 두고 왔다.
오후 3시 28분.
버스를 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늘빛이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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