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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anuary 15, 2012

2012/01/15 수서역-대모산-구룡산-양재 산보(山步)

늦잠자고 일어나 대충... 도넛과 커피로 점심을 때우고 집앞에서 버스타고 수서역으로... 오후 1시 40분경. 수서역에서 헤매다가 궁마을에서 능선을 타기 시작.

조금 오르다 보니 오르니 벌채로 베어진 나무들이 눈에 많이 띄인다.
나무는 죽어서 숫자를 남기도다.

대모산 방향으로 가는 길목

[로봇 고등학교 560M]; 학교 이름이... 하이퍼리얼리틱.

산보를 하다 만난 쓰러진 나무의 밑둥구리...
나무들이 생각보단 뿌리를 깊게 내리진 않아... 
뿌리깊은 나무는?...

대모산 정상에 이르는 길...
2012년 소망행사를 한듯... 많은 소원 편지들이 철조망에 걸려 있다.

부디 돈 많이 벌어 올해는 꼭 장가 가세요...

산을 가다보면 관리사무소에서 뜬금없는 싯귀들을 전시해 놓는다.

김영랑의 詩. [오매, 단풍 들것네]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이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반가운 단어."장광"; 어린시절이 듣고 쓰던 말로는 '장꽝' ;  감나무 이파리가 가을 바람에 떨어져 내린 곳이 집 마당의 장꽝이다.  이 얼마나 오랜만에 들어보는 옛 단어이던가?

오후 3시. 대모산 정상에서 잠시 서울 시내를 내려다 본다.  날이 흐릿하니 전망도 흐릿하다.


 3시 40분. 대모산 정상을 거쳐 구룡산으로 가는 길. 산보객들이 쌓아 놓은 돌탑을 본다.... 가만 보니 돌탑들 사이에 누군가가 만들어다 놓은 솟대가 보인다. 정성도 대단하다.


오후 4시 30분. 구룡산을 거쳐 양재쪽으로 걸어 KOTRA쪽으로 내려와 양재역쪽으로 걷다가 출출한 김에 찾은 술집."행복가"


 꿍짜짝 꿍짝~ 뽕짝도 흘러나오고, 친절하고 안주로 시킨 9천원짜리 깻닢전도 푸짐하고... 역시 산보(山步)의 궁극 목표는 막걸리...

뜬금없는 소리이 지만... 사실, 산보/산행/여행은 지극히 개인의 주관적인 만족도를 위한 것이다.

가라타니 고진이 [풍경의 발견]에서 <풍경>은 외부 세계에 관심을 갖지 않는 <내면적 인간>에 의해 도착적으로 발견된 것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유사한 말로 "이국적 여행의 경험은 현지인들이 없을 때(안전한 거리를 확보할 때) 일어난다고... 결국 내면적 인간에겐 全 우주(宇宙)가 나의 정신적 갈망(渴望)을 위한 재료로써 봉사할 뿐"이다.

간식도 먹었겠다... 양재 AT센터앞의 술집에서 나와 양재역 방향으로 걸으며 보는 거리의 풍경들....

버스를 기다리는 남녀... 
하지만 그들은 결코 버스를 탈 수 없었다

길거리의 음식점의 나무 장식

커피샵의 바리타스...

양재천의 '해바라기'

퇴근길 버스타고 지나가다 자주 보는 술집/고기집

킹크랩을 삶는 자욱한 수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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