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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December 23, 2012

2012/12/23 선자령(仙子嶺)

매서운 추위가 예상된다는 일기예보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자 동서울버스터미널로 가서 7시 40분 횡계행 버스를 타고 출발. 버스는 약 두시간 반을 달려 장평에 도착했다. 장평에서 오분간 쉬었다가 진부를 거쳐 횡계로... 선자령은 지난 겨울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방문.

성에낀 버스 창문 너머...

횡계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옛 대관령 휴게소로... 택시비는 7,500원 가량 나온다.

대관령휴게소 도착하니 사람들이 제법 많다. 산악회에서 관광버스로 단체 산행을 온 사람들이 대부분. 시간이 10시 30분이 넘어서 아점을 겸해서 먹고 오르자는 생각에 휴게소에서 황태해장국 한 그릇 시켜 먹고 나와 아이젠을 신고 출발. 날씨가 워낙 추워서 바닥이 꽁꽁 얼었다.

산악회 단체 산행객들이 많아, 긴 줄을 형성하면서 이동. 양떼목장방향으로 해서 오르는데 바람도 심하게 불고 칼바람의 메서움이 장난이 아니다. 잠시 서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돌풍에 몸이 휘청할 정도. 얼굴을 때리는 바람이 살을 에는 듯 하다. 약 두어 시간을 오르니 풍력발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대관령 선자령 부근의 풍력 발전기 모습들...



선자령 밑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눈밭에 자리를 깔고 음식을 먹으며 쉬고 있다. 
바람도 거세고 체감 온도도 영하 15도 이하는 될텐테,,, 
그래도 이런 재미로 산보를 하나 보다.


여기에서 조금 오르면 선자령 정상... 
정상에 오를 수록 바람의 강도와 살을 에는 듯한 냉혹함이 더 해 간다.

바람을 헤치며 올라선 선자령(仙子嶺)

선자령 정상에서 바라다본 풍경


선자령 정상에서 찍은 동영상... 

내려오면서 보는 풍력발전기
오늘은 내려오는 방향을 위의 사진에 나온 방향으로 잡았다. 어디로 이어지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길이 잘 나있어서 한번 새로운 곳으로 가보자라는 생각에 길을 잡았다.

가다보니 중간에 보현사라는 쪽으로 빠지는 내리막길이 있어서 내려가는데 경사가 장난이 아니었다. 1시간을 넘게 내려오다 보니 보현사라는 절이 보인다.

보현사에 도착해 시간을 보려고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폰을 꺼냈더니 폰에서 경고문이 뜬다. "쿨~다운" 시키라고... 날이 너무 추워서 폰이 얼어서 제대로 작동을 못 한 것. 쿨다운이 아니라 웜업(Warm-up)이 필요해.


보현사에서 버스타는 곳을 찾기 위해 큰길을 따라 무작정 걸었다. 걷고 또 걷고... 좀 걷다보니 마을 아주머니들이 걸어 오길래 강릉시내가는 버스가 있냐고 했더니 2시10분 차는 이미 떠났고 다음 버스는 4시 10분에 있다고... 4~5km 좀더 걸어가면 성산이라는 곳에 가면 버스가 있다고 해서 추위에 떨면서 버스를 기다리기도 뭐 해서 할 수 없이 터벅터벅 걷기로 했다.

길을 걷다 마주친 소나무. 멋있게 자랐다.
 
여기 마을엔 당집과 당나무가 있네...
조금 더 내려와서 아랫마을을 지나는데,,, 
여기도 소나무 숲에 당집이 있다.
요즘 당집이 있는 걸 못 봤는데 여기엔 마을 마다 있는 듯...
 
한 참을 걸어 길을 가다 보니 어느 집에서 키우는 염소인지 나를 빤히 바라다 본다. 추운 겨울 아스팔트 길을 타박타박 걷고 있는 내가 신기했나 보다.

염소가 있는 집의 앞을 지나니 건물의 입구 바위에 "삶의 근원을 생각하고 곧게 행한다"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염소가 사는 건물이 무슨 교회인 것 같은데,,, 통심원(한자로 크게 쓰여 있고, 성산혜주교회라고 한글로 조그맣게 쓰여져 있다)

추위와 피곤함에 두어 시간을 걸어 겨우 성산면에 도착.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좀처럼 차는 오질 않아 오들오들 추위에 떨며 기진맥진. 손은 얼어서 무감각해지고... 겨우겨우 시내버스타고 강릉 시내로 가서 17시30분 강릉발 서울행 버스를 타고 집으로 귀환. 오늘 같은 날은 고생, 고생, 쌩고생... 따땃한 아랫목이 절실하게 생각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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