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맞이하야 雜說 하나 ;
철학자 니체(Nietzsche)를 이야기 하면 보통은 반기독교주의 철학자로 인식되는 듯 하다. 사실 Nietzsche에 대한 평가는 너무나 다양해서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니체는 어떤 면에서 보면 오히려 그리스도에 대한 호교론(護敎論)자가 아닌가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니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중적(?) 글귀 ; "신은 죽었다", 여기에 달리는 댓글들; "그러는 니체 너도 죽었다"... 그런데 여기서 "신의 죽음"이라 함은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임으로서 상징되는, 인간에 의한 신의 타살을 의미하지 않을까?
[선악의 저편], [도덕의 계보], [우상의 황혼] [Anti-Christ] 등 많은 니체의 저작 중에서 가장 친숙하고 널리 읽히는게 아마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책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보면, 이것은 마치 예수가 광야에서 깨달음을 얻고 산상수훈을 하는 모습을 그리는 듯한(혹은 붓다가 보리수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고 대중에게 설법을 하는 모습을 그리는 듯한) 이미지이다. 그 자체의 내밀한 내용에서는 Zarathustra(배화교에서 이름을 따오긴 했지만)가 적그리스도 라든가, 예수 그리스도를 대체하는 또 다른 초인(Superman)은 아니다.
니체의 저작들이 Anti-Christ적인 요소를 가졌다 함은,,, 그게 예수그리스도 자체를 향한게 아니라 오히려 기독교(예수 자체가 아닌, 예수 사후에 조직화된 교회, 교부/성직자, 그들의 종교철학, 종교권력 등의 총체로서의 기독교 정신)에 대한 비판이었기에... 그런 이미지가 굳혀질 수도 있다. 이미 오래전에 죽은자에 대한 비판보다는 현재 권력을 쥔자에 대한 비판이 더더욱 직접적인 반응이 온다.
그런측면에서 보면 니체는 그리스도라는 종교(교회)에 대한 비판자였을 수는 있어도, 예수 그리스도 자체에 대한 비판자, 반대자는 아니다.
그러나 니체가 주장하듯 기독교 종교/교회체계를 비판하고 원형(源形)으로서의 예수, 본원적 예수정신으로의 복귀를 주장하는 순간, 또 다시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 원형(源形)이라는 것, 본연의 예수정신이라는 것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면서 -마치 예수 사후의 기독교 역사처럼- 그가 비판하던 기독교 역사의 도돌이표를 그릴 수 밖에 없는 운명. 예수정신(혹은 神의 본원적인 진리의 말씀)은 그들에게 하나의 이데아(IDEA)가 되고 서로 자기 것이 정통임을 주장하는 혈전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 유대교 vs. 가톨릭(구교) vs. 프로테스탄트(신교) vs. 이슬람 등등... 그리고 그 하부의 무수한 교단간의 싸움이 예수 사후 이천년간 인류/종교역사를 피로 물들여 왔듯이.
니체는 염세주의자이다. 현재를 부정하고 부질없는 이데아를 찾아가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다시 돌리고자 하는... ; 지금의 교회(들)가 진정한 교회라고 믿으면 나름 마음의 평온을 얻을 텐데,,, 그에게도 뭔지 모를 “마음속의 가시”가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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