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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March 09, 2013

배설과 배설물, 배설의식, 그리고 위생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


[화장실의 역사], 야콥 블루메, 박정미 옮김, 이룸, 2005.

[똥의 역사 History of Shit], Dominique Laporte, English Trns. MIT Press, 2002

[똥의 역사]는 약간은 철학적이고 특히나 영문으로 되어 있어서 가독성이 쉽지 않았는데, 
[화장실의 역사]는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고 무엇보다도 한글 번역본이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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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배설물(똥/오줌)처럼 신성성과 악마적 혐오성이라는 양극단을 오가는 존재는 흔치 않은 듯.


몇 구절 스크랩.

"성찬식에 쓰이는 빵과 포도주가 상징하는 그리스도의 육신이 영원한 것이라고 하지만, 소화되어 똥과 오줌으로 배설된다면, 의심이 가는 불멸성 사이의 모순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는 중세 교부철학자들의 심각한 고민거리이자 논쟁의 주제였다"
 
"고대 로마에는 주인의 뒤를 닦아주는 노예가 있었는데, 노예는 소금물과 한쪽 끝에 해면이 붙어 있는 막대기를 이용해 능숙한 테크닉으로 주인의 뒤를 닦아 주었다고 한다. 

세네카의 기록에 의하면, 그 테크닉 때문에 후세에 전해 줄 가치가 있던 한 노예는 그 막대기를 목 안으로 깊숙히 밀어 넣어 해면에 질식함으로써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고... "

"자신의 엉덩이를 무엇으로 어떤 방법으로 깨끗이 닦을 것인가,,, ;  물, 로마인의 소금물과 해면이 달린 막대기,  손가락,  낙엽이나 건초,  지푸라기, 새끼줄,  옥수수 이삭,  러시아 표트르 대제가 애용하던 방금 도살되어 꿈틀거리는 거위의 모가지,  마늘조각, 진흙 덩어리, 아마천조각, 레이스 달린 손수건, 신문지, 종이, 화장지 등등..."

"루이15세의 애첩 뒤바리가 뒤를 닦을 때 레이스 달린 손수건을 애용한 것이 프랑스 혁명의 발단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는 설,,, 그런 행동은 너무나도 퇴폐적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최초에 상품화된 화장지는 참으로 이상한 물건 이었다... 1857년 미국에서 화장지가 첫선을 보였는데, 조지프 가예티라는 사업가가 낱장 종이를 작은 상자에 담아 미국 시장에 내 놓은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화장실에서 인쇄되지 않은 종이를 사용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게다가 따로 돈을 내고 그 종이를 사야 한다니? 뿐만아니라 지금까지 사용한 신문이나 광고 선전물, 카달로그 등은 화장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도록 읽을거리를 제공해 주지 않았던가? 그러다가 1879년에 와서야 영국에서 월터 알콕이라는 사람이 화장지를 다시 세상에 내놓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절취선을 내어 한 장씩 간편하게 뜯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두루마리 화장지였다. 하지만 빅토리아 시대였던 그 당시에 말하기 민망한 곳에 사용되는 제품을 광고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알콕의 두루마리 화장지가 세간에 알려지기까지는 약 10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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