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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arch 24, 2013

힌두교인들의 암소숭배 vs. 한국(서구)의 애완동물숭배 문화


원래 책에서 이야기하는 맥락은 좀 다른데„, 힌두교의 암소숭배라는 것과 현대의 애완동물숭배라는 것에 대한 묘한 교차가 있다.

암소숭배는 단순히 종교적인 측면보다는 인도사회의 사회경제적 생산관계와 맞물려 있었지만, 애완동물숭배 문화는 또다른 측면에서 고려해 봐야 할 듯.

어쨌든 애완동물숭배문화라는 것도 결국은 비즈니스의 산물이지 않을까? ‘시장’관점의 애완동물산업이라는 측면과 개별 인간의 심리적 안정 도모를 통한 인간노동력의 재생산을 위한 방편이란 관점에서 볼 때 그 유효성이 있다?

암튼 아래의 텍스트에서 "암소"를 "애완견"등의 다른 동물로 바꿔서 읽으면, 서구관점에서의 인도의 암소숭배에 대한 비판이 사실은 자기 자신들의 ‘무익하고 비경제적인 수 많은 잉여동물’, 애완동물숭배문화에 대한 비판으로 딱 들어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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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인들은 암소를 받들어 모실 만큼 숭배한다… 여러 전문가들이 연구한 바에 의하면, 인도인들이 굶주리고 가난하게 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암소숭배의 전통 때문이라고 한다. 유럽에서 교육받은 농경학자들은 암소 도살 금기 때문에 ‘아무 쓸모 없는’ 1천만 마리의 동물들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한 암소숭배 전통이 농업능률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까닭은 그 ‘아무 쓸모도 없는’ 동물들은 우유도 고기도 공급하지 못하면서 유용한 가축 및 굶주린 인간들과 식량 그리고 땅을 가지고 경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1959년 포드재단이 후원한 어느 연구보고서는 인도의 가축 가운데 거의 절반 가량은 식량공급면에서 전혀 쓸모 없는 존재들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펜실베니아 대학의 한 경제학자는 1971년 인도에서 3천만 마리의 비생산적인 암소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인도에는 무익하고 비경제적인 수많은 잉여동물들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는 비합리적인 힌두교 교리에 말미암은 것이라고 예측 할 수 있다. 델리, 켈커타, 마드라스, 봄베이 등 인도의 여러 도시를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방자하게 거리를 누비고 다는 길 잃은 소떼를 보고 깜짝 놀랄 것이다. 이 동물들은 거리를 방황하며 시장에 진열되어 있는 상품들을 보이는 대로 먹어 치우고, 남의 정원을 부수고 들어가고, 아무 데서나 되는 대로 배설을 하고, 복잡한 네거리 한 가운데 서서 새김질을 하여 교통을 혼잡하게 한다. 교외에는 이런 소들이 간선도로의 기슭에 모여 어슬렁거리고, 철길 위를 게으르게 돌아다니며 시간을 허송한다.

암소숭배는 여러 면에서 인간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정부기관은 마르고 여윈 암소를 무료로 기숙시키는 시설(소 양로원)을 운영한다. 마드라스에서는 경찰이 병들고 길 잃은 암소들을 모아 치료하여 경찰서 옆에 마련된 작은 목장에 방목시킨다. 농부들은 암소를 한 가족같이 생각하여 화환을 걸여주고 술로 장식시키며, 소가 아프면 낫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송아지가 태어나면 이웃과 사제를 초청해 자축을 한다. 인도내의 모든 지방의 힌두교인들은, 살찐 몸을 가진 힌 암소의 모습에 얼굴은 보석으로 단장한, 아름다운 처녀의 모습을 한 초상화가 담긴 달력을 벽에 건다. 이 반인반우半人半牛의 여신들의 유방에서는 우유가 흘러나온다.

- 『문화의 수수께끼 Cows, Pigs, Ward and Witches : The Riddles of Culture』, Marvin Harries, 1975, 박종렬옮김, 한길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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