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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November 14, 2013
[Scrap] 제왕 맥주
커피에 대한 책, 하인리히 E. 야콥의 『커피의 역사 Coffee: The Epic of a Commodity』라는 책에서는 커피의 경쟁자, 와인과 맥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래는 맥주에 대한 이야기 중 일부 Scrap.
"북부 독일에서 맥주가 위세를 떨치게 된 것은 비교적 근래의 일로 그 역사가 250년을 넘지 않는다. 더구나 맥주가 배타적으로 독점한 시기를 이야기하면 그 기간은 더 짧아진다... '제왕 맥주'는 중세가 막을 내리때까지도, 북부에서 시작한 그 세력을 남부 독일로는 확산시키지 못했다.
5세기에 걸치는 동안 제왕 맥주가 처음으로 왕위에 오른 것은 북해의 안개 속에 번성한 도시(함부르크)에서 였다. 맥주는 함부르크의 부를 이룬 주요한 자원 가운데 하나였다... 한세기 전, 메카에서 전해진 커피가 오스만제국을 정복하는 동안 맥주는 함부르크를 기점으로 네덜란드와 유틀란드 반도, 스웨덴, 그리고 러시아로 세력을 넓혀 나갔다. 함부르크의 화물선들은 스카게리크와 카테가트 해협을 통과하여, 사운드 해협과 벨트 해협의 바닷길을 헤치며 맥주를 실어 날았다. 그들은 맥주와 함께 또 다른 일용품들을 잔뜩 싣고 있었는데, 이것들 또한 맥주와 잘 어울리는 것들로, 갈증을 배가시키는 소금에 절인 청어 같은 것들이었다. 함부르크의 화물선이 도착하는 항구에서는 어김없이 흥청망청 맥주와 청어의 향연이 벌어졌다. 갈증난 목구멍은 함부르크의 맥주로만 해갈이 되었다.
(14세기) 북유럽에서는 취하도록 과하게 술을 마시는 풍조가 만연했다. 전투용 도끼와 검으로 무장한 비틀거리는 거인 맥주는 거침없이 바다를 누비고 다녔다. 바이킹들은 항해 중 빙하를 만나면 맥주를 마셔서 온기를 유지하였다. 그들의 항해는 물뿐만 아니라 맥주로 흠씬 젖은 항해였다. 그들이 가는 곳에는 항상 맥아로 주조된 술 냄새가 진동하였다. 그들의 턱수염은 맥주에 절었고, 큰 술잔은 금새 맥주로 다시 채워졌으며, 맥주 통의 마개는 닫힐 새가 없었다.
북서부 일대와 북동부 일대 전역이 거대한 맥주창고가 되었다. 당대 사람들의 눈과 혈관 그리고 감각은 맥주에 절어 있었다. 맥주가 그들의 간장, 목소리, 심장을 틀어막고 있었다. 그들은 맥주 속에서 사고하고, 느끼고 판단했다. 함부르크가 덴마크를 상대로 벌인 전쟁에 소요된 예산의 상당 부분을 맥주가 차지했다. 슈트랄준트에서 군대와 해상전투 병력에 보급한 식량의 3분의 2가 맥주에 할당되었고, 뤼베크 해전에서 소요된 2640마르크 중 1140마르크가 맥주에 쓰였다. 한자동맹의 회계기록을 보면 20명의 선원이 평균 57갤런 상당의 맥주를 마신 것으로 되어 있고, 또 다른 기록 1400년대 1200명을 대상으로 함부르크의 직업조사에 따르면 460명이 주조업자였으며, 100명 이상이 맥주판매업에 종사하고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말하자면 당시 직업인 중 45퍼센트가 맥주산업에 종사하고 있었던 셈이다...
맥주소비가 정점에 이르렀던 15, 16, 17 세기에는 지금처럼 맥주를 대중식당이나 주점에서 마시지 않고 집에서만 마셨다. 그런데 여기에 위험성이 있다. 즉 만드는 곳에서 마신다는 점이다. 시민으로서의 자유와 권리를 누렸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필요에 따라 맥주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원하면 언제, 어디서든 맥주를 마실 수..."
- 출처 : 『커피의 역사 Coffee: The Epic of a Commodity』 by Heinrich Eduard Jacob, 박은영옮김, 우물이 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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