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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November 05, 2013

[Scrap] 조선의 조랑말

다른 글(링크)에서 이야기 했던 1900년대 초 우리나라에 감리교 선교사로 와서 활동했던 미네르바 구타펠(Minerva L. Guthapfel)의 책에 조선의 조랑말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말을 좀 봐!"라고 너는 말하겠지. 그건 말이 아니란다. 그건 조선종의 작은 조랑말이야. 모두 약간은 사나워. 저 말은 등에다 나뭇짐을 졌구나. 누군가의 땔감이겠지. 가난한 사람들은 통나무 대신에 나뭇가지를 땐단다. 통나무는 비싸니까. 조선의 조랑말은 아주 재미있어. 조선에서 결코 "개종"하지 않을 존재가 있다면 그건 조선 조랑말일거라는 생각이 들어. 다른 조랑말이 모두 그렇듯이 이 말은 더럽지. 그런데 조선의 조랑말이 갑자기 깨끗한 몸이 되기를 결심하는 방법은 아주 흥미로워. 몸을 씻으려는 조랑말의 노력은 대개 조랑말이 선교사의 식량과 침구를 등에 실었거나 긴 시골여행을 하기 위해 선교사가 등에 탔을 때, 그리고 앞에 개울이 보일 때 시작되지. 조선에는 개울을 건너는 다리가 거의 없어서 조랑말은 반대편 둑까지 개울물을 조심스럽게 헤치고 건너라는 명령을 받게 되지. 그런데 바로 그때 목욕하고 싶다는 욕망이 대개 조랑말을 자극하게 돼. 조랑말이 물에 드러누우면서 짐을 던져 버리거나 모험심 많은 선교사를 떨어 뜨려버린 후, 일어나서 그나마 등에 남아 있는 짐을 흘리면서 적어도 1마일은 달려 도망치는 것은 정말 놀라운 재주야...
아, 여기 편자를 새로 신는 조랑말이 있네. 알다시피 조랑말은 사방에서 묶어야 돼. 머리를 묶고, 꼬리는 한쪽 다리에 묶고, 다리는 각각 네 개의 기둥에 따로 묶어야 돼. 그리고 남자 두명이 또 조랑말을 붙잡아야 돼. 조랑말은 새 편자를 신는 걸 좋아하지 않아. 조심하지 않으면 저 조랑말이 이것도 거뜬히 거부하고 말 거야.
- [경성에서 온 편지] 『The Happiest Girl in Korea & Other Stories From The Land of Morning Clam』 by Minerva L. Guthapfel, 1911, 『조선의 소녀 옥분이 - 선교사 구타펠이 만난 아름다운 영혼들』, 살림

조선의 조랑말이 성질 더러운것으로 묘사되어 있어서, 인터넷에서 조랑말에 대해 검색을 해 보았다.

조랑말 : 조랑말은 성질이 온순하여 훈련시키기기 쉽다. 여가를 위한 승마용으로 이용되고, 작은 사륜 마차도 끌 수 있다. 다른 종류의 말보다 오래 산다(출처 :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wiki/%EC%A1%B0%EB%9E%91%EB%A7%90)

제주의 제주마(천연기념물 제 347 호) : 제주마는 흔히 제주도 조랑말이라고 하며, 키가 작아서 과실나무 밑을 지날 수 있는 말이라는 뜻의 ‘과하마(果下馬)’또는 ‘토마(土馬)’라고도 한다. 키가 암컷 117㎝, 수컷 115㎝ 정도인 중간 체구의 말로, 성격이 온순하고 체질이 건강하여 병에 대한 저항력과 생존력이 강하다. 털색은 밤색이 가장 많고 적갈색, 회색, 흑색 등의 순서이다. 이 말은 앞쪽이 낮고 뒤쪽이 높으며 몸길이가 긴 독특한 체형으로 다른 말들보다 뚜렷하게 작다. 제주도에서 말을 기르게 된 것은 고려 원종 때 원나라에서 제주도에 목장을 설치하고, 충렬왕 2년(1276)에 몽고말 160마리를 들여오면서부터라고 한다. 제주도의 제주마는 농경문화에 크게 기여해서 한때는 2만여 마리에 달했으나, 시대의 변천에 따라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혈통 및 종 보존을 위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게 되었다. (출처 : http://nm.nktech.net/cont/natural_v.jsp?nat_id=NM-SK347&nation=S)


여기에서 보이는 조랑말은 20세기 초 외국인이 묘사한 조선의 조랑말과는 다르게, 성질이 온순하여 훈련시키기 쉬운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런데 다른 글을 검색하다 보니 『아빠늑대의 음흉한 둥지』라는 블로그의 [편자 이야기에 대한 보충 역사] by 아빠늑대 http://idealist.egloos.com/5451614 라는 글에서 조선 조랑말의 성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왜 조선에서는 말을 꽁꽁 묶어 편자를 박았는가에 대한 힌트도 봤는데,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선의 말은 "성깔이 더러워서" 였답니다. 조선의 조랑말은 작은 크기이나 짐을 70~100kg을 짊어지고 산길 50km 정도를 갈 만큼 튼튼했다고 하는데 문제는 성질이 사나워서 다루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서양인들의 기록에 따르면 조선의 조랑말은 엄청 사나웠는데, 왠만한 분은 아시는 비숍 여사도 조랑말과 함꼐한 여행동안 "단 한번도" 조랑말의 호의를 얻을 수 없었고 수없이 이빨과 발굽의 공격을 받았다고 하는군요. 새비지 랜더라는 서양인은 조랑말을 표현할 때 아래와 같이 표현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사실 내가 본 것 가운데 규모로 보아 가장 교활한 작은 악마이다. 심술궂고 싸움을 좋아하는..."
서양인들이 한국의 조랑말에 대한 기록은 드물지 않게 있던데 그 중 어떤 글도 한국의 조랑말이 "성질이 유순하다"라고 표현한 것은 단 한개도 없더군요. 죄다 사납다, 혹은 교활하다 라고 표현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들의 경우 말에 익숙하다 볼 수도 있을 것인데도 이런 것을 보면 대단하기는 했던 모양입니다. 
심지어 이들은 사람 뿐만 아니라 자기들 끼리도 싸움질을 즐겼다는데 서로 짐을 싣고 가던 조랑말끼리 만나자 상대방을 노려보며 짐을 실었다는 것도 잊은 듯 서로 물고 뜯으며 싸우는 통에 한국인 마부들이 이를 진정시키려고 애를 먹는다고 하네요." 

조선 조랑말의 성격에 대한 모습은,,, 그들이 보는 외부의 왜곡된 시선이었을까? 아니면 진짜로 성깔이 더러웠을까? 


조선시대 조랑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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