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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29, 2013

[Scrap] 사회경제관계망으로 부터 퇴출, 해고는 곧 죽음이다.


"어떤 사람이 광고업에 종사한다고 가정하자. 이 사람은 자신이 먹을 음식의 식재료를 직접 재배하지 않는다. 직접 옷을 만들거나 집을 짓지도 않는다. 타고 다니는 자동차를 손수 만들거나 수리하지 않는다. 전력을 생산하지 않으며 직접 유정을 뚫지도 않는다. 청소를 하거나 정원을 돌봐야 할 때도 다른 사람을 고용하여 그 일을 맡긴다. 식사를 할 때도 직접 음식을 만들기보다 식당에 가서 시켜 먹는 일이 많다. 대신에 이 사람은 광고와 관련된 특정 서비스를 담당한다. 이 사람이 담당하는 업무는 개별적 차원에서 유용성을 따기지는 곤란하다. 그저 광고회사라고 하는 복잡한 전체 조직 구조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 사람은 자신이 담당하는 광고 서비스의 결과물을 직접 소비하지 않는다. 다만 화폐 경제의 체제하에서 간접적으로 자신이 생산한 서비스를 다른 사람들이 생산한 물품이나 서비스와 교환한다. 
여기서 예로 든 광고업 종사자는 자신이 상당히 독립적인 일을 한다고 느낀다. 사실 타인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던 과거 농경사회와 비교한다면 독립 정도가 아니라 고립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예전 사회에서보다 훨씬 의존적으로 현재의 사회경제 체제에 결부되어 있다고 느낀다. 
경제가 발달한 사회에서 생산성이 크게 증가한 것은 전문화와 거래가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함 속에는 어떤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다. 즉, 이 체계가 붕괴하면 생산성 향상에 제동이 걸리면서 심각한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현대인이 갑자기 수렵이나 채집 생활을 하던 시절이나 대부분의 사람이 농업에 종사했던 100여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은가? 실업이라는 개념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것으로서 자급자족 경제인 농경사회에서는 실업이란 개념을 찾아볼 수 없다." 
- 출처 : 『Gold; The Once and Future Money 과거 그리고 미래의 화폐, 골드』 Nathan Lewis, 이은주 옮김, 에버리치홀딩스

공동체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던 옛 농경사회에서는 그 체계에는 의존적이었지만, 사실 어찌보면 현대보다는 어쨌든 자신의 힘으로 혼자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훨씬 독립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극도로 전문화 세분화되면서 공동체, 사회적 관계에서는 독립적(윗 글에서 표현했듯이 고립)되어 있지만, 오히려 생명을 유지하는데 있어서는 결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먹고 살기위해서는 오히려 그러한 사회관계망에 더더욱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만일 그러한 사회관계망으로 부터 이탈 혹은 추방된다면 그 옛날과는 다르게 곧 바로 죽을 수 밖에 없는 참혹함. 그런면에서 노동자들에게 해고는 곧 죽음이다라는 말은 사실명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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