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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pril 25, 2010

[미래철학의 근본원칙] # 05 - Feuerbach, 1843

"오래된" 미래철학에 대한 테제 ;


[ 제 10 항 ]

신은 순수한 정신이고 순수한 본질이며 순수한 활동이다. 냉정하고 외적 규정이 없으며 비(非)감성적이고 비물질적이다. 사변철학은 이와 같이 사유활동으로 실현된 순수한 정신이고 순수한 활동이며 - 절대적 사유로서 절대적 본질이다.

한때 모든 감각적, 물질적인 것으로부터의 추상이 신학의 필수조건이었던 것처럼 그것은 또한 사변철학의 필수조건이기도 했다. 차이가 있다면 신학의 추상은 그 대상이 하나의 추상적인 본질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감각적인 존재로 상상되기 때문에 그 자체 감각으로부터의 추상 즉 금욕인데 반해 사변철학의 추상은 하나의 정신적이고 사고하는 추상이므로 과학적 혹은 이론적인 의미만 가질뿐 실천적인 의미는 갖지 않는다.

데카르트철학의 출발 즉 감성이나 물질로 부터의 추상이 근세 사변철학의 발단이 된다. 그러나 데카르트와 라이프니쯔는 이러한 추상화를 비물질적인 신의 본질을 인식하는 주관적인 조건으로만 고찰했으며 신의 비물질성을 추상과 사유로부터 독립해 있는 객관적인 성질로 상상했다 ; 그들은 역시 유신론의 입장에 서 있었고, 비물질적인 본질을 철학 자체의 대상이 아니라 철학의 주관, 활동원리 혹은 참된 본질로 생각했다. 물론 그들에게 있어서 신은 철학의 원리이지만 사유와 구별되는 객체로서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의미의 상상속에서 일 뿐 실제 현실속에서의 원리는 아니다. 신만이 물질과 운동과 활동의 보편적인 최초의 원인이다. 그러나 특수한 운동이나 활동들, 일정한 현실적인 물질존재들은 신과 독립해서 관찰되고 인식된다.

라이프니쯔와 데카르트는 일반적인 의미에서는 관념론자이나 특수한 의미에서는 유물론자에 불과하다. 신만이 철저하고 완전한 참된 관념론자이다. 왜냐하면 신은 모든 사물을 명확하게 즉 라이프니쯔 철학의 의미에서 감각이나 상상력과 무관한 것으로 표상하기 때문이다. 신은 순수한 즉 모든 감성과 물질성으로부터 유리된 오성이다. 그러므로 신에게는 물질적인 존재가 순수한 오성 본질이며 순수한 사고이다. 신에게는 물질이란 도대체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물질은 다만 어둡고 감각적인 표상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비슷하게 라이프니쯔에서는 인간도 어느 정도 관념론을 내포한다 ; 비물질적인 능력과 비물질적인 상상력을 갖지 않고 비물질적인 존재를 상상한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왜냐하면 인간은 감각이나 상상력 외에도 오성을 가졌는데 오성이란 사유하는 본질이기 때문에 비물질적이고 순수한 본질이다. 다만 인간의 오성은 완전히 순수하거나 제한을 받지 않고 연장이 없는 신의 오성이나 본질과는 다르다. 인간이란 바로 이러한 점에서 인간이다.

라이프니쯔는 그러므로 부분적인 관념론자 즉 반(半)관념론자이며 완전한 관념론자는 신 뿐이고 神 만이 볼프가 명명한 것처럼 '완전한 세계 현자(賢者)' 이다. 즉 신은 특수한 것에까지 관철하는 후기 사변철학의 완전하고 절대적인 관념론이 내세우는 이념이다. 도대체 신의 오성과 본질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현실속에서이든 상상속에서이든 일정한 시점에서 인간의 한계라고 할 수 있는 제 규정으로부터 분리된 인간의 오성이나 본질에 불과하다. 자기의 감각과 분열된 오성을 가지지 않는자는, 감각을 제한으로 느끼지 않는 자는 감각이 없는 오성을 최고의 참된 오성으로 상상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 사물의 이념이란 이 사물이 다른 사물과 연관되어 있는 현실때문에 받는 제한이나 애매함으로부터 정화된 이 사물의 본질이외에 다른 무엇인가? 라이프니쯔에 의하면 인간오성의 한계는 그것이 유물론 즉 어두운 표상들과 부착되어 있는데 있다. 그러나 어두운 표상들이 생겨나는 것은 인간의 본질이 다른 본질과, 다른 세계와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합은 오성의 본질에 속하지 않고 오히려 오성과 모순상태에 있다. 왜냐하면 오성은 그 자체로 즉 이념속에서 비물질적인 즉 그 자체로 존재하는 고립된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이념 즉 모든 물질적인 표상으로부터 정화된 이러한 오성은 바로 신적인 오성이다.

그러나 라이프니쯔에서 이념에 불과했던 것이 그후의 철학에서는 진리와 현실이 되었다. 절대적 관념론은 라이프니쯔적인 유물론의 현실화된 신적인 오성이외에 아무것도 아니고 체계적으로 관철된 순수한 오성이며 모든 사물에서 감성을 박탈하고 그것을 순수한 오성의 본질로, 사유체로 만든, 이질적인 것과 섞이지 않는, 단지 그 자체로 즉 본질의 본질과 연관되는 오성이다.



* 추상(抽象)에서 구체(具體)로, 구체(具體)에서 추상(抽象)로의 숨가뿐 운동은 가히 개념과 절대정신의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투쟁이라 할 수 있겠다. "신은 (원리로서) 추상성속에 존재하고, 악마는 구체성속에 존재한다" vs.  "신은 구체성속에 존재한다" 라는 언명.. 그렇듯 신의 존재는 구체와 추상을 숨가쁘게 뛰어다녀야 한다.

* "神 만이 철저하고 완전한 참된 관념론자이다"  ; 어찌보면 그것이 신의 존재 이유다.
  불완전한 인간 vs. 완전한 神. 그런데 혼란의 중점은 주체와 대상에 대한 관점이다 ; 인식/신앙의 대상으로서의 신 vs. 使 하심의 주체로서의 神(그러나 결국은 '인식된' 神 일 수 밖에 없는...) 그 간극과 착종. 인간에게 구속된 가혹한 신의 운명.

* 나쁜 피가 섞이지 않은 순혈주의, 벙커주의 ; "스스로 존재하는, 다른 것과는 고립된, 순수한, 자기에게만 연관되고, 스스로의 대상이며 자기 자체안에만 내포하는"

* 라이프니쯔의 단자-Monad(e)-는 유물론적 파편이 아니라 신적 총체성을 구성하고 있는 뉴런(Neuron)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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