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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ugust 28, 2010

겨울인상

겨울인상 其 一


겨울이었다. 산골의 중학교를 다니던 어린시절…

한 겨울 저녁 별채의 건넌방에서 차가운 공기에 떨며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아랫집 사는 아줌마가 남편에게 맞다가 맨발로 차가운 땅을 헤치며 우리 집으로 도망쳐와 어머니의 인도로 내가 공부하고 있던 방으로 피해 들어 왔다

뭐랄까? 독하지 못하고 약간은 ‘모자란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그런 아줌마였다. 어머니의 인도로 공부방으로 들어와 떨고 있으면서도 나를 보더니 겸연쩍었는지 헤헤 웃더라

맞고 헝클어진 머리로 얼어붙어 차가운 땅을 맨발로 뛰쳐나온 경황속에서 내보이는 그런 웃음이 나를 무언가 심연속으로 밀어넣는 그런 것이었다

Aug 28 2010 12:04 am

겨울인상 其 二


고등학교 시절, 차가운 겨울 새벽 공기를 헤집고 학교로 향하던 등교길

언제부턴가 다가(多佳)공원의 차가운 바위침대위에 한 광인(狂人)이 나타났다. 길고 헝클어진 머리칼, 덥수룩한 수염, 물기와는 전혀 인연이 없는 듯한 새까만 얼굴, 누더기 옷… 그런 형상으로 그는 떠오르는 아침 태양을 향해, 세상을 향해, 차가운 아침 공기를 가르며 무언가를 열심히 소리쳐 주장하였다

어느날 아침…
그는 남성(男性)의 샘 솟음치는 힘을 곳추 세우고, 바위침대위에서 아침 늦잠을 자고 있었다. 지나가는 어린 남/여학생들의 민망함에 아랑곳 하지 않고… 마치 삶에 대한 반항 혹은 충동처럼

Aug 28 2010 12:1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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