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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ugust 10, 2010

과거의 잔재를 찾아서... nomadic_crow (XIIII)

플라토닉러브
by nomadic_crow(유쾌한 까마귀 ) @han.rec.humor  2001년10월5일, 오후1시26분



보통 플라토닉러브라함은 육체적 성애를 의미하는 에로스와는 반대로, 금욕적이고 정신적인 고차원적인 사랑이라고 한국에는(!) 알려져 있지요... 가령 아래의 글을 한번 보시길..... 

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니지요. 어디에서 이런 믿음과 이야기가 퍼졌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플라토닉러브란 고대 그리스시대에 유행한, 소크라테스, 플라톤 시대에 유행하던 미소년과의 사랑, 즉 homophilic 또는 homogenic love를 뜻합니다. 요즘말로 쉽게 말하면 동성애이지요...(플라토닉러브의 '숭고'한 진실에 대해서는 도서관이나 서점에 있는 책 한두권만 읽어 봐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동성애를 비하하거나 폄하하고자 그러는것은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단지 그런 말의 의미를 모르고 멋대로 꾸며대는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하나의 유머이지 않을까 해서 옮겨 봅니다. 

도대체 플라토닉러브에서 무슨 가능성을 찾았다는 이야기인지?? 만일 말그대로 순수하게 "정신적"인 사랑을 주장한다면 아주 우수운 해프닝이고, 또 다른 한편으로 작자가 진정으로 "국경"없는 숭고한 사랑(그 대상의 생물학적 성별을 떠나)을 이야기 한다면, 사실 아래의 글을 가만히 음미해보면 가슴절절히 맞는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이 얼마나 미묘하고 애매하며 혼란스런 모습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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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토닉러브를 꿈꾸다. 

플라토닉러브는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 보았을 사랑의 모습이다. 나는 타오르는 육체적 욕망을 억제하는 '금욕'의 의미에서 플라토닉러브를 꿈꾸었다기보다는 정신적 사랑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그것에 매력을 느꼈다. 권위 있는 사람들이 어떠한 이야기를 하건, "그건 네가 아무 것도 모르는 철부지이기 때문이야." 라고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조소를 터트리건, 나에게 사랑은 온전히 정신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 '그와 손을 잡고 싶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와 시간을 함께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내 주장의 경험적 근거라면 근거였다. 내가 플라토닉러브에 이끌린것은 그것이 성과 나이를 비롯한 각종 조건들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다. 전경린의 한 단편 소설 이후로 나는 사랑을 이렇게 정의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랑이란, 심연 속에 자아를 내던지는 행위이고 동시에 
        이 사회의 윤리와 규칙, 체제와 통념 그 전체와 맞서 싸우는 열정이고 
        일상에 저항하는 힘인 것 같아. 
       … 전경린, <오후 네 시의 정거장> 中 

이렇게 사랑을 어마어마하게 정의 내려놓고 보니, 제 또래의 남녀가 만나서 몇 달 연애하고 키스하고 결혼하고 자녀를 갖는 평범한 모습은 사랑일 수 없었다. 온갖 제약을 초월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고결한 사랑. 나는 플라토닉러브에서 그 가능성을 찾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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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토닉러브"를 모욕하지 않는 언사였기를 바랍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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