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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August 05, 2010

일본남녀상열지사 : 其 二 거리의 여인

2009-02-21 01:17:49
[일본남녀상열지사-거리의 여인], 2008, 일본, Fullmotion Vintage

사람들에게 편지를 전달해 주는 일을 하는 요헤이. 어느날 한 무사가 숲속에서 요헤이에게 일을 맡긴다. 한천(우뭇가사리로 만든 국수)을 파는 ‘린’이라는 여인에게 보내는 편지인데, 조건은 여자가 혼자 있을 때, 즉 아무도 모르게 전달해 달라는 것이다. 가게에 주인 남자(기바치)가 있는데 그가 없을 때 가야 한다는 것이다. 무사가 왕복요금을 준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 한달음에 달려간 곳엔 아리따운 여인이 있다. 고맙다고 정중히 인사하는 여인의 착한 마음에 요헤이는 더욱 들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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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에게 편지를 전해주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는 요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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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보는 횟수가 잦아 질 수록 그녀에 대한 애틋함은 더욱 커간다.
그녀에게 그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해 우편배달통의 막대기에 방울을 단다.

3일에 한번 일을 맡기겠다는 무사의 말에 따라, 요헤이는 린을 자주 만나게 된다. 다음 번에 갔을 때 한천을 먹으러 온 손님이 있어서 손님이 갈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기다리면서 한천을 먹어 보고는 맛있어 한다. 배달이 아니더라고 한천을 먹으러 들리라는 린의 다정한 말에 요헤이는 편지가 없는 날도 한천을 먹기 위해 린을 찾아간다.
한편, 물엿을 팔면서 몸파는 여자에 대한 소문이 마을에 돈다. 요헤이는 배달을 하던 중, 물엿 파는 여자와 한천 집 주인 남자가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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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물엿'을 파는 치요... 

이를 수상하게 여긴 요헤이는 그날 밤 린을 만나러 가는데, 여자의 태도가 이상하다. 주인 남자의 눈치를 보던 린은 요헤이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몸을 판다(사실 몸을 판다라는 의미에서 요헤이로 부터 돈을 받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사실 린은 물엿을 파는 여자 ‘치요’와 함께 기바치에게 묶여서 몸을 파는 여자이다. 요헤이를 통해 편지를 전하는 무사가 자신의 처지를 벗어나게 해줄 것을 기대하지만 무사와 창녀의 사랑은 이루어지기 어려워 보인다. 무사의 마지막 편지를 전하는 대신 린과 사랑을 나눈 요헤이는 죄책감에 린을 업고 죽을 힘을 다해 무사에게 데려가지만, 린은 무사를 따라가지 않고 마을을 떠난다.
그리고 어느 날 길거리에서 떡을 파는 여인으로 등장한 린.
 서로를 느끼면서 엇갈리며 길을 가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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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 사세요…"  린의 목소리를 알아 듣는 요헤이.
린을 바라보다가 방울소리를 내며 다시 달린다.
방울 소리를 듣고 예의 그의 소리임을 알고
살며시 뒤 돌아보며 다시 길을 가는 린.

영상을 통해 접하게 되는 일본적 에로티즘의 감성은 흔히 어둠의 경로를 통해 접하게 되는 hyper-real 포르노的 이미지 이거나, 반대로 - 한국적 일일 드라마의 신파극류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극도로 절제된 '차가운 열정'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내면으로의 절제-한국적 언어로 '恨"이라는 용어는 역설적으로 한국인의 정서라기 보다는 오히려 일본 종족에게 더 어울리는 게 아닐까 하는, 종종 일본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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